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처럼 됩니다.
동생이 나 며칠 집에 없는동안 내 방에 있던 이어폰을 가져가서 눈앞에서 끼고 있어도
그거 내꺼라고 돌려달라고 그러는거 부모님이 듣고
'그럼 걔가 니가 걔를 도둑이라고 의심한다고 생각할거 아니냐'
'우린 니 이어폰보다 가족관계가 더 중요하다' 라고 말씀하시더군요 ㅋㅋㅋ
어이가 없어서 일단 넘어갔는데
나중에 또 얘기 하니까
'그럼 경찰을 불러야겠네. 서로 말하는 것도 다르고 넌 공평한거 원하니까 경찰 불러라' 하고 전화기를 제 손에 쥐어주시더군요.
전 이게 가족간의 우애로 어떤 상황을 좋게 넘어간 거라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그냥 성격이 지랄맞은 동생이 있으니까 성격 덜 지랄맞은 나를 억압해서 '조용히' 끝낸 것 뿐이죠.
그걸 왜 아냐면 예전에 제 중요한 서류가 없어졌을 때에 제가 '아 그거 어디 있던게 기억났어요' 하니까
'그게 왜 거기있어? 말이 돼는 소리를 해라' 하고 나는 그렇게 쉽게 거짓말쟁이로 만들었던 사람들이,
동생에게는 그리도 인권운동가마냥 무죄추정의 원칙 운운하면서
동생과 저와의 갈등에서 항상 저에게만 모든 책임을 지우는 부모님도 있습니다.
지금 그래서 어떠냐구요?
솔직히 말하자면 제 자신이 정신병자라고 느껴요.
스트레스 받는 하루를 끝내는 가장 좋은 방법이
자려고 누운 자리에서 동생이 나와 입장이 바뀌어서 호되게 당하는 꼴을 보는 것에서 부터,
실제로 동생과 트러블이 있었던 날이면 절벽에 매달려 있는 동생을 내려다보면서
아무짓도 안하고 팔이 아파 떨어질때까지 기다리는 상상을 하면
언제부턴가 있던 불면증이 거짓말같이 잠이 잘 옵니다.
다들 날 정상인에 예의바르다고 생각해요.
하지만 난 최근에 깨달은게 예의바르다거나 착하다는 말은
때에 따라서는 어떤 사람이 단순히 다루기 쉽다는 말일 수도 있다는걸요.
부모님은 내가 먼저 태어나서 그 외동이던 몇년동안 관심과 사랑을 독차지하던 시절을 생각하라고 하지만
애초에 자식이 한명인데 자식에 대한 사랑이 분산되어있으면 그게 또라이죠.
내 인생에 가장 기억나지 안는 첫 몇년을 가지고 남은 인생동안 차별로 머릿속을 후벼파였습니다.
이젠 부모님께 우리 가족의 관계에 대한 어떤 말을 들어도 말같지 않게 들려요.
'열손가락 깨물어서 안아픈 손가락 없다'는 소리는 '하지만 잘라도 덜 불편한 손가락은 있지' 라는 소리로 들리고
'너희 둘다 똑같이 열달 배에 이고 낳은거야'라는 소리는 '그러므로 내가 하는 차별은 차별이 아니고 편애는 편애가 아니야' 라는 소리로 들립니다.
좀 유치하고 중2스런 생각이지만 유서를 미리 써놓고 부모님 보는 앞에서 웃는 얼굴로 실시간 자살을 해버리면 정말 그순간엔 행복하겠다는 생각도 합니다.
동생을 내손으로 죽이고 형량을 살고 나오는게 차라리 지금 이대로 사는 것보다 장기적으론 행복한 인생을 살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하구요.
실제로 예전에 횡단보도를 같이 건너다가 트럭을 보고 잠시동안 진심으로 '지금 밀면 안보이지 않을까' 라는 생각도 했습니다.
어째서 '쟤가 성격이 더 지랄 맞잖아. 니가 참아' 라는 말이
그리 강제적으로, 나를 억압하는데 쓰일 수 있는지 궁금합니다.
동생이란 이름을 달고 있는 그 작자는 내가 학교에서 성적이 잘 나왔다는 소리를 저녁식사때 할때마다
갑자기 똥씹은 표정 하고 갑자기 밥을 깨작깨작 먹다가 더럽게 기분 나쁜 어필을 하면서 방에 들어가버리는 성격의 소유자인데 말입니다.
어째서 내가 성격이 좋다고 주장하는 것만으로 나를 일방적인 피해자로 만들 수 있는거죠.
왜 동생이 부모님한테 지랄하면 그 화풀이 상대가 내가 되는거죠.
왜 동생이 부모님한테 소리를 지르면 부모님은 나한테 소리를 지르죠.
이제 부모님 되시는 분들은 절대 똑같은 실수 하지 마세요.
차라리 본인이 인정사정 없다 느껴도 칼같이 공평하게 하세요.
그럴 자신 없으면 자식 한명 이상 낳는게 죄입니다.
적어도 그 한명 이상중에 한명은 후벼파인 가슴으로 부모 곁을 떠나요.
그렇게 습관적이고 일상이 되어버린, 모아진 작은 차별들은 어느날 오글거리는 멘트 몇번이나
포옹 한번, 사과 한번으로 조금이라도 풀어지는게 아니거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