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김기훈 기자 = 록밴드 시나위의 기타리스트 신대철(49)이 친박 단체가 가요 '아름다운 강산'을 시위에 활용하는데 대해 불쾌감을 드러냈다.
신대철은 지난 17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TV를 보다 친박 단체들이 집회에서 '아름다운 강산'을 부르는 모습에 어이가 없었다"는 글을 올렸다.
'아름다운 강산'은 신대철의 아버지이자 한국 록의 대부인 신중현(78)이 만든 곡이다.
'박근혜를 사랑하는 모임'(박사모) 등 친박 보수단체들은 도심 곳곳에서 집회를 벌이며 대형 스피커를 통해 이 노래를 틀었다.
신대철은 페이스북에서 '아름다운 강산'이 나오게 된 배경을 소개했다.
신대철에 따르면 신중현은 박정희 대통령 집권 시절 "각하의 노래를 만들라"는 청와대의 요구를 거절했다. 이후 신중현이 만든 '거짓말'과 '미인' 등은 금지곡으로 지정됐고, '불온 가수'라는 딱지마저 붙었다.
이후 신중현은 자신의 밴드 '신중현과 엽전들'의 2집 앨범에 '아름다운 강산'을 수록했다.
신대철은 "이 곡은 권력자를 찬양하는 노래는 만들 수 없지만 아름다운 우리 대한민국을 찬양하는 노래는 만들 수 있다는 의지의 표현이었다"며 "서슬 퍼런 독재권력자 박정희의 강권을 거부하고 우리나라를 하나로 아우르는 노래를 만들었지만, 이 곡 역시 금지곡이 되었다"고 설명했다.
신대철은 박사모 등 보수단체가 이 노래를 이용하는 것에 "참으로 어이가 없다"며 "촛불집회 집행부는 나를 섭외하라. 내가 제대로 된 버전으로 연주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