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금전에 페북에서 본 이야기가 내가 경험했던 일이랑 비슷해서 글 함 적어본다 매우 기니까 존나 할거 없을때 함 읽어봐라
내가 경기도 양평에서 군복무할때 일인데 20사단 공병대대 통신병이었지 부대특성상 훈련나갈때를 제외하고는 거의 대민지원위주의 작업을 많이 했었어
아무래도 위치가 위치인만큼 눈도 참 많이 내렸고 겨울에는 제설작업을 거의 매일 하는 수준이었음
우리 부대에서 자주 나가는 동네는 용문산(꽃보다남자 촬영도 한곳임 구혜선실물 시발존예 ㄷㄷㄷ)근처였는데 산이 옆이라 눈사태 대비하는 작업 많이함
덕분에 마을주민 사람들이랑도 많이 친해졌는데 그중에나 특히 친했던건 경린이라고 귀여운 여자꼬마애였음
부모님은 사고로 돌아가셔서 안계시고 할아버지랑 사는 애였는데 밝고 순수하고 붙임성 좋은 아이라 우리 부대에선 인기가 쩔어줬는데 내가 애들한테는 먹어주는 외모라서 날 잘 따랐다
할아버지는 말을 교배시키고 사육하는 그런 종류의 일을 하시는 분이었고 경린이에겐 같은 날에 태어난 쌍둥이같은 은희라는 말 한마리가 있었거든
특이하게도 그 말은 털색깔이 순백색인 중국에선 현마라 불리고 우리나라 식으론 "설마"라고 불리는 희귀종인 말이었음
경린이 부모님은 그 말에게 이름을 지어주고 경린이와 함께 키웠는데 그래서인지 그 둘은 마치 자매인냥 언제나 함께였는데 워낙에 희귀한 종이라 이곳저곳에서 엄청난 대가를 지불할테니 팔라고 했는데 할아버지는 경린이를 위해서 모두 거절하셨다고 했어
문제는 그 동네에 채기현이라는 개쓰레기 새끼가 있었는데 원래 김천에서 잘 나가는 건달이었다가 파벌싸움에서 밀려서 그 동네쪽에 피신해 있었던 거였음
근데 이 쌍놈의 새끼가 곱게 있다가 쳐내려가면 될것을.. 은희가 비싼말이란걸 알고나서는 할아버지한테 은희를 넘기라고 협박도 하고 폭력도 행사하고 그랬던겨
경찰에 신고해도 크게 상해를 입힌것도 아니라서 경고나 합의금 주는선에서 계속 풀려나고 해서 너무 힘들었던 할아버지가 우리 중대장한테 부탁을 했던거지 그동안 정도 많이 들었고 사람좋은 할아버지 부탁이시니 당연히 부대에서도 다들 자원해서 교대로 경린이 집에 순찰을 돌기로 했음
지가 아무리 잘나가도 실탄 장전된 소총에 군기 빡들어있는 군인들한테 시비걸겠나? 그렇게 한동안은 아무일없이 조용히 지나갔어 그러다 결국 사고가 터지게됨..
그 채기현 씹새끼가 학교서 돌아오던 경린이를 납치해서 할아버질 협박하려 했던건데 다행이었던건.. 집근처에 있던 은희가 달려가서 그 씹놈을 발로 찍어버렸다는 거였고 불행이었던건.. 화가 난 그 씹놈이 차로 은희를 치어버렸던 거였음
우리가 순찰하던 애들한테 무전받고 달려갔을때에는 수십번이나 차에 치이고 깔려서 뼈가 피부를 찢고 튀어나오고 내장이 으그러져 뭔지도 모를 모습의 은희와 그 옆에서 온몸에 튄 피를 닦지도 않고 촛점이 풀린채 멍하니 은희의 살점을 쳐다보고 있는 경린이밖에 볼수없었지
우리 부대는 몇날며칠을 수색했지만 그새끼를 찾을수가 없었어.. 별수없이 수색을 중단하고 한달이 지났고.. 그 한달동안 경린이는 제대로 먹지고 자지도 못해서 거의 뼈만 남아있을 정도로 야위었지
그러던 어느날 눈이 정말 미친듯이 내리던 날이었어 2007년 12월 3일 뉴스에도 나온 폭설이 내리던 그날.. 새벽에 나랑 후임은 용문산 산사태를 대비해 쌓은 포대들이 무너졌다는 무전을 받고 사전답사를 위해 부대인원들 보다 먼저 그곳으로 향했어
눈발이 너무 거세서 한치 앞도 보이지 않는 산길을 달랑 후레쉬 하나 들고 오르던 우리 눈에 뭔가가 확 지나쳤는데 옆에 있던 후임이 갑자기 소리쳤어 그 새끼라고 채기현 그 죽일 새끼라고!!
평소 경린이를 자기 동생처럼 여기던 후임녀석은 번개같은 스피드로 그놈을 쫓아갔고 나 역시 부대에 무전을 날려놓고 미친듯이 산길을 타고 올라갔지 얼마나 올라갔을까..
길을 잃었는지 후임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고 거센 눈길때문에 무전도 터지지 않았는데 무작정 산길을 타고 올라가던 내귀에 어디선가 가죽북 터지는 소리가 들렸어
그 소리를 쫓아 올라갔는데 거기에 얼이 빠진듯한 표정의 후임이 서있었다 뭐냐고 물어봐도 정신 못차리던 후임의 손끝이 서서히 한쪽으로 향했고 시선을 옮긴 내 눈앞엔 믿을수 없는 광경이 펼쳐지고 있었지...
그곳엔 순백색의 털을 휘날리고 있는 폭풍처럼 휘몰아치는 눈발과 어우러져 정말 "설마"라는 말이 어울리는 그 말.. 은희가 발굽으로 채기현으로 추정되는 인간의 머리를 거칠게 내려찍고 있었어
그 옆에는 은희가 죽던때와 같이 온몸에 튄 피를 닦을 생각도 하지않는.. 하지만 그때완 달리 소름끼칠듯한 광소를 지르고 있는 경린이가 서있었다..
얼마나 지났을까.. 미친듯이 웃고있던 경린이가 어느순간 우리에게로 다가왔어 나는 경린이를 끌어안고 어떻게 된일이냐 물었지 저건 대체 뭐냐고.. 뭐길래.. 저렇게 사람을 죽일수가 있는거냐고...
경린이를 가볍게 씨익 웃고는 "히히. 아저씬 그것도 몰라?" 하고는.. 내 귓가에 대고 속삭였다 난 8년이 지난 지금도 그 말을 잊지못한다 경린이가 나에게 했던 그 말은......
PS: 페북에서 당한게.. 너무 억울해서 나도 적어봤다.. 하지만 내 글 솜씨가 많이 후달리는군 그래도 너희들의 귀중한 시간을 날려버렸다는거에 위안을 삼는다 댓글에 내가 페북에서 본거 올려놓을테니 그거 보면서 화풀어 나도 당한거야 미안해 그래도 내가 다들 사랑하는거 알지? 잘자구 출근들 잘행ㅋㅋㅋㅋ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