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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철수 원장은 정말 애매한 스탠스를 취하고 있다. 안 원장이 정치권에 발을 살짝 내민 계기가 된 서울시 시장 선거가 있을 당시에도 안 원장은 간만 본 뒤 박원순을 밀어주며 빠졌다. 이를 두고 전문가라는 사람들은 대권을 위한 포석이라는 해석을 즐겨했다. 뭐 언론은 안 원장의 생각이 어떻든 꿈모다 해몽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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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하튼 그 이후로도 안철수 원장은 대중에 가끔 모습을 비췄다. 무릎팍 도사 출연이 긍정적인 이미지를 만드는데 가장 큰 영향을 줬고 대선이 다가오자 좋은 말을 다 모아 놓은 듯한 '안철수의 생각'이라는 책을 썼다. 또 책을 출간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힐링캠프에 등장해 책 내용을 바탕으로 안 원장이 그리는 이상향을 제시했다. 끝끝내 대권출마 여부는 확실히 하지 않았다. '국민의 뜻에 따르겠다'는 좋은말의 끝판 대장격 표현만 남겼다.
그 이후 언론과의 접촉을 최대한 피하면서도 정치적 발언을 가끔 하고 있다. 이것은 말마따나 출마를 하는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안하는 것도 아닌 정말 애매한 상황이다. 아마 안철수 원장은 앞으로도 떡밥을 계속 던질 듯하다. 앞으로 출마 압박도 점점 더 심해질 것이다. '검증'이라는 이름으로 여당과 주류언론의 안철수 때리기는 계속 될 것이다. 하지만 검증을 할수록 박근혜 후보 측은 더 큰 역풍을 맞고 있다. 이것은 공천뇌물 사태를 논외로 하더라도 '똥 묻은 개가 겨 묻은 개' 욕하는 꼴을 벗어날 수가 없기 때문. 이 분위기가 이어진다면 안 원장 혼자서 박 후보를 압도하는 지지율을 가질 수도 있을 것이다.
한편 문재인은 문재인대로 대선행보를 걸으면서 야당의 경선에서 승리하여 야당의 유일한 대선후보자 될 가능성이 높다. 손학규가 민주통합당 내에서 아무리 탄탄한 조직력을 가지고 있어 경선이 박빙이 된다 해도 대선에선 국민들의 안정적인 지지를 받을 인물은 문재인이기 때문이다. 한나라당에서 대통령 못해먹을 것 같아 민주당을 넘어왔다는 일명 손학새에 대한 일반 국민들의 이미지는 치명적이다. 민주당 지지자 중에서도 손학규의 과거를 아는 이들은 이권이 개입 된 자가 아니라면 결코 곱게 볼 수 없을 것이다.
이렇게 안철수와 문재인은 야권의 라이벌 관계가 되어 지지율을 나눠먹으며 대선을 점점 달아오르게 만들고, 둘의 지지율을 합치면 박근혜의 지지율을 압도하는 형태가 되어야 할 것이다.
새누리당과 민주통합당 경선이 끝나면 대선이 임박해지는데 이때 안철수 원장은 대선출마를 하지 않은 채 지금처럼 계속 버틸 수도, 그게 아니면 출마압박에 못 이겨 출마선언을 했을 수도 있다. 하지만 출마선언을 해도 지지선언을 하는 것에는 문제가 없다. 정몽준도 투표일 몇일 안 남기고 노무현에 대한 지지선언을 한 전례가 있는 것처럼.
대선을 후끈 달아오르게 만들다가 때가 되었다 싶을 때, 문재인 안철수가 지지율을 나눠먹어서 박근혜에게 지는 것아닌가 하는 국민의 우려가 커졌을 때 안 원장은 문재인에게 대대적인 지지선언을 할 것으로 예상된다. 박원순 때보다 더 드라마틱하고 구체적으로 해야 할 것이다. 최대한 안정적으로 정권교체를 이루기 위해서다. 이는 정의로움을 말하고 상식이 통하는 나라를 원하는 중도좌파와 중도우파를 아우르는 지지층을 문재인이 대부분 흡수할 수 있도록 안철수가적극적으로 나서는 것이다. 이 시나리오대로라면 현재 안철수의 이도저도 아닌 애매한 스탠스가 설명된다.
이렇게 생각하는 이유는 안철수는 아무리 뜯어보아도 대통령이 되고자하는 권력의지가 없는 것 같기 때문이다. 국민의 열망에 못 이겨 등 떠밀려 대통령이 된 다라... 그것도 참 이상한 모양새다.
그리고 안철수가 처음 정치를 들여다본 동기를 상기해보면 안철수는 지금까지 대통령과는 거리가 멀었다. 안철수의 소명은 대통령이 되는 것이 아니라 당시 한나라당, 그리고 현 새누리당이 집권하지 못하게 막는 것이다.
그가 처음 한 공식적인 발언도 “'한나라당이 집권하게 두면 이거 정말 큰일 나겠구나' 라는 생각이 나서 나서게 됐다”며 노골적으로 반한나라당 정서를 드러냈다. 항상 애매함을 달리는 안 원장이지만 그 당시 자기 입으로 분명하게 그렇게 말했다.
이후 안 원장은 국민의 자신을 향한 전폭적인 지지를 박원순에게 밀어주며 박원순이 나경원을 누르고 서울시장이 되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안철수가 지지 선언을 하기 전 박원순의 지지율은 5%도 안됐다. 그런데 당시 그렇게 극적인 드라마는커녕 짧은 편지 하나 읽고 끝나서 싱겁게 느껴지기까지 한 그 지지선언 하나로 안철수 지지율이 고스란히 박원순에 게 갔다. 그 만큼 안철수 현상은 엄청나다.
안철수가 권력의지가 없다고 했지만 물론 문재인도 권력의지가 많지 않다. 하지만 '안철수의 생각'의 문재인 버전인 '문재인의 운명'을 읽어보면 그가 노무현 전 대통령이 서거하신 후 다시 발을 들이지 않으려 했던 정치에 다시 발을 들이고 대권까지 나서면서 생각이 많이 바뀐 것을 보여준다. 이제는 약하긴 하지만 권력의지를 보여주고 있다. 참여정부 때의 실수를 되풀이 하지 않으려는 모습도 보여주고 있다. 이는 노무현의 전철을 밟다간 큰 일나는 것을 두 눈으로 목격했기 때문일 것이다. 또 순진하게 굴다간 당한다는 것도 깨달았다. 친일수구기득권에 대한 독기도 어느 정도 품은 것 같다. 참여정부와 공과 과를 얼마나 잘 받아들이느냐가 문재인이 앞으로 풀어야할 숙제다.
결론을 내보면 안철수 원장이 책을 쓰고 자신의 이상을 보여주면서 대선에 출마할 듯 말 듯, 그러면서 국민에게 희망고문을 하는 것은 자신의 소명은 나라를 최악으로 치닫게 만드는 현 새누리당 정권이 다시 정권을 잡지 못하게 하는것이라고 생각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그래서 마치 대선행보인 것 같은 착각을 일으킨다.
어쩌면 이는 대선흥행과 극적인 드라마를 위한 다분히 의도적인 연출일지도 모른다. 안 원장의 소명은 독재자의 딸 박근혜가 대통령이 되는 일은 막아보자는 것이기 때문에, 그리고 이것은 꼭 안 원장 자신이 대통령이 되지 않더라도 이룰 수 있다. 게다가 정치 경험과 국정경험을 가지고 있는 반듯한 인물이 떡하니 나와 있다. '박원순'과 비교해도 밀리지 않는 '문재인' 정도면 '안철수'가 믿을 수 있는 인물이지 않을까?
가만히 보면 안철수와 문제인 두 사람은 비슷한 점이 많다. 먼저 인상부터 순하고 자상하고 반듯하다. 정치적 철학도 크게 다르지 않다. 경제정책을 바라보는 시각도 큰 차이를 찾기 힘들다. 우리나라 특유의 진보보수 구분을 떠나서 보았을 때 문재인 안철수 둘다 합리적인 중도보수라 볼 수 있다. 둘 다 지독한 원칙주의자에 정의로운 사회, 그리고 복지국가를 말한다. 물론 세부적으로 뜯어보면 정도의 차이는 조금씩 있을 것이다.
물론 문재인은 안철수보다 비토세력이 많다는 것이 약점이다. 그리고 노무현의 유지를 받은 이상 박정희의 망령 vs 노무현의 망령으로 구도가 짜여 져 안철수보다 문재인의 지지율이 낮을 요소가 많은 것 또한 사실이다. 하지만 안철수가 아주 파격적인 지지를 한다면 이 구도를 깰 수 있다. 안철수 돌풍은 그 정도로 강력하기 때문이다.
가장 이상적인 시나리오는 안철수가 문재인을 밀어준 뒤 문재인 정권에 직접적인 참여를 하여 정치경험을 쌓은 뒤 차기 대권에 안철수가 나오는 것이라 본다.
이번 대선에서 안철수가 대통령이 되면 국민들은 당장 기분이 좋을지 모르지만 안철수는 일단 정치적 기반도 탄탄하지 못할뿐더러 무엇보다도 우리나라의 상식이 통하지 않는 정치현실에 비추어보았을 때 안철수가 노무현보다 더 망가졌으면 망가지지 덜 망가지긴 힘들 것이다. 이에 국민들은 또 실망을 하고 또 등을 돌리고 또 죽게 내버려 둘 것이다. 노무현 때처럼...
결국 '안철수도 죽고 나면 또 지켜주지 못해 미안해'라며 뒤 늦게 눈물을 짤 것이 뻔하다. 그래서 개인적으로 우리나라처럼 악취가 진동하는 정치에 뛰어들기 전에 준비운동과 적응기간은 필수라고 생각한다. 똥통에 한 번에 풍덩 빠지면 똥독 올라 죽어버리지만 발부터 조금씩 담궈보며 얼마나 더러운 것인지 확인하고 또 대비를 하면서 들어가면 더러워질지언정 죽진 않는다.
나의 바람은 이번에 안철수가 문재인을 밀어주며 구체적으로 지지선언을 하는 것이다. 이를테면 "안철수는 문재인을 정치적 지향점이 같고, 문재인은 내가 믿을 수 있는 인물이다 등의 이유로 적극 지지한다"고 말을 할 수도 있고, 안철수가 좋아하는 방식인 '안철수가 문재인을 지지하는 이유' 등의 이름으로 책을 낼 수도 있을 것이다.
또 문재인 선거캠프에 참여하여 지지유세를 할 수도 있을 것이다. 이것은 정말 파격적인 영향을 줄 것이고 박근혜를 압도할 수 있는 지지율을 보장해 주는 방법이 될 것이다. 또 문재인 정권이 창출되면 총리를 하던 정보통신부 장관을 하던 그게 아니더라도 정부부처 주요 요직을 맡아 직접 참여를 하면 이상적이다. 물론 박원순 때처럼 다시 재야로 돌아갈 수도 있지만 차기 대권을 생각한다면 참여하는 것이야 말로 가장 이상적인 시나리오다.
개인적으로 안철수는 독재자의 딸 박근혜의 당선을 막기 위해서 자신을 장기말로 쓸 것을 자처한 것으로 보인다. 의도적으로 지지율을 높이려는 모습을 보이고 있어 마치 대권행보로 보이지만 최종목표는 다를 수 있는 것이다.
그것은 안철수가 정치에 참여하게 됐던 최초의 동기를 보면 나온다. 안철수의 진짜 생각은 '대통령' 이 아니라 '반새누리당'이라는 것을... 앞으로 어떻게 될지는 지켜보면 알수 있지 않을까...
힐링큼패 '안철수'편 방영 직후 8월5일 쓰여진 글
http://www.cyworld.com/mindols7/390166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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