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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 많은 분들이 이미 보셨을 줄로 압니다. 그리고 '나는 꼼수다'를 즐겨 들으셨던 분들은 이미 4년 전 쯤에 시사인의 기사로도, 그리고 나꼼수에서 다뤘던 에피소드로도 들으셨을 줄 압니다. 그리고 이 에피소드는 이미 그 전말을 어느정도 사전 지식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보는 내내 소름이 쫙쫙 끼쳤습니다. 대한민국에서 권력을 갖고 있으려면 저렇게 잔인해야 하는 건가? 하는 생각도 다시 들었고.
주진우 기자가 김어준의 뉴스공장에 나와 "그 분 옆에서는 참 많이 죽습니다." 라고 했던 것이나, 혹은 유시민 전 장관이 "박근혜 씨가 당선되면 많은 사람들이 죽을 것"이라고 말했던 것들이 떠오릅니다. 그리고 박근혜 정권이 들어서기 전부터, 이미 '죽음'들은 있어왔던 겁니다. 권력을 갖고 오기 위해, 저들은 걸림돌이 될 사람들은 그게 친척이라도 차라리 없애 버리는 쪽을 택한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 정도입니다. 마치 과거 왕조시대에 그랬던 것처럼.
누군가가 박근혜의 5촌 조카이며 어깨이고, 육영재단에서 박근령을 쫓아내고 박근혜가 이사장이 될 때 폭력을 휘둘렀던 박용철씨를 죽였습니다. 경찰과 검찰은 범인이 박용철씨가 죽던 날 함께 술을 먹었던 또다른 조카 박용수씨라고 범인을 지목했습니다. 그러나 박용철씨를 죽이기에 그는 너무 왜소했고 또 평소 그와 관계가 돈독했다고 합니다.
'그것이 알고 싶다'는 누군가가 살인을 교사했고, 심지어는 그 살인을 실행했던 진짜 인물이 살해당했을지도 모른다는 의구심을 제기하도록 만듭니다. 그리고 그 살인교사범으로 정확하게 누구라고 지정하고 있지 않으나, 그것은 사건 당시 대선 경선에 올인하고 있던 박근혜 측의 측근들일 가능성이 높다는 것을 암시하고 있습니다.
사건의 개요야 워낙 널리 퍼져 있고, 또 이에 대해 잘 정리해 놓은 분들이 많으실 겁니다. 그러나, 이 사건이 수면으로 떠올라 이렇게 지상파 TV에까지 소개돼 의혹을 전 국민에게 알릴 수 있게 된 것은 결국 촛불의 힘입니다. 이 사건을 추적하면서 살해 협박도 많이 받았다고 하는 시사인의 주진우 기자는 페이스북의 글을 통해 세상이 달라졌다는 것을 실감했다고 합니다. 박근혜의 기사회생에 카운터 블로우가 될 수도 있을 이번의 '그것이 알고싶다'는 계속해서 이 정권의 치부가 될 것들을 발굴해 터뜨리고 있습니다.
결국 이 유혈이 낭자한 스토리의 중심엔 '돈'이 있습니다. 육영재단의 천문학적 자산가치가 쌓인 건, 결국 그 뿌리를 찾아들어가면 박정희의 치부 그 자체입니다. 그리고 육영재단의 운영에 깊숙히 관여하며 오늘날의 박근혜의 인성을 형성한 것이 최태민입니다. 박정희의 적폐가 그 자녀들의 재산 분쟁이 되고, 결국 왜인지도 모르게 저렇게 많은 사람들이 주위에서 죽어나갔음에도 불구하고, 박근혜는 대통령이 됐습니다. 그리고 이 나라도 사경을 헤매게 됐습니다. 그리고 그것을 국민들이 촛불로 다시 살려낸 셈입니다.
우리가 민주공화국의 시민이라면, 저런 의혹들도 남김없이 꺼내어 다시 들여다보는 것이 마땅한 상식이 되는 나라를 만들어야 할 거라는 생각을 해 봤습니다. 권력이 비호하고 감추려는 것들이 다 정의의 빛 아래서 낱낱이, 남김없이 진실이 드러날 수 있는 그런 세상을 만드는 것, 그것이 촛불을 든 우리에게 주어진 임무일 것입니다.
시애틀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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