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병원에서 일하고 있지만, 심령 체험 같은 건 겪어본 적이 없다.
하지만 소름 끼치도록 무서운 일은 몇번 본 적 있다.
죽은 사람보다 산 사람이 더 무섭다는 이야기를 종종 듣지만, 그건 정말 맞는 말이야.
2달 정도 전, 어느 환자분이 세상을 떠났다.
사인은 질식사.
아무래도 가족이 보낸 음식을 몰래 먹다가, 그게 목에 걸려 질식한 듯 했다.
그 분은 꽤 견실한 분이었던데다, 퇴원 일정도 잡혀 있었고 가족들도 상냥한 사람들 뿐이라 간호하는 입장에서도 무척 유감이었다.
가족들은 사체를 대면하자 통곡했고, 손자부터 딸, 사위까지 사체에 달라붙어 있었다.
그 모습을 보니 사람의 죽음에 익숙해진 우리들도 울컥해, 신입들 중에서는 따라 우는 녀석까지 있을 정도였다.
사람의 생명이라는 건 이렇게 무거운 거구나 다시금 느낀 순간이었다.
하지만 그로부터 몇분 후, 영안실 문이 갑자기 쾅하고 열리고, 화장을 진하게 한 아줌마가 들어왔다.
그리고 갑자기 사체에 덤벼들더니 소리쳤다.
[이 쓰레기 같은 할아범이!]
가족도, 그 자리에 있던 직원들도 아연실색했다.
하지만 곧바로 정신을 잡고 그 아줌마를 말리기 시작했다.
[뭡니까, 당신은!]
[시끄러! 불만이 있으면 이 할아범한테 말하라고!]
아줌마는 그렇게 외치며, 침대 위에 있던 할아버지 사체를 바닥으로 던져내렸다.
당연히 그 광경을 보자 가족들은 광분해 아줌마에게 덤벼들었지만, 그 아줌마가 하는 말을 듣고 가족들의 안색이 바뀌었다.
그 아줌마는 죽은 환자의 사생아라는 것이었다.
아줌마는 계속해서 콧김을 씩씩 내쉬며 말했다.
[이 할아범, 유산은 전부 아케미인가 뭔가 하는 여자한테 넘겨줬다잖아! 장난 치는것도 아니고 정말!]
그 말을 듣자, 조금 전까지 울고 있던 딸의 안색이 순식간에 바뀌더니, 갑자기 바닥에 떨어진 사체를 발로 차기 시작했다.
[무슨 짓이세요! 침착하세요!]
직원들이 말렸지만, 딸은 낄낄 웃으며 미친듯 계속 사체를 발로 찼다.
[장난 치지마, 이 할아범아! 돈 한푼 안 남기고 죽었다고? 뒈져뒈져뒈져뒈져뒈져뒈져뒈져뒈져뒈져뒈져뒈져뒈져!]
가족들을 따라 울던 신입은, 이제는 겁에 질려 울고 있었다.
나머지 가족들은 그저 망연자실하고 있을 뿐.
나를 비롯해 경력이 좀 된 직원들은 계속 환자를 걷어차는 아줌마와 딸을 말리러 갔다.
손자는 어머니의 급변한 모습에 울부짖는다.
그야말로 지옥도였다.
그 후, 원장이 달려와 소란은 수습되었지만, 내 머릿속에는 딸의 그 귀신 같은 모습과 발로 미친 듯 걷어차인 불쌍한 사체 뿐이었다.
마치 영화에나 나올 법한 사건을 눈앞에서 겪은 것이다.
병원에서는 사람이 죽고 사는 일은 흔한 법이다.
하지만 그 사건은 무서웠다.
살아있는 사람이 어디까지 무서워질 수 있는지를 나 자신이 절감했으니.
그 후, 그 가족이 어떻게 되었는지는 나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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