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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게시물ID : panic_86259
    작성자 : 올리브텐
    추천 : 27
    조회수 : 3642
    IP : 1.235.***.180
    댓글 : 35개
    등록시간 : 2016/02/14 16:20:49
    http://todayhumor.com/?panic_86259 모바일
    증조할머니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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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항상 다른 분들의 글을 읽기만 하다가 첨으로 글을 올리려 하니 매우 심히 어색하지만, 열심히 써보려함
     
    우리아빠는 딸부자집 외아들이셨고, 우리 할아버지께서는 집안 문중일을 중요시 하시는 옛날분으로서
    집안에는 꼭 아들이 있어서 대를이어야 한다는 확고한 신념이 있으신 분이셨음
     
    우리 엄마는 나 (딸) 를 낳으신 이후 건강이 많아 안좋으셔서 쉽사리 아기가 생기지 않으셨고
    할머니, 할아버지, 증조할머니까지 ,, 집안 어른들은 아들 손주를 어서 봤으면 하고 애타게 기다리셨음
     
    엄마 아빠 모두 맞벌이셔서 나는 어렸을때 부터 할머니 손에서 자랐는데 (다 같이 함께삼)
    특히 증조 할머니께서 나를 엄청 예뻐하셨고, 울 엄마에게도 시할머니라기보다 친할머니처럼 잘해주셔서
    엄마도 증조할머니를 매우 따르셨다고함
     
    내가 6살이 될때까지 동생은 없었고  온집안 통털어 하나있는 아이였기에
    식구들이 애지중지 하셨다고함
     
    6살 봄쯤인가 나도 어렴풋이 기억이 나는 사건이 있었음
    (아래 자세한 이야기는 나중에 어른들께 들은 내용)
     
    그때 내가 다니던 유치원은 집에서 조금 떨어진 곳으로 요즘처럼 차량이 운행되는 시절이 아닌지라
    유치원이 끝나고 보통은 할머니나 할아버지가 나를 데리러 오셨음
    그런데 그날따라 기다려도 아무도 데리러 오지 않아 유치원 선생님중 한분이 집근처 가까운곳까지 데려다줌
    모퉁이 돌아서 집에 들어가는데 집 마당에 첨보는 어른들이 여럿 서있고
    집안은 통곡소리에 먼가 모르게 분주하고 정신없고 어른들 표정은 다 무섭게 굳어 있었음
    그때 고모중 한명이 갑자기 나를 보더니 더 크게 울부짖음
    '아이고 할머니 ○○이 왔는데 얼른 일어나봐 죽고 못사는 손녀얼굴은 보고 가야지'  
     
    어른들 틈사이로 살짝 보이기에는 큰방 아래목에 이불이 깔려있고 그 위 증조할머니가 누워계셨고,
    할머니, 할아버지, 작은할아버지, 고모들 등 할머니 주위로 에워싸고 있었음
    기웃거리면서 서있던 나를 누군가가 팔을 잡아 큰방쪽으로 이끄는데 갑자기 엄마가 말리셨음
    아이가 보기에는 좋지 않을것 같아 말리셨다고 함
     
    나중에 들은바로는 내가 유치원에서 돌아오기 한 1시간전 증조할머니가 갑자기 쓰러지시면서
    숨이멎고 돌아가셨다고 함
    할아버지가 큰방 이불위에 눕혀 놓으셨는데 온몸에 경직이 오면서 다리가 굽혀져 펴지지 않고 (__ㅅ 이런 형태)
    눈을 크게 뜨고 계셨다고 함
    눈은 고모가 억지고 감겨드렸고 다리도 더 경직 되기전에 펴야한다고 해서 할아버지랑 작은 할아버지가
    종아리를 잡고 무릎을 누르며 억지로 펴려고 힘을 쓰는데도 절대 펴지지 않았다고 함
     
    그때는 장례식장에서 모시는 시절이 아니라 집에서 장례를 치르던 때라
    우선 근처사시는 가족, 어른들 몇분 먼저 부르시고 의논하시는 찰라에 내가 집에 돌아온거임
    암튼 고모가 서럽게 울면서 ○○이 보고 가라고 울부짖는데 갑자기 증조할머니가 거짓말처럼 깨어나심
    그리고 하신 첫마디가 ○○ 이  내새끼 왔다고? 이셨음
     
    나야 그당시 상황이 자세히 기억 안나지만 어른들 다 이게 무슨 조화인가 싶어 다들 얼어계셨다고함
    분명 경직까지 와서 다리가 아무리 용을 써도 안펴져서
    어른들 의논할때 이러면 관에 모시기 힘들어져 여차하면 염할때 무릎을 부셔서라도 펴야 한다는 말까지 나왔는데
    말짱하게 다시 살아 나셨으니 믿을수가 없는것도 당연함
     
    그뒤 증조할머니는 서서히 다시 기력을 회복하셔서 1년넘게 더 살다가 돌아가셨음
     
    증조할머니가 기력회복하시고 그당시 이야기를 해주셨다는데
    자기가 죽어서 저승에 갔는데 염라대왕이 앞에  높은 의자에 앉아 있고,  할머니 뒤로 바닥에 구멍이 크게
    두개가 뚫려 있다고,, 하나는 천국 하나는 지옥으로 떨어지는 입구라고함
    할머니는 염라대왕 앞에서 판결을 들으면서도 계속 우시면서 내가 아직 증손주를 못보고와서 아직은 갈수 없다고
    울 손주 며느리가 곧 수태를 할거 같은데 꼭 증손주 얼굴함 보고 가겠다고 싹싹 비셨다고 함
    그러나 어느새 지옥쪽 입구로 굴어떨어지게 되었는데 
    어디서 시작되는지 모를 가는 새끼 동아줄이 보여 그걸 잡고 매달리셨다고 함
    밑에서는 귀신들이  끌어내리려고 다리를 계속 잡아 당기고 할머니는 안떨어지려고 다리에 힘줘서 올리고 있고 그렇게
    대치하는 상황이 계속되었다고 함
    할머니가 힘이 빠져 체념하듯 눈을 감고 한숨을 크게 쉴때
    갑자기 끌어올려져서 염라대왕이 말했다고함
    '그 마음이 커서 한번 기회를 주겠다. 그러나 내년 칠월칠석날에는 꼭 다시 부를것이다'
    그리고 할머니가 깨어나셨다는 것임
     
    가족들은 믿어야 할지 말아야 할지 알수 없었지만
    할머니가 다리를 구부리고 돌아가셔서 그걸 피려고 잡아당긴 상황과
    지옥구멍에서 귀신이 잡아당긴 내용이 생각나서 그저 죄스러웠다고함
     
    암튼 증조할머니 말대로 얼마있다가 울 엄마가 임신을 하심
    임신인지도 모르고 감기기운에 약을 드시려 하다가 할머니가 말리셨다고함
    얼마전 큰황소가 우리집 부엌에 앉아있는 꿈을 꿨다고 아무래도 아가 태몽같다고 병원에 가보자고 하심
     
    임신확인되고 황소태몽은 아들이 확실하다며 할머니 매우 기뻐하심
    다음해 6월 동생이 태어났는데 딸이었음 ㅜㅜ
    집안 어른들 실망하셨지만 그래도 크게 내색은 안하셨고 예뻐하심
    특히 증조할머니는 아기 그네와 당신발을 함께 묶어 놓으시고
    누워서 주무실때 조차도 한발을 까딱이시며 그네를 흔들어 주심
     
    그러다 얼마후 아빠도 모임으로 늦으시고  할아버지도 시골가고 안계시던밤
    집에 엄마와 나 할머니, 증조할머니 , 동생 이렇게  조용히 거실에서 티비 보고 있었음
    갑자기 엄마가 할머님 하고 소리를 질러 보니
    증조 할머니가  엄마 어깨에 고개를 툭 떨어뜨리고 계심
    어린마음에도 그때 할머니 표정이 그저 주무신다고 하기에는 이상하리만치 평온하게 웃고계셨음
     
    부랴부랴 아빠 할아버지 연락하고 집에서 장례를 치름
     
    그런데 할머니 돌아가신날이 음력 칠월 칠석이었다고 함
     
    비록 기다리던 아들 증손주는 못보셨지만 또 예쁜 손주 얼굴 보고가셔서 웃고 가신듯
    그리 기다리던 아들손주는 그 뒤로 무려 4년이 더 지난뒤 결국 태어나고야 말았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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