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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게시물ID : panic_83159
    작성자 : 기분♡전환
    추천 : 25
    조회수 : 6083
    IP : 211.226.***.20
    댓글 : 16개
    등록시간 : 2015/09/11 04:23:56
    http://todayhumor.com/?panic_83159 모바일
    [reddit] 새로운 요리법
    *퍼가지 마세여.
     
     
     
     
     
     
    우리 와이프가 요리를 할 때마다 대체 뭘 먹게될까 짐작하기도 힘들다.
    블로그 같은 데서 찾아보긴 하는 모양인데 솔직히 말해서 본인의 능력 밖의 요리들 뿐이다.
    기분 나빠할까봐.. 그냥 암말 하지 않는다.
    그러다보니 오늘 저녁에 와이프가 한 말에도 딱히 놀라지 않았다.
     
    "나 우리가 한번도 안 먹어본 요리를 발견했어. 창자로 요리를 해보려고!"
    "헐 여보.. 여기서 창자를 어디서 구했어? 케냐같이 이상한 데서 수입한 돼지는 아니겠지?"
     
    조심스럽게 말을 꺼냈는데 와이프는 나에게 손사래를 치며 대답했다.
     
    "으이구. 내가 요리의 새로운 장을 열어보려고 하는 거란 말이야.
    다빌씨네 가족이 놀러오면 우리가 창자요리를 먹어봤다고 얘기해주려고. 굉장하지 않아?"
    "그거 먹고 병원이라도 가게 되는거 아니야?"
    "더글라스!! 뭐라고??"
    "다빌 아주머니가 뭐라고 대답을 할 거 같아, 여보?"
     
    와이프는 다 안다는 듯한 미소를 지으며 나를 의심쩍다는 듯 쳐다봤다.
     
    "그 여편네 진짜 질투가 심해. 내가 당신이랑 결혼했다고 날 질투하잖아.
    내가 먼저라는 점을 언제나 기억하게 만들어 주려고."
    "당연하지."
     
    사실은 옆 집의 다빌과 지난 몇 달 동안 몰래 만나는 중이다.
    와이프가 아는지 모르는지 항상 아리송했었다.
    아슬아슬하게 걸릴 뻔 한 적이 몇 번 있었는데.
    와이프가 가게에서 생각보다 일찍 돌아오는 바람에 다빌은 옷을 반도 못 입고 뒷문으로 도망쳤다.
    그 모습이 싫진 않았지만 그래도 다빌이 도망치지 않아도 됐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었다.
    심지어 다빌은 나에게 지어준 별명과 함께 곰 문신까지 새겼다. 볼 때마다 항상 미소 짓게 된다.
     
    "자 이제 손 씻고 와서 상차림 좀 도와줘."
     
    와이프가 오븐을 열자 끝내주는 냄새가 났다.
    육즙도 가득해서 손 씻으러 가는 나를 다시 붙잡아 부엌까지 도로가게 만들 지경이었다.
     
    "여보. 이 창자 어디서 사왔는지 말 안 해줬잖아."
    "아. 여기 근처에서 구했어. 벌써 군침이 도는 모양이네."
    "어 맞아. 진짜 그래."
     
    둘이서 나란히 저녁 식사를 차리고 자리에 앉았다. 
    정말 오랜만에 와이프의 눈이 반짝거렸다.
    다빌이 나를 침대로 손쉽게 이끌고 갔던 바로 그 반짝임 같았다.
    와이프가 나를 보고 웃고 나도 같이 웃어보였다.
     
    "어떤 거 같아?" 
     
    음식을 반 쯤 먹다말고 대답했다.
     
    "와 진짜 맛있다. 창자요리가 이렇게 맛있는 줄은 몰랐어."
    "아이구. 내 정신 좀 봐. 내가 창자라고 했었나? 창녀라고 말한 건데. 창녀요리는 처음 해봐"
     
    와이프가 키득거렸다.
     
    "창녀?"
     
    와이프는 말을 하다말고 오븐쟁반에서 피가 뚝뚝 떨어지는 스테이크를 집어들어 나무로 된 식탁에 턱하고 내려놓았다.
     
    "내가 근처에서 구했다고 말 했잖아. 실은 옆집에서 갖고 왔어."
     
    스테이크 뒷면을 보니 피부 조각이 약간 남아있었다. 그을린 살갗 위에 곰 한마리가 언뜻 보였다.
     
    "당신이 좋아할 줄 알았어."
     
     
     
     
     
     
     
    출처 The New Recipe
    https://redd.it/3jx70f by DrFobi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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