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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동 성범죄자 이명박은 작은 여관방에서 눈을 떴다.
왠지 모를 ‘특별 외박’ 이라나 뭐라나 하는 걸로, 이명박은 지금 허름한 모텔의 작은 방에서 숙면을 취하다가 일어난 것이다.
다시 사회에서 눈을 뜨는 일이 생길 줄이야.
이명박은 무척 기분이 좋았지만, 한편으론 알쏭달쏭한 느낌도 있었다. 조금 이상하다. 분명 이명박으로 살아온 나 자신이지만, 뭔가 기묘한 이질감이 느껴졌다. 내가 내가 아니게 돼버린 것 같았다.
“뭐, 됐어.”
아무렴 어떠랴. 지금 자신은 사회에 있다. 이 짧은 자유를 만끽하기로 마음먹었다. 그는 곧바로 컴퓨터를 켰다.
띵디리리링 딩 띵 띵 띵 딩~
이게 얼마 만에 들어보는 부팅 음일까? 이명박은 킬킬 거리며 웃었다. 오른편엔 티슈도 있고, 모든 준비는 갖춰졌다.
그는 평소 자신이 즐겨 찾던 야동 사이트에 접속했다. 이 사이트야 말로 한국어로 운영 되는 사이트중 가장 ‘로리물’이 많은 곳이었다. 8세 ~ 11세의 유아들과 성인과의 역겨운 성관계 장면을 녹화하고, 영상으로 게재하는 불법적인 곳이다. 하지만 그 역겨운 장면이, 이명박에겐 세상 그 무엇보다도 아름다운 광경이었다.
그 잊을 수 없는 짜릿한 성적 쾌락을 맛보고 싶었다. 하지만 화면 가득히 나온 것은
“뭐야 이건 씨발.”
당황스러운 시퍼런 화면이 그를 맞이했다.
“설마...”
그가 아는 다섯 군데의 사이트를 모두 가보았지만, 매한가지였다. 모두 저 경고 사이트가 뜰 뿐인 것이었다.
“뭐야 씨발! 야동도 못 보냐?”
참으로 기가 차고 어처구니가 없었다. 아니 국개의원이라는 개새끼들은 여자들 열댓 명씩 불러모아 놓고 여기저기 구멍마다 쑤셔 박으며 노는 주재에, 서민들은 야동보고 딸치는 것조차 제제한단 말인가?
하긴, 여자 강간한 새끼가 징역3년, 망가 번역한 새끼가 징역5년인 세상이다. 어차피 권력이 전부인 이 나라에서 충분히 일어날 수 있는 일이다.
‘병신 같은 국민새끼들, 그러니까 나라는 그 국민에 어울리는 정부를 가진다는 소리가 있는 거다.’
그 자신도 선거철만 되면 아무생각 없이 1번을 누른 주제에, 참 가당치도 않은 욕설이었다.
그는 이제 필사적이 되어서 모니터를 뚫어지게 바라보며 키보드를 치기 시작했다. 구글, 네이버, 다음... 아는 포탈사이트를 전부 동원해 야동 사이트를 찾았다. 하지만 결국 아무것도 찾지 못하자, 그는 책상을 주먹으로 내치며 소리를 질렀다.
“야 시발 개잡년의 새끼들아!”
그의 주머니에는 어느정도의 돈이 들어 있었다.
이 돈으로 창녀를 사서 잘까 생각도 해보았지만, 그는 고개를 흔들었다. 어째서인지 모르겠지만, 그는 확고하게 해야 할 두 가지 기억을 가지고 있었다.
1. 외박 나온 동안 여성과 성관계를 가지지 않는다.
2. 외박 나온 두 번째 날인 10월 11일에, 삼성 코엑스 b - 11 번 구역에서 빨간 옷을 입은 여자아이에게 장미꽃 한 송이를 선물한다.
왜 그런 기억을 가지고 단단히 각오했는지는 떠오르지 않는다. 하지만 반드시, 무슨 일이 있어도 지켜야겠다고 마음먹은 것만은 이해하고 있었다. 아마, 다시는 죄를 짓지 말자고 다짐하면서 결심한 사항이었으리라.
그래서 그 두 기억을 지키기 위해 그는 한계까지 달한 욕구불만 상태인데도, 끝내 창녀를 부르거나 하진 않았다. 열심히 인터넷을 뒤졌을 뿐이다. 배가 고프면 편의점에서 술과 안주를 사와 퍼부으며 검색했다. 결국 아동의 누드 사진을 보는 것까진 해냈지만, ‘영상물’을 끝내 못 찾은 것은 그의 불운 이었다.
다음날,
15시간을 인터넷 검색으로 쏟아 붙고 술까지 마셔 비몽사몽한 상태인 이명박은, 그래도 자신의 두 번째 목적.
‘외박 나온 두 번째 날인 10월 11일에, 삼성 코엑스 b - 11 번 구역에서 빨간 옷을 입은 여자아이에게 장미꽃 한송이를 선물할 것’
을 지키기 위해, 코엑스로 나섰다. 왜 자신은 이런 쓸데없는 스스로와의 약속을 한 것인지 생각해봐도, 아무런 기억이 안 난다. 하지만 이렇게 까지 각오했는데, 안하면 그 찝찝함은 이루 말할 수 없을 터다. 결국 그는 장미꽃을 사서, 약속 장소에서 기다렸다.
잠시 후, 웬 검은 정장을 입은 다섯 명의 남자들을 거느린 붉은 옷의 여자아이가 등장했다.
어디 갑부집 딸인가? 왜 저런 귀한 집 아이와 약속을 하게 되었을까? 스스로가 사뭇 이해가 가지 않는다. 하지만 그 의아함은 그 아이의 아름다운 모습을 보며 이내 사라지게 되었다. 확실히 배운 집안의 아이여서 그런지 몰라도, 손짓하나, 행동하나, 심지어 슬며시 웃는 그 미소에서 조차 우아함이 묻어났다.
기품이 사람을 만든다는 말은 이런 것일까? 이명박은 그 아이를 보며 쿵쾅거리는 심장을 주체할 수 없었다. 결코 술을 한잔 걸쳐서가 아니다. 그 빼어난 아름다움은, 그가 태어나 봐왔던 어떤 아이보다도 훌륭했다.
“안녕하세요?”
아, 이 매끄러운 목소리란! 실로 경탄스러울 지경이다. 이리도 완벽할 줄이야. 이 귀여운 새가 격정에 못 이겨 지저귀는 신음소리는 얼마나 또 간드러질까?
"으, 응 아저씨가 약속한 장미꽃을 가지고 왔단다. 자, 이쪽으로 올래? 저기에 경치가 좋은 곳이 있어.“
소녀는 고개를 갸웃거렸다. 그리고 그녀의 주변에 선 검은 정장의 남자들의 인상은 험악하게 굳어갔다. 왜들 그럴까? 아직 그는 아무 짓도 소녀에게 한 적이 없는데 말이다.
“괜찮아요. 이분은 사실 우리 엄마니까요.”
소녀는 경비원들에게 그렇게 말했다. 엄마? 왜 그를 엄마라고 생각할까? 착각이라기엔 이상하다. 뭐 상관없겠지. 앞으로 조금 실수를 해도, 소녀는 자신을 엄마로 믿기 때문에 용서해줄 것 같았다. 그러면 좋겠다. 그는 소녀의 손을 잡고 이끌었다. 처음엔 코엑스를 함께 구경할 것이다. 그리고 틈을 봐서, 저 경비들을 따돌리면, 그녀를 자신만의 공간으로 안내할 것이다.
그 만이 알고 있는 어두운 지하실의 한편으로 말이다.
소녀와 놀며 되도록 해맑은 표정으로 그녀를 안심시키려고 했지만, 이명박은 자꾸만 그녀의 손가락, 귓구멍, 엉덩이, 하복부로 눈이 가는 것을 참기 힘들었다.
‘그래서 였구나. 내가 이런 약속을 한건.‘
이명학은 기억나지 않는 과거의 자신이 대견스러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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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가부 장관 이미숙은 여전히 기분 좋게 아침을 맞았다. 오늘은 에르메스의 가방 신상이 나오는 날이다. 이 날만을 몇 주나 기다려 왔던가. 기품 있는 자신과 어울리는 정도의 우아한 가방은 꼭 발매한 그 당일에 손에 넣어야만 직성이 풀린다.
“예약은 했고.. 자, 사러 가볼까?”
기지개를 펴고, 핸드폰을 손에 쥐었다. 순간 이미숙의 고개가 흔들렸다.
부재중 통화 41건.
진동으로 해놔서 못들은 걸까? 어째서 이런 많은 전화가 온 건지 생각해본다. 불길함이 전해졌기에, 일단 숨을 크게 들이마셨다. 창문을 열고 맑은 공기를 - 마시려던 순간 급히 창문을 닫았다.
뭐지?
집 밖에 몰려든 엄청난 취재진들이 보였던 것이다. 분명히 잘못 본 게 아니다. 무슨 일일까? 그녀는 달력을 바라보았다. 어제의 날짜에 동그라미가 쳐져 있고, “영혼교체 마지막날” 이라고 쓰여져 있다.
참. 그랬다. 명품가방 생각에 있고 있었지만, 오늘은 그녀가 영혼교체를 끝내고 다시 자신의 몸으로 돌아온 날이다.
그녀는 두 가지의 영혼의 기억을 새겼다. 그 중하나, 자신의 딸에게 장미꽃을 선물한 기억은 매우 미세하게나마 살아났다.
‘그래, 그건 성공했고. 또 하나가 뭐였더라.’
눈을 감고 기억을 떠올린다. 타인의 몸에서의 기억이 자신에게 남아있다니, 이런 신비로운 경험은 또 처음이었다. 기회가 된다면 다음에 또 이용해봐야겠다고 생각한 순간, 자신이 새긴 두 영혼의 기억 중 한 가지가 왜 늦게 떠올랐는지 알아차렸다.
지금 쯤 자신의 딸은 병원에 입원해 있을 것이다. 그녀는 복부의 장기가 음부 밖으로 노출될 정도로 참혹한 피해를 입고, 복부, 하배부 및 골반부위의 외상성 절단 등의 영구적 상해를 입었다. 작고 여린 아이를, 처절하게 걸래짝으로 만들어 놓았기 때문이다.
그 과정이 모두 기억이 났다.
오 세상에...
이미숙은 그대로 기절해 침대위로 쓰러졌다.
반나절 후 깨어난 이미숙은, 생각을 달리하기로 마음먹었다.
자신을 유혹해서 사회적으로 매장시키려 시도한 영혼교체사들을 잡아드려야 한다. 그리고 영혼을 교체한 일이 없었음을 이 사회에 증명해야 한다. 범죄는 남자가 저지른다. 그걸로 남자에 대한 인식은 더더욱 안 좋아 질 것이다.
핸드폰을 들어 최근까지 뷸륜을 저지르던 변호사 한명에게 전화를 건다.
뚜르르르...뚜르르르... 병실에 작은 수화음이 울려 퍼지고, 날이 선 이미숙의 눈은 시퍼렇게 빛나고 있었다.
출처 | 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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