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크리스마스 이후로 외로움에 허덕이며 마치 허기를 달래듯 수 많은 요리로 고독을 달래었습니다.
그리고 악마같은 2월 14일에는 셀프 초콜릿을 선물하고 겨우 이제서야 멘탈을 수습하였습니다.
둘이 될 수 없다면 저 스스로를 찌워 2인분이 되겠습니다.
<미소라면/라멘>
일본식 라면을 좋아하는데 가장 좋아하는 돈코츠 라멘은 어머니께서 돼지고기류를 드시지 못하는 관계로 집에서 해먹기가 곤란합니다. 그래서 차선책으로 겨우 식탐을 억누른 것이 미소라멘이었습니다.
참깨를 으깨고 간장,고춧가루,설탕,참기름 등과 섞어 양념장을 만들어 대접에 담은 뒤, 미소된장을 치킨스톡+가다랭이포 육수를 뽑은 물에 채에 받쳐 서서히 풀어주었습니다. 소금, 후추, 참기름으로 간을 합니다. 두반장, 간장, 요리당과 함께 돼지고기나 소고기를 볶아주고 어느정도 익으면 숙주나물도 살짝 지져줍니다. 계란은 반숙으로 준비하고 파도 송송송 썰어 준비합니다.
깨 양념장을 담은 대접에 미소국물을 부어주고 잘 풀어준뒤 미리 삶아 찬물로 헹궈놓은 면을 담고 갖은 고명을 얹어 완성합니다.
맛난 튀김과 같이 먹으면 더욱 배가 부릅니다.
<베이컨버거>
부모님께서 여행을 가시고 남동생과 둘이 집을 지키던 연말.
'상추를 생각못하고 너무 많이 사놓았으니 알아서 소비하거라' 라는 말씀을 남기고 떠나신 어머니의 명을 받을어 퇴근 후에 가볍게 만들어 먹은 베이컨 버거.
대강 마트에서 갓구운 빵을 번으로 깔고 베이컨, 햄 상추, 치즈등을 재주껏 쌓아 케쳡과 머스타드로 마무리해서 먹으면 끝!
햄버거 가게의 메뉴판에서 보이던 비쥬얼이 나온듯 하여 뿌듯했습니다.
<플랜테인 튀김 - 토스토네스>
회사 사장님께서 간식거리로 가끔 바나나를 사오실 때가 있습니다. 어느날 가벼운 오해로 바나나가 아닌 똑같이 생겼지만 달지 않고 탄수화물 함량이 높아 마치 고구마나 밤같은 플랜테인이 쌓여버리고 말았습니다.
플랜테인은 그냥 생으로는 못먹을 음식인지라 버림받은채 애처롭게 익어만가고 있었는데, 제 눈엔 참 맛있어 보이던터라... 유튜브를 뒤져 요리에 도전했습니다.
윗꼭지 아랫꼭지를 잘라내고 배를 갈라내지 않으면 껍질조차 까지지 않은 강인함!
생긴건 영락없는 이녀석을 자르고 튀기고 납작하게 눌러주고 다시 튀기고 소금, 설탕을 뿌려 먹었습니다.
달지 않고 당분없는 고구마 튀김 같은 느낌이라 간식내지 가벼운 식사대용으로 썩 괜찮았습니다.
좀더 두껍게 썰고 좀더 널찌막하고 납작하게 눌러줬어야 하는데.. 마땅한 도구가 없어 물채운 패트병으로 눌러줘서 요모양입니다.
하지만 이 무미건조한 녀석이 꽤 중독성이 있더군요.
<감자 마카로니 샐러드>
너무 면식이나 고기만 요리하는 듯 싶은 찰나 샐러리가 먹고 싶어 만든 녀석입니다.
샐러리, 당근, 파프리카, 레드오니언을 먹기 좋게 썰어놓습니다.
샐러드에 넣을 계란은 툭까고 휙휙 저어 우유를 붓고 설탕을 쬐금 넣어 유리그릇에 담아 전자렌지에 찡 도렬주면 이쁘고 맛나게 부풀어 오릅니다.
감자를 십자흉터 내어 조금 삶고 렌지에 추가로 익혀주고 으깨줍니다. 우유를 극소량 넣어 으깨주면 부드러워집니다.
그다음은 계란 빼고 마카로니까지 몽땅 다 섞어버리면 됩니다. 소스는 머스타드+마요네즈+식초 +요리당입니다.
마구 범벅해준다음 아까 준비한 계란을 토막토막 내어 넣어주고 살살 섞어줍니다.
<슈바이네 학세>
멍하니 맥주를 마시다가 족발이 먹고 싶어졌습니다. 하지만 족발은 자주 해먹었으니 들고 있던 맥주를 써서 조금 달리 해먹자 생각이 들었습니다.
족을 찬물에 2~3시간 담궈 피와 냄새를 빼고, 마늘, 생강, 소금, 후추, 올리브유, 설탕, 캐러웨이 씨앗(사실은 열매)으로 족을 잘 버무려줍니다.
맥주와 치킨스톡을 1:1 비율로 섞고 설탕을 더 추가하여 족을 담급니다. 하룻밤 냉장 숙성 시키고 오븐에 180도 (2시간)로 구워줍니다. 오븐에 넣을때 밑에 양파를 깔아 넣고 굽는 와중에 표면이 마르면 올리브유를 지속적으로 고루 발라주었습니다.
구글 번역기로 독일어-영어 돌려가며 독일 포럼에서 나름 레서피를 찾아 해메 만들었습니다. 워낙 만드는 법이 집집마다 다양하대서 찾는데 힘이 들었습니다. 첫시도도 우려에 비해 너무나 괜찮았지만 앞으로 몇번 시도하면 극상의 맛을 찾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일단 발라먹을 소스 배합을 찾아야겠습니다.
<바닐라향 마카롱>
오유의 괴수분들이 만드는 어여쁜 마카롱 광풍을 애써 모른채 했지만 식욕은 강했습니다. 디아블로를 가둔 소울스톤을 머리에 박아도 타락하지 않을 자신이 있지만 식욕을 이길 자신감은 쥐꼬리만큼도 들지 않습니다..
당연히(?) 제 첫 작품은 실패입니다. 단맛을 경계해서 설탕을 쬐금 넣었더니 부풀지를 않았습니다.
손재주도 없어 동그라미 모양으로 반죽을 짜는데도 난감했습니다.
그래도 속에 크림치즈를 잔뜩 발라 만들어 봤는데, 크림치즈가 살살 녹아가며 잘 어울렸고 마카롱 자체도 바삭하면서도 폭신한 제대로된 맛이었습니다.
맛은 있으니 절반의 성공!
<쇠고기 쌀국수>
따닷하고 구수한 국물이 끌린 하루, 코리앤더와 숙주나물의 속삭임이 저로 하여금 쌀국수를 만들도록 인도하였습니다.
양파, 마늘, 계피, 정향, 팔각, 생강, 통후추 등의 향신료를 팬에 오일없이 구워줍니다. 약간 타기 직전까지 그슬려주어 향을 돋구워줍니다.
소고기는 양지를 사다가 1시간여 핏물을 빼고 끓는 물에 3분정도 데쳐주었습니다.
고기와 향신료를 냄비에 담고 육수를 내줍니다. 사골이 있으면 꼭 넣고 끓여놨던 사골국물이 있다면 그것만 넣어도 되고 없다면 소고기 스톡이라도...
뼈를 우린다면 최소 1시간, 육수가 미리 있었다면 양지가 완벽히 수육해먹을 수 있을정도로 익을때까지 팔팔 끓여주고 건더기를 걸러냅니다.
육수는 피쉬소스와 소금, 설탕으로 간을 맞추고 고기는 한번 씻어낸 뒤 편육처럼 잘라 고명으로 얹을 준비를 합니다.
쌀국수는 찬물에 1시간정도 불린 뒤에 삶아 놓습니다.
그릇에 쌀국수와 육수를 담고 고명으로 청/홍고추 및 숙주나물과 코리앤더(고수)잎을 얹어주고 서빙을 합니다.
고기 찍어먹을땐 해선장과 칠리소스 (핫소스)를 3:1로 섞어 먹어주면 맛있습니다.
<된장 봉골레 크림파스타>
예전부터 꼭 해보고 싶던 퓨전요리. 소야 크림파스타도 맛있었지만 발효된 된장이 크림파스타에 잘어울린다는 맛집들의 감상문이 도전정신에 자극을 주었습니다.
소량의 올리브유에 마늘과 매운 고추를 달달 볶볶해줍니다. 어느정도 볶았으면 고추는 건져내줍니다.
버터와 된장을 1:1 비율로 팬에 올리브유 위에 올리고 볶습니다. 4인분 기준 아빠숟갈로 1.5 숟갈.
약불로 된장을 버터에 풀어가며 잘 볶아주었다면 밀가루를 살살살 뿌려주고 역시 고루 섞어줍니다. 불을 중불로 살짝 올리면서 조개, 새우, 오징어등을 넣고 익혀주기 시작합니다. 완전히는 아니더라도 어느정도 익었다면 우유를 부어줍니다. (4인분 기준 600~800 ml)
잘 섞어주고 불은 계속 약-중불로 놔둡니다. 보글보글 끓을려고 한다치면 슬라이스 치즈를 2장정도 넣고 밑에 붙지 않게 잘 섞어주어 걸쭉한 크림소스를 만듭니다. 소금,설탕,후추로 간을 하고 바질 가루를 쪼오~금 넣어 계속 약불로 가열/보온 해줍니다.
면을 삶고 크림소스에 넣고 비비적 해준뒤 접시에 담아 냅니다.
3월을 맞이하는 지금도 식욕은 한결 같고, 솔로인생 역시 한결 같습니다.
오늘도 여전히 혀는 사치스러워지고 배는 두터워져가며 몸은 게을러져 갑니다.
다들 일요일에 맛있는 식사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