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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번 [캐나다의 병원 시스템](http://todayhumor.com/?humorbest_1150114) 의 글에서 캐나다의 병원 시스템에 대해서, 특히 아플 때 어데로 튀어가야하나 라는 주제로 이야기를 해 본 적이 있습니다.
이번에는 실제 예제를 통해 캐나다 병원이 어떻게 돌아가는 지 알아보겠습니다.
큰 병이 아닌 이상, 병원을 두루 거치는 상황은 별로 없지만, 큰 병이 아닌데도 그런 경우가 하나 있죠?
바로 임신과 출산...
얼마 전의 아들내미 출산을 예로 한번 캐나다의 의료시스템을 볼까요?
1. 쌍라인의 확인
"니 이 봐라. 이기 보이나?"
"또 먼데? 와 아침부터 사람을 괴롭히나?"
"지금 잠이 문제가? 그리고 이런 건 아침 댓바람부터 해야된다. 하여튼 이기 보이나? 이 쌍라인 보이나?"
새벽부터 아내가 깨우더니 테스터기를 눈 앞에 갖다대면서 윽박지릅니다.
"내 요새 몸이 찌뿌둥하고, 요상쿠리해서 해 봤더니... 이 봐라... 쌍라인 비나?"
"글쎄... 이게 선이 보이는 것 같기도 하고, 그냥 비쳐서 그렇게 보이는 것 같기도 하고... 쌍라인 확실해?"
"내가 그 동안 몇 개째 이걸 써 왔는 지 모르지? 이제 그냥 착 하면 척 이다. 빨리 병원 예약해라"
예... 한국도 비슷하겠지만, 캐나다에서도 최초의 확인은 이렇게 쌍라인, 멀티라인, 두줄, 쌍줄... 하여튼 어떻게 부르든 이걸로 시작합니다.
주로 드럭마트나 Pharmsave 등의 캐나다 약국에서 판매하지만, 월마트, 소비스 등의 잡화점이나 식료품점에서도 팔고, 심지어는 우리나라 다이소와 비슷한 달러라마에서도 팝니다.
여하튼, 이렇게 확인이 되면 다음 순으로 패밀리닥터에게 예약을 합니다.
2. 패밀리닥터의 최첨단 분만예정일 기기
패밀리닥터와 쌍라인이라고 이야기를 하면서 예약을 하고 병원에 가면 다시 한번 확인을 하기 위해 검사를 합니다.
아내 말로는 집에서 했던 테스트와 똑같은 테스트를 한다고 하네요.
쩝... 병원까지 왔으면 좀 더 정확한 방법으로 해 줄 것이지... 왜 또 쌍라인을 여기서 또 확인하는 지...
그렇게 좀 더 기다리다가, 의사와 만나면 이제 본격적으로 이야기를 해 줍니다.
"예. 맞습니다." 그리고는 '고생길이 훤히 보이시군요'라는 얼굴표정을 짓습니다.
그리고 예정분만일을 이야기해 주기 위해 난생 처음 보는, 첨단기기를 가져옵니다.
무슨... 책받침 같은 건데, 가운데는 원판으로 가운데만 고정시켜서 돌아갈 수 있게 해 놓은... 마치, Wheel of Fortune 축소판 같은 그런 걸 가져와서는 이리저리 굴려보시더니, 이야기를 하십니다.
"예정일은 ... 날이군요."
그리고는 앞으로의 일정도 잡아줍니다. 임신 초기에는 그래도 자주 테스트를 해야하니, 좀 더 많이 만나고, 그 후에는 두어달에 한번 정도 만나는 걸로... 그렇게 약속까지 확인을 하고, 패밀리닥터와의 만남을 마칩니다.
3. 시력 10.0이 필요해.
캐나다에서의 첫번째 초음파 검사는 약 13주 쯤에 합니다.
그 전에는 만약 패밀리닥터가 필요하다고 생각되면 혈액검사 정도는 합니다.
이 초음파검사도 아무 곳이나 가서, 배 내밀고.. 아니 임산부이니 이미 나와 있으니 내밀 필요는 없겠군요... 찍어 줘!! 라고 할 수는 없습니다.
패밀리 닥터의 Reference가 필요합니다.
패밀리 닥터가 무슨무슨 이유로 초음파검사가 필요하다... 이렇게 종이에 써 주면, 초음파검사만 전문적으로 하는 Lab으로 가서 초음파를 찍습니다.
태평양 건너온 바람 등을 통해서 들은 소식에 의하면, 한국에서는 무슨 칼라 초음파, 입체 초음파도 있고, 사진도 풀칼라에 심지어는 동영상을 씨디에 넣어준다는 이야기도 들었는데... 캐나다에서는 엑소 앞에서 소방차 춤 추는 격입니다.
먼저 아내가 들어가서 기본적인 검사를 다 받은 후, 아기를 보여주기 위해서 저를 부릅니다. 그 때 캐나다 초음파기기의 실상을 알았죠.
우선 아내 배에 엄청나게 많은 양의 무슨 액을 바릅니다. 이 질퍽질퍽한 액을 바르면 더 잘 보인다나 머래나?
그리고 초음파 전에 아내에게 500ml 이상의 물을 마시도록 강요합니다.
그렇게 해서도 잘 화면에 안 나오니, 그 초음파 스캐너를 정말 세게 누룹니다.
나중에 아내에게 물어보니, 안 그래도 물도 많이 먹었는데, 배까지 그렇게 세게 누르니, 정말 방광의 압박에 의해 욕 나올 뻔 했다고 하네요.
여하튼 그렇게 열심히 준비를 했는데도, 잘 안 보입니다.
방사선사가 여기가 어디, 저기가 어디.. 라고 이야기하면 그 때서야 알겠는데, 화면 잠깐 변하면 다시 리셋됩니다.
저는 아무리 봐도 애가 웃는 얼굴인 것 같은데, 방사선사가 거기는 엉덩이라고 알려줍니다.
더 이상 따지지 않고, 그저 방사선사가 무안해 할까 봐, 그리고 다시 보여달라고 이야기하기에는 영어가 짧아서... 그냥 넘어갑니다.
그리고, 그렇게 열심히 스캔한 초음파 사진을 프린트해주는데, 이건 해상도가 더 심합니다.
검정색은 뱃속이요, 하얀색은 여백이요... 입니다.
제가 알기로는 세계에서 제일 눈이 좋은 민족이 몽고족이라고 하네요. 아무래도 사냥을 많이 하다 보니 멀리까지 봐야하니, 그렇게 눈이 좋아졌다고 합니다.
이 초음파기기는 아무래도 몽고족 기준으로 만들어지지 않았나... 그렇게 생각됩니다.
4. 여기 임산부 하나 가요...
초음파 검사도 하고, 패밀리닥터와의 정기적인 검진도 받고... 그렇게 임신 중기가 지나가면, 이제 슬슬 Specialist를 정해야 할 때가 가까와 옵니다.
패밀리 닥터는 그야말로 패밀리닥터, 즉 가정의입니다. 전반적인 건강상태를 챙기는 의사이지, 전문적인 분야를 챙기는 의사가 아닙니다.
패밀리 레스토랑 가면 웬만한 음식을 맛볼 수 있습니다. 그런데, 정말 맛있는 스테이크를 먹고 싶다면 스테이크 전문점으로 가야겠죠...
마찬가지로 더 세세한 검진을 원하면 각각의 Specialist를 만나야 합니다.
배가 진짜 아프면 내과 전문의, 머리가 진짜 아프면 두과 전문의, 아내가 진짜 무서우면 공처가 전문의 등등...
산부인과도 마찬가지... 중기를 지나면 이제 산부인과 전문의에게 맡겨져야 합니다.
한국에 있었다면, 무슨 산부인과가 좋은 지, 네이버 지식인에게 물어보거나, 맘스카페에 알아볼텐데... 이 곳 캐나다에서는 그런 게 있을.. 수는 있겠죠... 영어라서 문제이지...
이렇게 아무 배경지식이 없을 때 가장 좋은 방법은 다음과 같습니다.
패밀리닥터: 자 이제 슬슬 Specialist를 정해야 합니다. 누구 생각하고 계신 분 있어요?
저: 혹시 무슨 Specialist에게 하셨어요?
패밀리닥터: 저는 누구누구... 요.
저: 저두요...
그래도 같은 바닥에 계시는데... 자신도 맡겼으면 그만큼 믿음이 있어서겠죠?
이렇게 해서 저희는 출산을 약 3개월여 남겨두고 Specialist에게 넘겨집니다. 물론 모든 서류, 검사 결과 등등도 다 같이 이 Specialist에게 넘겨지죠.
지금까지 약 2어달에 한번 정도 의사 약속이 있었다면, 예정일 3달 전부터는 2주에 한번씩 약속이 있습니다.
그리고 막달에는 일주일에 한번씩 그렇게 약속이 있구요. 그렇게 Specialist와 계속 검진을 받으면서 저희 아들내미는 무사히 나옵니다.
5. 이후에도 확실히...
자... 이제 아들내미도 무사히 나왔겠다. 아내도 회복되었겠다... 패밀리닥터고 Specialist고 다 땡이다... 라고 생각할 수 있겠지만, 아직 아닙니다.
아들내미를 데리고 병원에 나오는데, 무슨 종이를 한 장 줍니다. 그리고 그 종이에는 이렇게 적혀 있습니다.
"퇴원 후 2~3일 안에 반드시 패밀리 닥터 볼 것, 그리고 6-8주일 안에 Specialist를 볼 것..."
그렇습니다. 이제 아를 낳았으니, 아를 책임져야겠죠.
2~3일 안에 패밀리닥터를 보고, 이제는 아기 때문에 새로운 일정이 생깁니다.
아기의 정기검진인데, 주로 아기의 예방접종과 시기를 같이 합니다.
저희 같은 경우에는 3일 후에 1번, 일주일 후, 이주일 후, 4주일 후, 그리고 8주 후... 지금까지 그렇게 약속을 잡았네요.
가면 항상 키와 몸무게 체크하고, 발육상태, 기본적인 검진 등을 하고, 예방접종을 합니다.
이렇게 알아서 챙겨주니 참... 편하긴 합니다.
6-8주일 후 Specialist와의 만남은 아내의 검진입니다. 특별한 문제는 없는 지 확인하고, 이제는 정말 Specialist와는 쫑입니다.
모든 서류와 결과가 다시 패밀리닥터에게 넘겨지고, 이제는 아내도 무슨 일이 생기면 패밀리닥터와 이야기를 해야 되는 거죠...
여하튼 이렇게 캐나다 의료 시스템을 흘러갑니다.
지금까지의 이야기를 다시한번 요약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전반적으로 캐나다의 의료시스템은 기술적으로나, 장비적으로 많이 떨어짐...
그렇지만, 그렇다고 허투루 챙기지는 않고, 확실하게 챙겨줌...
또 하나... 과잉진료가 없음... 감기 같은 것도 우리나라는 주사 한방이지만, 여기는 나을 때까지 열심히 콧물 닦으라고 함...
이상 캐나다 의료 시스템 실제 이야기... 끄~읏
출처 | 나으 블로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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