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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게시물ID : panic_81393
    작성자 : 천왕동하루키
    추천 : 12
    조회수 : 829
    IP : 210.205.***.105
    댓글 : 4개
    등록시간 : 2015/07/05 12:12:08
    http://todayhumor.com/?panic_81393 모바일
    [미스터리 소설] 바크셔 호수의 괴물 -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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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줄거리 : 아일랜드에 위치한 바크셔라는 평화로운 동네에서 사람들이 잇따라 실종되거나 의문사하는 사건들이 연이어 발생한다. 여기에는 바크셔를 상징하는 가문인 메릴랜드도 얽혀 있었다. 쇠락한 명문가인 메릴랜드의 마지막 후손인 메릴랜드 부인이 사망한 것이다. 이후 부인이 아껴온 그의 아들(제임스)과 딸(데일리)은 이 사건을 파헤치고 그녀의 원수를 갚을 것을 천명한다.
    촌장인 로럼스는 괴물의 정체와 그 발표를 두고 장로단과 심각한 갈등을 빚는다. 장로단을 교묘히 거스르고 마을 사람들을 도우려는 로럼스에게 그의 동생인 데이비슨이 접근한다. 데이비슨은 자신이 부리는 폭력 단체인 '와일드' 단원들을 데리고 사람들의 눈을 속이는 거대한 연극을 도모하는데, 그 와중에 진짜 괴물이 나타나 데이비슨의 연극에 동원된 소년들이 모두 사망한다. 분노한 데이비슨은 괴물의 자취를 쫓아 숲으로 사라져 그대로 실종된다.
    이상한 예감이 들어 로럼스와 그의 아내는 숲을 찾아온다. 이후 괴물의 습격을 받아 로럼스의 아내는 죽고 만다. 로럼스도 위기에 빠진 그 순간, 빈스를 포함한 와일드 단원들의 도움을 받아 구사일생으로 살아난다. 이렇게 도망치던 중 이들은 괴물 새끼들을 맞닥뜨리고 결국 많은 동료들이 희생된 끝에 빈스와 로럼스만 가까스로 숲에서 빠져 나오게 된다. 그리고 빈스는 제임스에게 도움을 청한다.
    연락을 받고 바크셔로 온 제임스와 데일리에게 로라는 정부로부터 전해진 자신들의 임무와 계획을 말해준다. 로럼스마저 죽은 상황, 이제 제임스와 데일리를 포함한 사람들은 바크셔 호수의 괴물들에 피의 복수를 시작하게 된다.
     
     
     
     
     
     
     
     
     
     
     
     
     
    19.
     
    둥지가 파괴되고 얼마 간의 시간이 흘렀다. 불행인지 다행인지 바크셔 인근 산 자락에 위치한 유적지는 지하에서 일어난 거대한 폭발에도 불과하고 어떤 피해도 입지 않았다. 하지만 바크셔를 휘몰아치는 폭풍은 다른 방향에서 불어 오기 시작했다. 아이들이 돌아오지 않자 그들의 가족과 친지들이 정부에 대항해 폭동을 일으키기 시작한 것이다. 부모들은 거리에서 절규했다. 정부의 발표를 도저히 믿을 수 없었다.
     
    제임스, 이거 봐.”
    데일리는 여전히 입원 중인 제임스에게 신문 하나를 갖다 주었다. 제임스가 과장스러운 동작으로 몸을 일으켰다. 우려와는 달리 접합한 오른 팔에 어느 정도 감각이 돌아 왔다. 그러나 완전하지는 못 했다. 손가락 두 어개만 간신히 움직일 수 있을 뿐이고 움직일 때마다 겨드랑이 부근에서 심한 통증이 밀려왔다. 제임스는 통증에 인상을 찌푸리면서도 데일리의 도움을 극구 거부해오고 있었다. 그가 떨리는 손으로 신문을 간신히 펼쳐 들었다. 제임스는 경악했다.
    바크셔 인근에서 비행 청소년들 세력 다툼
    신문 기사의 제목은 이렇게 시작했다.
    바크셔 호수 근처의 숲에서 아일랜드 역사를 통틀어서도 찾아보기 힘든 비극이 일어났다. 바크셔 뒷골목을 전전하던 비행 청소년 20명이 그 곳에서 사체로 발견된 것이다. 이들은 그들만의 결속을 다지자는 의미에서 다소 폭력적인 캠핑을 계획했다. 사건 당일 저녁 9시 호수 근처를 지나던 마르뇽 부인(42)은 남자친구와 헤어지고 집에 가는 도중 이들에 붙잡혀 캠핑장으로 끌려 가기도 했다. <그들은 저를 겁탈하려고 했어요> 그녀는 진술했다. <아이들은 저를 때린 뒤 마약을 맞게 해 정신을 잃게 한 뒤 수 차례 구타하기도 했습니다> 이웃 마을의 비행 청소년 단체와의 갈등의 조짐이 보였냐는 기자의 질문에 그녀는 이렇게 답했다. <네 맞아요. 직접 싸우는 장면까지 목격했습니다. 정신을 잃었던 제가 가까스로 정신을 차려 보니 바크셔 소년들과 이웃 아이들이 서로 칼을 잡고 싸우고 있었어요. 얼마나 참혹했는지는 더 말하기 어렵네요. 그들이 서로 뒤엉켜 싸우는 와중에 저는 도망쳤습니다.> 마지막으로 그녀는 바크셔에 괴물이 있다는 인터넷 괴담에 할 말이 있다며 말을 보탰다. <바크셔의 괴물이 사람들을 죽여왔다는 것은 사실이 아니에요. 그들은 저를 폭행하면서 외쳤습니다. “우리가 메릴랜드를 죽였다!” “우리가 브렛을 죽였다!” 진짜 괴물은 사실 사람이라는 짐승의 마음 속에 있었던 것이죠. 차라리 이렇게라도 바크셔의 비극이 밝혀져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어요.> 그녀의 진술을 계기로 그 동안 아일랜드에 떠돌았던 전쟁 지뢰 혹은 괴물 등 말이 많았던 괴상한 소문이 종식될 예정이다. 아일랜드 수사 본부에서는 그녀의 진술과 정황을 토대로 이웃 마을의 폭력 조직원 전체를 어제 저녁 체포했다. 그리고 오늘 오후 이들에 사전 구속 영장을 발부할 예정이다.’
    신문을 읽고 제임스는 구토할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와일드가 벌인 짓과 이 짓거리를 감싸고 보호하려는 이 아일랜드가 역겹기 그지 없었다.
    온통 거짓말이군 그래.”
    데일리도 마찬가지의 비참한 심경으로 잠자코 그를 바라 보았다. 화를 이기지 못한 제임스는 신문을 구겨 내던져 버렸다.
     
    , 봐요. 당신이 벌인 짓을.”
    로라는 폐교의 창문을 통해 밖을 내다보고는 화난 표정으로 책상을 내리쳤다. 빈스는 아무 대꾸도 못 한 채 그녀 앞에 앉아 두 손을 모았다. 이미 밤 12시가 넘은 시간이었지만 분노에 찬 함성은 가라앉지 않고 있었다. 바크셔에 거주하는 남녀 노소 모두 촛불을 들고 나와 거리를 점거하고 시위를 벌이고 있는 와중이었다. 개 중 몇몇은 횃불을 치켜 들고 구호를 외치고 있었다. 고개를 떨군 빈스는 차마 그 행렬을 보지 못 했다. 빈스는 그들 대부분의 이름을 알고 그들 대부분도 빈스의 이름을 안다. 평생 가족처럼 지내왔던 그들이었기 때문에 그들을 배신했다는 생각에 빈스는 가슴이 찢어질 것만 같았다.
    저 행렬이 만에 하나라도 이 쪽으로 들어온다면.”
    로라는 환하게 어둠을 밝히고 있는 불빛들을 보며 중얼거렸다.
    우리는 모두 죽은 목숨이에요.”
    창문에서 눈을 뗀 로라가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당신들도 너무 잔인한 짓을 벌였지만 정부의 발표도 그 못지 않게 잔인하고 엉망진창이었어요. 구속됐던 이웃 마을 폭력 조직배들이 내일 풀려난답니다. 증거 부족으로요. 증거는 바로 지금 내 앞에 앉아 있는데. 마음 같아서는 당신을 들어다가 저 행렬 속으로 내던져 버리고 싶어요. 여기 살인자가 있습니다!’라고요. 아이들이 대체 무슨 죄를 저질렀기에 그런 짓을 벌인거죠?”
    로라가 화난 표정으로 읽고 있던 보고서의 페이지를 휙휙 넘겼다. 창문 밖에서 구호가 들려 왔다. ‘우리가 원하는 것은 진실이다!’ ‘아이들을 돌려내라!’
     
    괴물 녀석들의 둥지를 파괴하고 지난 3일 간, 우리는 아무런 수확도 내지 못 했어요. 바크셔 호수와 주변에 엄청난 수의 정부 요원들이 숨어서 상황을 지켜봤지만 거대한 괴물 녀석은 코빼기도 보이지 않고요. 아마 둥지가 파괴된 것을 알고 숨어버린 것이겠죠. 지금도 여전히 연구가 진행 중일텐데 우린 그 실마리조차 잡지 못하고 있다고요.”
    그녀가 히스테릭하게 보고서를 던져버렸다. 보고서는 빈스 어깨 위를 날아가 바닥에 소리를 내며 떨어졌다. 곰 같은 체격에 거대한 북 소리를 연상케 하는 목소리를 가진 빈스는 이 여자 앞에서 늘 생쥐처럼 작아지는 것을 느꼈다.
    내 마음같아선 정말.”
    로라가 의자를 박차고 일어나 창문 께로 걸어갔다.
    당신 정말 죽여버리고 싶어.”
    구호 소리가 점점 커져갔다. 아이들을 원하는 목소리가, 그리고 진실을 원하는 목소리가.
     
     
    같은 시각, 데일리는 깊은 잠에 빠진 제임스 곁에서 수첩을 꺼내 변호사 업무를 체크하던 중 (그녀는 자신이 근무하는 공동 변호사 사무소에 일주일짜리 휴가를 냈고, 남편 상해로 인해 그 기간을 더 연장받을 수 있었다) 자신의 이름을 부르는 소리에 놀라 고개를 들었다. 간호사 한 명이 허리를 숙이고 그녀를 바라보고 있었다.
    오스틴 부인, 이상한 일이 있어 이렇게 찾아왔어요.”
    그 성으로 저를 부르지 말아달라니까요. 무슨 일인가요?”
    아 네 죄송해요 데일리 씨. 다름이 아니라 한 15분 전에 깊게 모자를 눌러쓴 사람이 데일리 씨와 제임스 씨에게 꼭 전해 달라면서 편지를 한 통 주고 갔어요.”
    간호사가 편지 한 장을 내밀었다. 군데 군데 손 때와 뭔지 모를 갈색 액체로 변색된 더러운 편지 봉투였다.
    그건 피에요.”
    간호사가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갈색으로 쭈글쭈글해진 부분을 가리켰다.
    사실, 저희가 이렇게 편지를 전해 드리는 까닭은 아까 그 분의 신상을 알기 위함도 있어요. 그 분이 나가신 뒤 서 있던 자리를 보니까 피가 많이 떨어져 있더라고요. 아무리 봐도 응급상황인 것 같은데 이미 택시를 타고 멀리 가버린 상황이라 어떤 분인지 모르겠네요. 만약 편지를 읽고 누군지 아신다면 어서 빨리 치료를 받으셔야 할 것 같다고 얘기 좀 전해주세요.”
    간호사가 간 뒤 그녀는 편지 봉투를 뜯었다. 노트를 급하게 찢어낸 듯한 편지지 위에는 수수께끼 같은 몇 가지 단어가 써 있을 뿐이었다.
    천왕동하루키의 꼬릿말입니다
    인생의 목적은 사랑받는 사람이 되는것이 아니라
    자기 자신이 되는거란다

    너에게는 너만이 완성할 수 있는 삶의 목적이 있고
    그것은 네 사랑으로 채워야 할것이지,
    누군가의 사랑으로 채워질 수 있는것이 아니야

    - 무라카미 하루키 작품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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