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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게시물ID : panic_85807
    작성자 : 은빛미리내
    추천 : 15
    조회수 : 2904
    IP : 203.226.***.120
    댓글 : 10개
    등록시간 : 2016/01/21 21:55:58
    http://todayhumor.com/?panic_85807 모바일
    인과응보
    예전에 썼던글인데 다시 다듬어서 올려봅니다.


    '여긴 어디지?'

    눈을 떠보려 눈꺼풀에 힘을 줘보지만 눈은 떠지질 않고  새까만 어둠만이 있을 뿐이다.
    몸을 움직여 보려고 팔 과 다리, 몸 여기저기에 힘을 주고 애써봐도 마음 먹은 대로 몸은 움직여 지질 않는다 .
    발버둥을 쳐보지만 내 몸은 내 의지와는 다르게 움직여  주지 않는다.

    '음....여긴 어딜까?.....이 압박감은 뭐고......'

    나는 천천히 기억을 더듬어 마지막으로 생각나는 일을 떠올려본다.

    편의점에 담배를 사러 가는 길이었다.
    맞은편에 교복을 입은 여학생이 귀에 이어폰을 꽂고 핸드폰을 쳐다보며 걸어오고 있었다.
    얼굴이 참이쁘게 생겼다.
    나는 어느새 담배는 잊고 그여고생을 따라가고 있었고  인적없는 골목길을 지날때 뒤에서 그 여고생의 입을 틀어막고 근처 지하 주차장 으로 끌고갔었다.
    그리고.....발버둥 치며 소리 지르는 그여학생의 명치를 주먹으로 두세차례 가격하니 이내 몸이 축 늘어졌고 나는 그여학생을 바닥에 눕히고 교복단추를 풀고 있었을 때였다.
    등뒤에서 인기척을 느낀나는 순간 뒤를 돌아봤고 그때는 이미 경비복을 입은 어떤 노인네가 내 머리를 향해 소화기를 들고 내리치고 있었을때였다.

    그게 내가 기억하는 마지막 장면이다.
    음.....그렇다면 그 노인네가 정신을 잃은 나를 무언가로 칭칭 동여 매놓았다는 건가.....?
    그렇지 않고 서야 이렇게 몸을 움직일수 없지는 않을 것이다.
    아마 테이프로 머리부터 발끝까지 온몸을 칭칭 감아 놓은것 같다.
    그러고보니 코와 입도 모두 막아놓은 건가....?
    숨을 쉬지 못하겠다.....
    아니...숨을 쉬고 있는건가?
    아....혼란 스럽네....빨리 이 답답함과 압박속에서 빠져나가고 싶다....

    '영감탱이...이걸 풀고 나가면 죽여버려야겠다'

    가만....근데 날 이렇게 묶어 놨다는건......
    묶어놓고 경찰에 신고를 한 상태인가......?
    그렇다면 큰일이다.
    며칠전에 강간 하고 죽여버린 그아줌마.....
    그아줌마가 반항하면서 내 머리를 잡아 뜯었었는데....
    급하게 나오느라 뽑혔을것같은 머리카락 처리도 못햇고.....
    지금 잡히면 내 인생은 끝이다....안돼...아직 100명 채울려면 한참 남았는데....
    나는 어떻게해서든 묶여있는 내몸을 움지여 보려 애를 써보지만 어찌나 단단히 감아 놨는지 마음대로 움직여 지기는 커녕 압박감만 더욱더 가중될 뿐이다.

    그런데 아까부터 들리는 이 낯익은 소리는 뭐지.....
    규칙적으로 들려오는 이 소리....
    소리는 점점더 커지며 빨라지고있다....
    근처에 기찻길이 있나....
    그건 그렇고 어떻게 빠져 나가야 하는걸까....
    이제곧 경찰들이 들이닥칠 텐데....
    머리를 굴려보지만 마땅히 방법이 떠오르지 않는다.
    몸이 움직여야지 뭘 어떻게 해보든지 하지...

    그때였다.....
    갑자기 눈 앞이 밝아짐을 느낀다.
    그리고는 느껴지는 이 차가움....
    근데 이건 어디선가 느껴봤던 차가운 느낌인데....
    단지 차가움 만이 아니다....
    살기어린 이차가움...
    그래....내가 가지고 다니며 사람들을 죽였던 그 칼....
    그 칼에서 느껴졌던 그 살기어린 차가움이다.
    나는 그 살기어린 차가움이 나를 향해 다가오는걸 느낄수 있었다.
    나는 본능적으로 그 차가움을 피하려 몸부림 쳐보지만 내몸은 생각대로 움직여지지 않는다.

    그리고는 이내 그 살기어린 차가운 뭔가는 내몸을 난도질 하기 시작한다.
    너무나 고통스러워 비명을 질러보지만 목소리조차 나오지 않는다.
    다리가 잘려나가고 팔이 잘려나가고...
    나는 도대체 이상황이 뭔지 알지도 못한체, 그렇게 서서히 소멸되어 간다.......
    잠시후 어느 산부인과 병원에서는 한 업체의 폐기물 차량이 소각장을 향해 서서히 이동하고 있다..... 

    그리고 얼마후.....

    '여긴 어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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