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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게시물ID : bestofbest_83648
    작성자 : whathell
    추천 : 386
    조회수 : 52352
    IP : 112.152.***.69
    댓글 : 39개
    베오베 등록시간 : 2012/09/28 17:37:11
    원글작성시간 : 2012/09/28 01:27:40
    http://todayhumor.com/?bestofbest_83648 모바일
    내 국가정체성을 흔들은 세가지 사건ㅋㅋㅋ

    제목 그대로 나의 국가 정체성을 흔들은 세가지 사건이 있었음ㅋㅋㅋ

    뭐 썰 중에 "우리 친할아버지가 군단장이였고, 작은 할아버지는 그 군단의 기갑여단장이였다. 문제는 북한군이였다...중대장은 나를 빨갱이라고 놀렸다." 라는 글을 보고 떠오름ㅋㅋㅋㅋ

     

     

    첫번째 사건.

     자대배치를 받은지 일주일정도 된 시점에 대대 정보과를 끌려간 내용을 쓰겠음ㅋㅋ

    지금 생각해보면 참 웃음밖에 안나올 일이고 군간부들도 그렇게 했을만한 사유가 있을거라 이해함 ㅋㅋ

    다름이 아니라, 처음 자대 배치를 받은 후 하루일과라고 해봤자 눈치보는게 일과였음. 다행히 부대 분위기는 나쁘지 않아서

    티비시청도 가능했고 독서도 가능했음. 그럭저럭 만족할만한 정비시간을 보내고 있었음.

    그런데 어느날 사건이 터진것임. 부모님에게 소포가 왔다는데..대대 정보과장이 나를 호출했다는 것이였다. 이제 일주일 된 이등병인데

    대대 정보과=옛날 영화에서 보던, 깜깜한 작은 방에 테이블 하나 놓여져 있고 전구다마 하나 켜져있고 그 주변에 물이 가득 담긴 세면대며 깨진 거울 이런걸 생각했음ㅋㅋㅋ 하여튼 쫄아서 일단 내려갔음...근데 소포상자속에..세상에..그 사이에 숨겨진 책 한권..ㅋㅋ참 창피해서 책 이름을 못쓰겠으나 대충 내용은 이랬다. "미국에 대항하는 이슬람 세력과 그 지도자들에 대한 분석"에 관한 내용이였음. 제목이 워낙 자극적이였고 표지도 자극적이였음.

    대대 정보과장이 말했다. "이건 불온서적으로 판단이 되기에 너에게 줄 수 없다. 백일휴가때 갖고나가서 집에다가 놓고 와라."

    난 그때서야 생각났다. 분명히 신병교육대에서 "한국과 우리의 우호세력인 미국을 비난하고 반미시위를 하면 안되는게 군인이다." 라는 내용..

    나는 영창을 가는건가, 휴가를 짤리는건가 걱정을 하면서 속으로는 "적을 알아야 이길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라고 이빨 깔 준비를 하고 있었음ㅋㅋㅋ그런데 정보과장이 질문을 또 했다.

     

    정보과장 : 너..혹시 대학생 시절에 운동권 활동 했었니?

    나 : 아닙니다. 저는 조용히 학교만 다녔습니다.

    정보과장 : 그럼 혹시..부모님이 아랍이나 이슬람문화권으로 출장을 다니시니?

    나: 아닙니다.(이때 속으로 빵 터졌음ㅋㅋㅋㅋㅋㅋ)

     

    천만다행으로 좋게 얘기가 끝났다. 하지만 전입온지 얼마 안되는 신병이 대대 정보과 끌려갔다는 것은 내가 상병 달때까지 전설로 남았다.

     

    그뒤로 나는 이슬람 테러리스트 예비생도가 되었다.

     

    두번째 사건.

    그 사건이 있고난 후  이미지 쇄신을 하고자 열심히 하는 모습을 보여주려고 했음ㅋ

    힘이 좋은편은 아니라 작업이나 몸으로 뛰는 훈련은 잘 못했고 자신이 없었기에, 간부들 특히 장교들이 좋아할만한 병기본, 무기체계, 전략전술, 야전교범을 비롯한 왠만한 군사정보를 독학하기 시작했음. 틈틈히 시간이 날때마다 인트라넷으로 정보를 찾아보고 공부를 했음ㅋ

    한두달 정도 하니까 왠만한건 다 터득하게 되었고 장교들과도 말이 통할 정도가 되었음.

    그와중에ㅋㅋㅋ우리 분대장이 나한테 그랬음. "너 이새끼..북한 넘어가려고 이런거 공부한거 아니야?ㅋㅋ 북한으로 넘어가면 안된다?ㅋㅋ"

    ㅋㅋㅋㅋ

     

    그뒤로 나는 간첩이 되었다.

     

    세번째 사건.

    어쩌다가 군인 친척 인맥 썰을 풀게 되었음. 누구의 아빠가 예비군 동대장이라느니, 누구 아빠가 연대장이라느니 이런 얘기가 나돌았다.

    나와 간부, 그리고 병사 몇명이 모여서 이 얘길 하게 되었다. 하사가 나에게 "넌 아는 인맥 없냐?" 라고 묻길래 나는 아빠가 해주신 얘길 했다.

    "저희 증조할아버지께서는 경찰 간부셨다고 얘길 들었습니다. 지금으로 치면 경찰청장급이였다고 합니다."

    물론 나도 증조할아버지를 본 적이 없고 이 얘기도 100일휴가 나갔을 때 들은 얘기였다.

    주변 병사들이 감탄사를 연발하며 "왜 의경을 안갔냐?" 라는 질문을 했다. 난 "그때는 몰랐고 지금 살아계신분도 아니라 별 거 없을것이였다." 라고

    대답을 하고 마무리를 지으려고 했다. 그런데 하사가ㅋㅋㅋ 이런 말을 했다.

    "야! 증조할아버지 세대면..일제시대 아닌가?ㅋㅋㅋ 혹시 야인시대에 나오는 '미와'같은건가..ㅋㅋㅋ" 라고..ㅋㅋ후임이 그딴말을 했으면 아주 박살을 내놓았을텐데, 간부일 뿐더러 나와 동갑이였고 워낙 착하고 마음도 잘맞는 간부였다. 난 웃으며 "아니, 왜 우리 조상님을 모욕하십니까?ㅋㅋㅋ"라고 반발했지만, 그는 나에게 별명을 붙여주었다.

     

    전역하는 순간까지 나의 별명은 '나까무라 상'이였다.

     

     

    재미없었다면 죄송합니다. 그럼 이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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