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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도현 시인이 다시 시를 쓰겠다고 합니다안도현 시인은 “박근혜가 대통령인 나라에서는 시를 단 한 편도 쓰지 않고 발표하지 않겠다”고 했습니다. 실제로 지난 사년 간 그는 시를 단 한편도 발표하지 않았습니다.
“민주주의를 유린하고 그 가치를 눈속임하는 일들이 매일 터져나오고 있다. (...) 현실을 타개해 나갈 능력이 없는 시, 나 하나도 감동시키지 못하는 시를 오래 붙들고 앉아 있는 것이 괴롭다. 불의가 횡행하는 참담한 시절에는 쓰지 않는 행위도 현실에 참여하는 행위가 될 수 있을 것이다.”
---안도현산문집 『그런 일』 중에서
대한민국에서 누구보다도 사랑받는 시인. 누구보다도 시를 잘 쓰는 시인인 그가 지난 사년간 시를 쓰지 않으면서 지내는 동안 얼마나 힘들었을까요.
시인이 쓰지 않는 행위를 통해서 현실에 참여하는 이 행위는 무언의 저항입니다. 절필이라는 긴 침묵시위입니다. 영점 맞을 줄 알면서 일부러 백지를 내고 시험장을 나오는 행위와 같습니다. 아니 비유보다 현실이 더 처절히 고통스러웠을 것입니다. 쓰고자 하는 욕망이 치받아 올라오는 때가 왜 없었겠습니까. 세월호에서 아이들이 죽어갈 때 어떻게 시를 쓰지 않고 견딜 수 있었을까요. 그런 순간에도 시를 쓰지 않고 버틴다는 건 고문 받는 것과 다름없는 시간이었을 것입니다.
그는 “펜을 다시 들고 시를 쓰고 또 쓸 것이다. 원고청탁서가 오면 나는 마구 심장이 두근거릴 것 같다. 참 좋다”고 했습니다.
“대한민국민주주의가 새롭고 신비로운 불꽃을 쏘아 올린 것이다. 눈물이 날 정도로 환한 불꽃이다. (...) 탄핵을 넘어 이제 새로운 국가를 건설하는 꿈을 꿔야한다. 정직하고 공정한 사람이 대접받는 사회, 갑이 을을 짓누르지 않는 정의로운 나라, 반목과 불신을 화해와 평화로 바꾸는 세상을 만들어야 한다. 각자 신발끈을 고쳐 맬 때다. 이마에 닿는 찬바람을 두려워해서는 안 된다.”고 소회를 밝혔습니다.
부디 불꽃같은 시를 쓰기 바랍니다. 눈물이 날 정도의 불꽃같은 시를 쓰기 바랍니다. 자신을 감동시키고 세상을 감동시키는 시를 쓰기 바랍니다. 이 불의하고 부정하고 부패한 현실을 타개해 나갈 시, 길 없는 곳에 길을 일러주는 시를 쓰기 바랍니다. 아니 “어제는 사람 때문에 울고 오늘은 사람도 아닌 것들 때문에 책상을 치는”시를 쓰기 바랍니다. “마곡사 가는 길 단풍이 하룻밤만 같이 살자고 붙잡으면 뿌리치고 오느라 서러워” 하는 시, 아니 하룻밤 같이 살다 오는 시를 쓰기 바랍니다. “나뭇잎을 가만히 내려놓는 나무의 오래된 습관의 힘”에 대한 시, 가장 자유로운 시, 가장 분방한 시, 가장 뜨거운 시를 쓰기 바랍니다.
나도 심장을 두근거리며 그 시를 읽을 것입니다.
출처 | https://www.facebook.com/djhpoem/posts/967382480071753?pnref=story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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