원한이 깊고, 워낙 능구렁이 같은 인사인만큼 경계할 필요성은 두말할 필요가 없겠지요. 그러나 과도한 두려움은 스스로를 공포에 가둬 패배를 자초하는 만큼 또한 주의가 필요합니다.
1. 국민의당이 이명박 그림이다? 아닙니다. 이태규가 엠비의 선거전략이나 홍보를 담당한 것은 사실이나, 그가 MB정부에서 크게 대두된 적이나 있나요? 그를 친이계 대표 인사로 칭하는 언론은요? 관악갑 김성식은 친이계라고 하기엔 이명박도 비판하던 인사여서 애매합니다.
즉 이명박계 출신 인사는 몇 있다가 팩트이지, 이걸로 이명박의 빅피쳐라는 건 전형적인 침소봉대입니다.
게다가 안철수는 이명박 말기 대놓고 "현 시국의 책임은 여당과 청와대에 있다." 라던 사람입니다. 나아가 지금까지 안철수가 이명박과 내통한 근거는 커녕 루머도 없습니다. 굳이 없는거 만들어내서 비판하지 않아도, 까일거 많은 안철수입니다.
2. 바른정당이 친이계로 구성되었다? 김무성, 유승민, 남경필...합쳐도 대통령 후보 10%가 안되지만, 그래도 바른정당의 주요지분 소유자들입니다. 김무성, 유승민은 친박에서 탈락한 탈박들입니다. 남경필은 아버지 지역구 물려받아 누구 꼬봉 안해도 되는 (제주지사 원희룡과 함께) 대표적인 소장파입니다.
오히려 이명박 말기에 문화부장관한 정병국은 어제 당대표 자리에서 내려왔습니다.
3. 이명박이 반기문을 대통령만들려고 한다? 이 말도 한 때 엄청 돌았죠. 심지어 이명박이 반기문 약점 쥐고 강제로 바지 대통령 시키려는거다라는 말까지...
이 두려움은 온전히 사라졌으니 재론할 필요가 없어보입니다. 다만 이동관을 필두로 다수의 이명박 라인이 반기문 캠프에 합류했다가 물먹었습니다. 큰 그림이었다면 이 정도까지 삽질은 안했겠죠.
혹자는 뭔가 수틀려서 중간에 이명박이 버린거다라는 말도 하는데....그럼 그거 자체가 큰 그림이 아니고요.
4. 김종인을 이용한 빅텐트 뒤에 이명박이 있다? 김종인 나가겠다고 설레발떤게 지난 당대표 뽑고 난 뒤부터로 기억합니다. 빅텐트를 만들기 위해 그때부터 치밀하게 김종인을 포섭했다는 걸까요? 그러기엔 최근까지 김종인은 탈당설을 뒤집으며 오락가락했습니다. 빅텐트라는 거대한 그림을 그리며 그 수장 자리를 불확실하게 둔다는게 말이나 됩니까?
빅텐트론이 나온게 작년말입니다. 아직 윤곽조차없는 빅텐트 앞에서, 흑막을 논하는게 너무 멀리가는 것이 아닐까요?
5. 박원순, 이재명, 안희정 뒤에 이명박이 있다? 저들이 당원들과 지지자들을 실망시킬 때마다 어김없이 이명박 관련설이 돌았습니다. 시장으로 현직이었던 대통령과 찍은 사진을 들이밀면서 말이죠. 심지어는 조만간 탈당할거라는 황당한 예언까지 붙여서...
결론적으로 그 누구도 탈당하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탈당은 없다고 선언까지 했습니다. 이명박의 그림자는 없었습니다.
물론 언젠가 이들 중 누군가는 탈당할지도 모릅니다. 그러나 이합집산이 자연스러운 정치계에서 시기가 특정되지 않는 이런 예언은 어려운 일이 아닙니다. 이런 식이면 저도 예언 하나 할 수 있습니다. "표창원 의원은 언젠가 지지자들의 뒤통수를 칠겁니다." (표의원은 스스로 생각하는 정의를 위해 일하지, 지지자들이 원하는 걸 하는 정치인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때문에 언젠가는 길이 다른 결정이 한 번은 나올 가능성이 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