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소소하지만 기분 좋은 일이 연달아 일어나서 너무 기분이 좋네요
사실 낮까지는 기분이 별로 안좋았거든요
요즘 뭔가 고민도 많고 할 일은 많은데 컨디션이 나빠서 효율도 떨어지는 것 같아 기분도 많이 울적하고 만사가 다 귀찮고 싫더라구요 ㅠㅠ
그래서 아 모르겠다 하면서 중간에서 새서 기분 전환 겸 샌드위치에 좋아하는 샷추가한차이티라떼 먹고 마셨는데도 뭔가 허전한 거에요
좋아하는 샌드위치고, 생각했던 그 맛인데... 그런데... 샌드위치 우물거리면서 창밖 보는데도 뭔가 부족한 기분?
'아 맛있는데 뭔가 .. 부족해 뭔가를 더 해야겠는데 ..' 싶었는데 손 미끄러져서 실수로 영화 어플을 누른 거에요
흠 ... 어차피 이렇게 된 거 오랜만에 영화나 볼까 .. 하는데
오!!! 개훔방 보고 싶었는데 상영 시간이 늘 안 맞았거든요?
근데 딱 30분 뒤였나, 상영하는 거에요 개훔방이! 여기서 걸어서 10분 거리에 영화관 있는데!
오!! 뭐지? 좋았어 하면서 당장 자리 정리하고 커피 한 잔 테이크아웃해서 가려고 주문하는데
오!! 주문 받는 분이 제 커스텀을 기억하시는지 샷 추가 오늘은 안 하느냐고 물어보시는 거에요!!
오!! 막 신기하면서도 되게 기분이 좋아서 반샷만 더 넣어달라고 했어요
사실은 차이티라떼에도 샷을 넣어서 샷 추가 안 하려고 했는데도 물어봐주니 샷을 추가해야할 것만 같은 느낌?
그래서 사실 지금 약간 심장도 쿵쾅쿵쾅거리고 붕 뜬 느낌 ........... 헤헤 아무튼
음료 나와서 담아달라고 하고 영화 시간이랑 계획이랑 머릿속으로 막 생각하는데,
주문 받으셨던 파트너 분이 샘플 컵에 드립 커피 주시는 거에요 대뜸 ㅇㅇ에요~ 하시면서
오?! 뭐지? 하는데 어디어디의 ㅇㅇ라고 하시더라구요 그래서 오! 개이득!하면서 잘 마실께요 인사하고
나오려는 길에는 계산대에 다른 파트너분이 안녕히 가시라고 인사하면서 두손 흔들어주셔서 또 기분 좋게 인사하고
이 때부터였나봐요 뭔가 좋은 조짐?이..
영화관 도착해서 표 끊는데, 표 끊어주시는 여자분이 응대도 너무 친절하게 해주시는 거에요
막 너무 앞자리밖에 안 남아서 여기서 봐도 괜찮을까요?하고 물어보니까 친구처럼 아 여기는 상영관이 작아서 괜찮다고
고개 젖혀가며 보는 시늉(?)도 해주시면서 ㅋㅋㅋ 뭔가 되게 귀여우심 아무튼 그렇게 표 끊고,
화장실에 음료 들고 가기 뭐해서 잠시 음료 맡아달라고 하니까 친절하게 맡아주시고 ..
오랜만에 영화 보러 상영관 들어가니까 뭔가 들뜬 기분이었어요
앞에서 두번째 줄이라서 제 옆엔 아무도 안 앉을 줄 알았는데, 개훔방 사태 이후로 화제가 되면서 인기가 많아졌나봐요
제가 앉은 줄까지도 가득 차더라구요
근데 헐!! 진짜 깜짝 놀랐어요 제 스타일 남자분이 제 오른쪽 자리에 앉으시더라구요
점퍼?에 베이지색 면바지랑 백팩!! 완전 제 스타일인데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보면서 아 슬랙스를 사지 말고 날도 금방 풀릴텐데 나도 면바지를 살까 생각하면서 혹시나 해서 제 바로 옆에 둔 짐을 치우는데
딱 제 옆 그 자리에 앉으셔서 오!! 잘 치웠당 싶었는데 그 뒤로........ 아 좀 이상한데 저도 모르게 그 분을 막 의식하게 되더라구요
점퍼도 벗어서 소중하게 앞자리에 걸치는 것도 뭔가 아 섬세하고..... 아 저 변태같나요 ㅠㅠ
몰라요 그냥 보여서 봤어요 보려고 본 게 아니고 보였단 말이예요 ㅠㅠㅠㅠ
그 분도 혼자 영화보는게 익숙한 느낌? 힐끗 보는데 표도 지갑에 딱 보관하고 멤버십 카드도 지갑에 넣고 다니시는 걸 보면 ...
그리고 영화 중간중간 되게 훈훈하면서도 호탕하게 막 웃으시는데 목소리가 진짜 .............. 진짜 좋은 거예요
막 ㅠㅠㅠㅠ으앙 ㅠㅠㅠㅠㅠ 지금도 설레 하........... 그거 알아요? 그 분 엔딩크레딧 다 끝나고도 좀 더 앉아있다 나가시더라구요!
그것까지 완전 제 스타일!!
사실 제 왼쪽에 앉아계셨던 중년의 관객분께서 자꾸 껌을 그 왜 있잖아요 상영 전부터 시작해서 내내 딱딱 터트리면서 씹으셔가지고
기분도 안 좋고 영화 집중도 안될 뻔 했는데 오른쪽의 훈훈한 남성분께서 중화를 시켜주는 느낌?이라 ...
덕분에 영화 끝까지 울다 웃다하면서 잘 보고 올 수 있었어요 이 자리를 빌려 감사의 인사를 .. 고맙습니다 훈남관객님뉴ㅠㅠ
엔딩크레딧 다 올라가고 나서
복도쪽으로 나가야하는데 복도 바로 오른쪽 여성분이 신발끈을 고쳐매시더라구요 그래서 뭐 급할 것 없이 천천히 준비해서 나가려는데
그 분도 그 여성분 기다리시는 건지 안 나가시더라구요 그 때 아 정말 훈훈하시고 덕분에 영화 잘 봤어요 정말 고맙습니다 인사할 뻔
근데 순간 "뭐 감사 인사하고 나서 님이 그 다음엔 어쩔껀데요?" 하는 투의 댓글이 선한 거에요 ㅋㅋㅋㅋㅋ 그래서 꾹 참음
다시 생각해보니 뭐라고 말을 했더라도 정말 이상했을 것 같아요 ㅋㅋㅋㅋ
울어가지고 마스카라 아이라인 다 번진 여자오징어가 영화 덕분에 차분하게 볼 수 있었다고 감사인사하면 .......... 음 .............ㅋㅋㅋㅋㅋ
안 하길 잘했어요
아무튼 그 분은 상영관 나가서도 영화 리플렛 지켜보시는 모습이 뭔가 지적이고 멋ㅈ...... 하 훈훈
오늘 머릿속으로만 생각하던 이상형을 만나서 진짜 기분 좋았어요 이게 핵심!!
진짜 존재했어요 옷스타일부터 하나하나 제 스타일 진짜 ㅠㅠㅠㅠㅠㅠ 아 ...........그저 유니콘같은 존재인 줄 알았는데.....
아 진짜 소소하게 좋은 일이 생기다가 마무리로 크게 빵! 헤헤
상영 끝나고 화장실 가서 화장 좀 고칠까 했는데 미어터져가지고 다른 층 화장실 가야지 하면서 엘레베이터 타는데
거기서도 중년의 관객분은 껌을 알차게 씹고 계시더라구요 하 .......... 속으로 껌이랑 행복하세요 하고 덕담 건네고...........
중년의 관객분이나 훈훈했던 남자분이나 다시 볼 일 없겠지만 진짜 한 회차 영화를 보면서 극과 극의 관객을 경험 ㅋㅋㅋㅋㅋㅋㅋ
그래도 뭔가 혼자 영화 보는 남자분 거기다가 훈훈한! 남자분을 만나서 응원? 기?같은 것도 받는 느낌이고 ㅠㅠ 좋았어요
혼자 영화 본다고 하면 '다운 받아 보겠지'내지는 '혼자 영화를 왜 봐?'라거나 '혼자 영화관을 간다고??? 저런.......... 쯧'하는 반응에 상처였는데
저만 그러는 것도 아니었어요 그리고 뭔가 혼자 봐도 저렇게 훈훈할 수 있구나 하는 생각이 ........
혼자 영화를 보는 게 문제가 아니라 저 자신이 문제였나봐요 ^^......... 주변 반응도 다 이유가 있었겠죠 ...... 하하
아무튼 영화도 되게 재밌었고 이런 저런 일 겪으면서 우울했던 기분 다 떨칠 수 있었어요
지금도 카페인 때문인지 뭐 때문인진 몰라도 두근두근하네요 아 뭔가 기분 좋다 ㅎㅎㅎㅎㅎㅎㅎㅎ
어 .... 뭔가 내일부터는 뭔가 잘 풀릴 것 같은 기분! 뭐지? ㅋㅋㅋㅋㅋ
오! 근데 진짜 의식의 흐름대로 글 썼네요 ㅋㅋㅋㅋㅋ
그냥 오랜만에 기분이 너무 좋고 해서 소소하지만 이런 감정 나누고 싶어서 글을 쓰기 시작했는데 ........... 음 .....
글은 또 왜 이렇게 쓸데없이 길어 ....... 아 모르겠다 마무리 어떻게 해야하지.................
다들 안녕히 주무시고 행복하세요 ((((((((((((급마무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