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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게시물ID : panic_86290
    작성자 : 카레다이어트
    추천 : 25
    조회수 : 3078
    IP : 211.114.***.149
    댓글 : 14개
    등록시간 : 2016/02/15 15:36:55
    http://todayhumor.com/?panic_86290 모바일
    [긴글 주의] 산신령의 아들
     
     
     
     공게는 늘 들러서 눈요기만 하다가 베오베에 간 무속신앙 이야기를 보고 처음으로 제 경험을 써봅니다.
     
     딱딱한 건 싫으니 가벼운 말투로 진행할게요!
     
     
     
     우리 집안은 예전부터 신통력이 있는 집안으로 유명했어.
     
     어머니 집안이든, 아버지 집안이든 집안에 대부분의 여자들은 신기가 다들 조금씩 있는 편이야.
     
     무당들처럼 대단한 능력이 있는 건 아니고, 예지몽을 꾼다거나 꿈에 귀신이 나오는 정도?
     
     특히 우리 어머니는 무당을 해도 되겠다고 할 정도로 동네 어르신들이 신기하게 여기곤 했어.
     
     우리 어머니가 꿈으로 예지한 일들이 한 둘이 아니었거든...
     
    (그거 때문에 한 할머니가 매일 찾아와서 뭔가를 빌었는데, 어머니는 굉장히 싫어하셨어.)
     
     
     
     마을에서 가장 유명한 일화는 우리 아버지 이야기야.
     
     우리 아버지는 젊었을 적부터 제멋대로 굴기 좋아하는 철부지 장남이었어.
     
     모르는 사람 밭에서 수박을 서리해먹고, 이웃집 닭을 잡아다 삶아먹는 건 애교인, 쌈박질을 일삼는 난봉꾼이었다지..
     
     지금은 나이 드시고 많이 누그러지셨지만, 아버지 자식이다, 하면 많이들 놀라셔.
     
     그 놈이 젊었을 때 어머니 속을 많이 썩힌 놈이었다, 천둥벌거숭이가 따로 없던 싸움꾼이었다며 혀를 차시지들..
     
     그런 아버지가 내가 5살 정도였을 때 교통사고로 죽을 뻔한 적이 있었어.  
     
     난 그 때의 일은 기억나지 않지만, 어머니가 늘 입에 달고 사는 일이라 나 뿐만 아니라 동네사람들도 귀에 딱지가 앉은 이야기야.
     
     
     
     아버지가 음주운전으로 사고가 난 새벽, 어머니는 오지 않는 서방님을 밤세워 기다리다 잠드셨는데 기묘한 꿈을 꾸셨다고 해,
     
     덩치가 큰 처음보는 할머니가 나타나선 다짜고짜 호통을 치더라나. 
     
     네 서방이 죽어가는데 잠이 오냐며 벌떡 일어나라고 난리를 치며 집안 물건을 막 집어던지더라는 거야.
     
     어머니가 그게 무슨 소리냐며 그만하라고 해도 멈추지 않고 계속 호통을 치며 원인 모를 소리를 늘어놓는대,
     
     갑자기 집안으로 흰 옷을 입은 남자가 들어오니까 잠깐 말을 멈췄더래.
     
     그리곤 용수철 튀어오르듯 할머니가 그 남자를 보고 막 소리치며 욕설을 퍼붓기 시작했다지 뭐야.
     
     남자는 덩치 큰 할머니는 무시하고 어머니 앞에 와 서선 기간이 되었으니 데리고 가겠다고만 하셨대.
     
     그리고 죽일 듯이 남자를 노려보는 할머니와 눈이 마주친 순간 잠에서 벌떡 깨셨대.
     
     꿈이 너무 좋지 않아 당장 할머니께 전화를 하니 할머니가 퍼뜩 놀라선 자신도 방금 비슷한 꿈을 꾸었다는 거야.
     
     혹시 그 할머니가 유난히 풍채가 좋고 키가 작지 않았냐며, 그 분이 증조할머님이라며 자기 꿈에도 나타나선 호통을 치셨다는 거야.
     
     어머니가 너무 놀라 아버지께 막 전화를 했는데 전화를 안 받으시더래.
     
     정말 뭔 일이 났구나 싶어서 증조할머니가 꿈에서 소리치며 일러주신대로 곧장 무당에게 달려가셨지.
     
     다른 말들을 기억나지 않고, 무당, 무당 하시던 게 기억났다 하시더라고.
     
     마을 입구에 사는 무당 집에 도착하니 무당이 어떻게 알앗는지 이제 왔냐며 당장 굿을 해야 한다며 다짜고짜 굿판을 벌였대.
     
     영문도 모르고 할머니랑 같이 새벽에 굿을 벌였고, 굿이 끝난 뒤에 무당이 이렇게 말하더래.
     
     네 년이 신령님께 아들 좀 달라고 매일 밤낮 빌어서 그 정성이 갸륵해 신령님께서 자기 아들을 내어줬더니 산짐승을 헤치고 다니며 망나니짓을 하니 80에 데려가려는 걸 못참고 데려가려 하셨다는 거야.
     
     그렇게 빌지 않아도 생겼을 아들을 빌어서 얻었으면 잘 키울 것이지 왜 화를 자초했냐며 혼을 냈대. (10살 터울의 작은아버지가 있어요)
     
     증조할머니께서 아버지를 데려가려는 걸 그 발목을 붙들고 버티지 않았으면 벌써 끝났을 목숨이라고 올해 제사 거하게 지내주라며 돌아가보라 했고,
     
     집에 도착하니 병원에서 전화가 와 달려가 큰 수술 후 기적처럼 후유증 하나 없이 말끔히 나으셨어.
     
     달라진 건 여자처럼 곱상하니 잘생긴 얼굴이 폭삭 늙어버린 거 뿐이였으니 정말 기적이었지...
     
     다른 피해자들은 사고 규모가 우수울 정도로 아버지를 제외하곤 중상자가 한 명도 없었다고 해.
     
     
     
     그 일이 있은 이후 우리 아버지는 짐승을 직접 해치지 못해. 흔히 손에 피를 만지면 큰 화를 당하는 사람이 있다고 하잖아?
     
     아버지가 그렇게 되신 거야. 생명이 있는 짐승을 죽이면 아버지는 꼭 교통사고가 나거나 큰 화를 입으셨거든.
     
     그걸 깨닫게 된 것도 어머니 꿈에 나타난 증조할머니 덕분이였지만...(신랑 고기 좀 들먹이라 하셨대...)
     
     나중에 점보러 다니기 좋아하는 사람이 동네 입구에 사는 무당에게 갔었다고 하니, 그 무당은 신통하긴해도 부작용도 크다했대.
     
     생각해보면 그 집앞을 지나갈 때면 어른들은 조용히 지나가야 한다 했었어. 저주받을 수 있다 했거든.
     
     그 무당은 신통력이 다해 내가 중학생이 되기 전 마을을 떠났지만, 난 어머니가 입에 달고 사는 이야기 때문에 그 집앞을 지날 때면 여전히 꺼림칙해
     
     
     
     
    출처 작년 겨울 어머니께서 다짜고짜 전화하셔선 몸이 아프지 않느냐며 네가 아파 죽겠다 꿈에서 난리를 쳤다 했습니다
    그리고 그 해 12월 29일에 췌장염으로 드럽게 아픈게 어떤 건지 경험했습니다...병명도 원인불명의 급성 췌장염...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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