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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게시물ID : soda_861
    작성자 : 종종이
    추천 : 23
    조회수 : 3857
    IP : 122.199.***.74
    댓글 : 17개
    등록시간 : 2015/08/22 13:51:46
    http://todayhumor.com/?soda_861 모바일
    취업에 얽힌 약간 사이다 설..
    지금은 내게 젊음이 없으므로 음슴체임...
     
     
     
    고딩때 성실하지 못한 이유로 좋은대학 못감...
    지금은 가슴을 치고 후회하지만 그때는 무슨 마가 끼었는지 도무지 실기도 안늘고 공부도 하기 싫어서 주리를 틀때였음..
    어째거나 나의 불성실에 딱 맞는 지잡대 미대를 갔음..그것도 엄마가 쥐어박고 억지로 집어넣음..
    나 ..재수 준비하고 있었으나 엄마는 곧 다가올 남동생의 입시로 더욱 바짝 긴장했고 나의 재수 생활에 대한 경비지출을 원치 않으셨음...
    아버지 직장에서 나오는 대학등록금 지원을 후딱 받아서 빨리빨리 졸업시켜야겠다는 계획이셨는듯...
    그땐 원망 많았으나 지금 생각하면 내가 그만큼 신뢰 못얻은 탓이니 다 내탓임...(재수 시켜봤자 소용 없을거라는 확고부동한 신념을 갖고 계셨음)
    서러워서 대학 가서도 공부 안함..이깟 대학 나와서 무슨 영화를 보랴 싶었음..근데..근데...
    첫학기 성적표를 보니 눈 뒤집어짐..(당연한 결과인데..) 내가 아무리 공부 안했기로서니 이깟 대학에서 이따구 성적을 받다니..자존심에 스크레치 났었음..그때부터 정신차리고 공부 열중열중....그러나...편견이란 무서웠음..(이때부터 편견에 대한 전쟁이 시작됨.)
    첫학기 워낙 빈둥거린탓에 교수님들도 나를 그저 그런 학생으로 치부..알다시피 전공은 실기라서 완전히 주관적인 교수의 판단에 의한것이므로 열심히 해도 그저 그랬던 친구들이 A+받을때 난 바둥거려도 겨우 A였음...실망에 좌절할때 실기전공 교수님 새로 오심..
    나에겐 빛의 존재였음. 편견이 없는데다가 날 이쁘게 보심...미친듯이 실기 전념함. 그 교수님 공모전에 목 매는 타입인지라 내게 좋은 영향을 주심.
    말하는거 다 필요없고 얼마나 성실하게 실기해서 좋은 결과 나오느냐가 관건임. 그때부터 3류대학인 우리학교 분위기 달라짐.
    팽팽한 긴장감+긍정적 경쟁 +건강한 학구열...이런게 만연하기 시작함. 껄렁했던애들도 실기에 조금씩 성실해지기 시작함.
    방학때도 교수님 호출하시면 꼬리 흔들면서 열심히 달려나감. 교수님 던지는 과제를 <황공하여이다> 하는 자세로 받아와서 열심히 작업함.
    지금 같으면 아마도 작업비부터 생각하겠지만 그때 분위기는 그런게 아니었음. 교수님이나 학생이나 열정 하나로 똘똘 뭉쳤고 교수님도 박봉이지만
    주머니 털어서 밥 사주시고 이따금 집으로 초대해서 사모님의 요리를 대접도 해주심. 나도 조금씩 공모전 입상이 늘어나면서 졸업 앞둠..
    이때 대박 사건이 터짐..
    졸업을 앞두고 어차피 취업도 잘 안되고 집에서 빈둥거리면서 가끔 신문에 나오는 직원채용 광고나 챙겨보고 있던때...교수님이 나와 절친을 호출하심.(내 친구는 과톱이었고 난 과에서 6~8위쯤 하는 정도였음) 교수님 절친이 대기업에 과장인데 이번에 여자4년제대졸자 출신을 모집하는데 국내 유명대학마다 1~2명씩 추천받아서 실기와 면접을 거쳐 직원을 4명 뽑는다는 꿈같은 말씀을 주심. 물론 우린 감동에 겨웠으나 이내 1초도 안되어 우리같은 존재가 대기업에서 과연 서류나 받아주랴 싶었음...그러나 의욕충만하신 교수님은 우리 등을 떠밀면서 추천서를 써주심. 일단 시험이나 보라고..!
    절친과 나는 열심히 이력서를 작성하여 같이 제출하고 옴. 물론 기대는 없었으나 혹시라도 뽑는다면 나는 친구가 될거라고 생각하고 합격하면 떡볶이 쏘라고 함..서로 그런 덕담을 나누고 기다림...두구두구두구두구...
    1차면접 발표하던날...예상을 뒤엎고 서류전형에서 우리학교가 1명이 뽑힌것임.
    맞았음! 약 25명정도 선발햇는데 그중에 하나로 내가 됐음.
    친구는 내 외모덕이라고 생각하는 눈치였음. (그때는 20대초반 싱싱하고 나름약간 귀염귀염이었음)
    일단 서류전형에서 절반 추리는데 내가 됐음. 다음 과정은 실기였음. 난 무지 떨었음. 나름 실기는 자신있었으나  상대가 다들 국내 유명대학출신 S대, H대 K대등 누가 들어도 경쟁이 안되는 상황이었음.(지금은 많이 실기가 평준화 되었으나 당시의 분위기는 그랬음.)
     다행이 내가 자신있어하는 정밀묘사가 시험이라고 함.
    무진장 열심히 했음. 실기장에 가보니 유명대학 출신의 선배들이 와서 각 자기 후배들 귀뜸도 해주고 격려도 해주는데 난 혼자  떨어져 멀거니 부러운듯 바라보는 무슨 시덥잖은 상황이었음. 근데 그중 어떤 분이(J대 출신으로 당시 J대 후배가 선발되지 않았는지...없었음) 내게 호의를 가지셨음. 아니면 불쌍해 보였던지 와서 격려해주고 토닥토닥 해주심. 지금도 미지수지만 왜 내게 잘해주셨는지...입사해보니 까칠한 분중 하나셨음. 어째거나 시험보는데 와서 살짝살짝 코치도 해주고 기운나게 해주셔서 심리적으로 안정이 됨.
    두번째 기적이 일어남. 내가 실기에 통과해서 15명 안에 들음. 이때부터 교수님 살짝 흥분하심. 애초에 과톱인 내 절친에 기대를 하셨는데 찌질이 내가 실기 통과했다하니 기적을 보신 기분이겠지.. 어째거나 나는 또  하나의 산을 넘으러 준비함. 면접을 준비하는데 아시다시피 그때도 대기업 면접...쉽지않음...(살짝 자랑)
    평소 외모에 관심없었던 나를 저주하며(4년 내내 청바지와 박스티로 버팀. 화장 더구나 관심없었음) 급한대로 엄마 스커트와 브라우스 빌려입고 감.
    (지금 생각하니 웃김. 아마도 고지식한 옷차림이 오히려 눈에 띈게 아니었나 싶음)
    면접 대기실 가서 표를 받아보니 내가 제일 끝번호...(절망함.) 내 경험치로 보면 면접이 가장 뒷번호는 면접 보나마나임. 그냥 머릿수 채운거거나 별 기대는 없으나 한번 보기나 하자 그런 메세지임.
    그치만 면접오니까 면접비로 15000원이나 주고(당시 큰 금액임) 경험삼아 좋겠다 해서 같이 면접 볼 친구들 봄.
    날씬 늘씬 연예인 뺨치게 이쁨. 게다가 S대 H대 주르륵....(유명대학이라 추천서를 더 줬던거같음)
    점점 주눅들어서 한숨쉬고 있는데 뒷번호라 시간이 남지않음? 그래서 멀거니 있는데 면접 주관하는 총무부 직원(젊은 대리급이셨음)이 왔다갔다하면서 우리 긴장 풀라고 이런저런 말씀 해주심. 그게 완전 내게 빛이었음.
    "요즘 친구들 존칭어 너무 모르네.. 친구들과 쓰는 말투는 면접에서 빵점입니다..." 그 순간 귀가 번쩍!
    근데 주변 면접자들은 관심 없이 들음. 이게 천우신조의 기회였음. 속으로 중얼중얼 면접을 혼자 시물레이션 해봄. 어릴때부터 위인전, 동화책, 문학전집, 역사, 철학등 책이란 책은 중독이 될만큼 좋아해서 잡학은 자신있었고 한때 글쓰고 싶어서 어줍잖은 습작도 하던 때가 있어서 맘만 먹으면 대화를 상대 연령에 맞춰 풀어나갈 자신이 약간 있었던 때임. 면접실에 똬아! 가보니 면접위원이 주르륵 7~8명이 ㄷ자 형태로 있는데 순간 위축되는 느낌이 들음. 그러나 나는 속으로 (침착하자, 어차피 떨어질거라 생각하고 온거니까 맘 편하게 먹고 면접보자)라는 기특한 생각을 하고 면접에 임함.
    차근차근 학창시절 주로 어떤 생활을 했는가. 어떤작업이 자신있나..등등을 물어보심. 침착하게 솔직하게 대답을 했으나 별 신통찮은 반응이었음.(예를들어 난 진실로 4년 내내 놀지않고 전공에 몰두했음. 그대로 대답하니 에이~ 무슨...이런 반응. 답답하고 팔짝 뛸노릇..)그러다가 문득 가운데 계신 가장 높으신분(대왕 면접자??)이 가족관계 물으심. 앞에서부터 면접자들 대답을 하는동안 나는 차분히 대답을 듣고 평가해봄. 정말 유아적 말투였음. 엄마랑, 아빠랑 남동생이랑 살고 있습니다...식으로 대답하는데 아하! 이런 기분이 들음. 드디어 내 순서가 됨.

    대왕 면접자: 00는 가족관계 어떻게 됩니까?
    나:부모님 생존해 계시고 3살 터울의 남동생 하나가 있습니다.

    순간 대왕 면접자의 눈빛이 반짝이는것을 놓치지 않았음. 그때부터 내게 집중 질문이 던져지기 시작, 약10분간 집중 질문 폭격..그러나 나는 미소를 살짝 머금으며 차분하게 대답 다함. 마지막에 대왕면접자의 만족한 미소를 봤음. "야무지고 당찬 아가씨네!!" 하는 말씀과 함께 면접 끝남.
    그때가 1월이었음. 나 3월초 입사했음. 약 1개월 동안 면접 결과 안나와서 엄마한테 들들 볶임.
    엄마도 일말의 희망이 보이니까 날 고문하심.(합격여부 알아보라고..아니 협격여부를 내가 어떻게 알아볼수 있겠나? 지금 생각하면 어처구니 없지만)
    드디어 합격통지 받고 부모님, 교수님 모두 대박터짐을 축하해주심. 완전 가문의 영광이었음.
    당시 엄마 친구들 자식도 대부분 나와 동갑이 많았는데 심지어 질투하는 아줌마도 있었음. h 아주마는 딸램이 약대 가서 자부심이 하늘을 찌르는 사람이었는데 가장 기분 나빠하심. 심지어 내가 지방대라서 특혜로 입사한거라는 말도 안되는 논리를 펴심. 아줌마! 나 내 힘으로 입사한거 맞아요!
    미운오리새끼같던 내가 대기업 입사라니...지금 젊은 친구들은 우습겠지만 그땐 그랬음...
    입사해보니 난 완전 화제의 인물이었음. 영문을 몰라 어리둥절해하니 선배들이 말해줌.
    " 야! 네가 이번에 그렇게 면접 잘봤다던 그 인물이냐?" 그랬음. 내 존재가 완전 센세이션이었음.
     
    물론 입사후 난관도 만만찮았음. 선배도 없고 어디 지잡대 출신이...이 마인드 가진 사람도 많아서 울기도 많이 울었음. 똑같이 작업해도 평가 절하 당하고 욕먹고..같이 입사한 동기가 S대, H대, K대의 완전 똘망똘망 이쁜 친구들사이에서 난 완전 돌연변이였음. 다행히 동기들이 착한애들이었음. 동기라고 덮어주고 편들어주고 그랬음. 게다가 불행인지 다행인지 내가 발령받은곳은 악명높은 과장이 버티고 있었음....TO BE CONTINU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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