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인이 없고 생길 생각도 없으므로 음슴체 갑니다.
때는 얼마 전 일요일 저녁때쯤이었음.
청주에서 서울로 가는 고속버스를 타던 중에 일어난 일임.
청주에서 서울가는 고속버스는 1시간 40분정도이기 때문에 휴게소 정차를 하지 않는 구간임.
그런데 청주 터미널에서 출발한지 10분 정도만에 갑자기 뒤쪽에서 여자 한분이 걸어나오심.
본인은 앞에서 3번째 좌석에 앉아있었고 뒤쪽에서 여자 한 분이 기사님한테 가서
갑자기 휴게소에서 내려달라고 함..
그것도 휴게소에서 기다리지말고 그냥 버스는 먼저 가라고 함.
기사가 황당해하면서 휴게소에서 차도 없이 어떻게 할거냐고 사고나면 본인 책임이라고 거부하셨음..
하지만 여자가 정말 완강하게 요구해서 어쩔 수 없이 내려줌..
근데 분명 내릴때 그 여자분이랑 맨 앞쪽에 앉으신 백발의 할머니가 같이 내리는 것을 똑똑히 봄... (글 쓰면서도 소름이....)
그래서 속으로 '참 희한한 사람들이네 뭐하러 탔을까'라고 생각을 하고 있었음..
그리고 한 15분쯤 지났을까..
맨 앞의 좌석에 어떤 젊은 남성분이 기사님한테 '다음에 저도 내릴게요'하는 거임...
기사님이 빡치셔서 이거 시내버스 아니라고 뭐하시는 거냐고 하면서 절대 안내려준다고 하심...
그래서 이 분은 또 뭐야 하고서 자리를 슥 봤는데....
분명 아까 할머니가 내렸으면 비어있어야 할 자리가 다 차 있는거임...
게다가 그 이상한 헛소리 하시는 분은 바로 그 할머니가 앉아있는걸로 봤던 그 자리였음..(ㅎㄷㄷㄷㄷ)
분명히 계속 버스 앞 TV를 보고 있어서 누가 통로 옆으로 지나가는건 못봤음...
그래서 처음에는 버스에서 기사님한테 괜히 운전 방해해서 사고날까봐 걱정했었는데..
나중에는 영화를 많이 봐서 그런지 그 사람들이 미래를 예견해서 사고를 피하려고 내렸던건 아니었을까 하는 망상에까지 이르름..
그래서 1시간 40분 내내 벌벌 떨면서 왔던 기억이었음..
아직도 그 할머니의 갑작스런 등장과 휴게소에서 왜 내린 건지는 의문으로 남아있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