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언증이란것이 있다.
성격편기를 기반으로 의식적 또는 공상적인 목적으로 거짓말을 하게 되는 것.
일반적으로는 거짓말을 자주하거나 헛소리를 많이 하는것을 말한다.
내친구중 하나는 이러한 허언증을 가지고 있다.
터무니없는 거짓말로 주변사람의 신경을 긁는 녀석.
연예인과 친구라는 거짓말 부터
조폭 10명과 싸워 이겼다는 허세성 거짓말.
모든 스포츠나 게임에는 프로 선수급이라는 거짓말을 늘 입에 달고 살았고,
학창시절때에는 예쁜 학생들만보면 자기 여자친구라고 헛소리를 해대었다.
그때문인지 이 친구 주변에 친구라고는 나뿐이다.
나역시 그 친구의 거짓말에 엄청난 스트레스를 받지만
아직까지 친구로 지내는 이유는 이 친구에게는 큰 빚이 있기 때문이다.
고등학교때 게임방에서 놀고있을 때였다.
그 친구가 다급하게 나에게 뛰어와 나에게 말했다.
"야 큰일 났어, 너네집에 갔더니 너희 어머니가 쓰러져 계셨어. 강도가 들었었나봐.
119에 신고는 내가 했어, 어서 병원으로 가야해."
평소 그 친구의 허언증을 잘 알고있었기 때문에 그냥 무시하려 했지만
그 친구의 표정이 너무나 진지했다.
왠지 걱정이 되어 서둘러 집으로갔더니 친구 말이 사실이었다.
같은 동네에 살던 그 친구가 나와 놀 요량으로 우리 집에 왔을때, 우리집 문이 열려있었다고 한다.
뭔가 싶어 들어가본 우리집에는 우리 어머니께서 머리에 피를 흘리며 쓰러져 계셨고,
현금이란 현금은 모조리 사라져있었다고 한다.
강도가 들었던거 같다.
친구녀석이 119에 연락하고 곧장 나에게 달려오지 않았다면 어떤일이 일어났을지 상상하기도 싫다.
학교를 졸업하고 직장에 취직하여 각자 독립을 했을 때에도
공교롭게 근처에 자리를 잡는 바람에 벌써 십년 넘게 알고지내고 있다.
고맙기는 하지만 아직도 이친구 허언증은 견디기 힘들다.
야근중에 그 친구에게 전화가 왔다.
또 헛소리를 해댈것 같아 받지 않으려 했지만,
마침 졸음이 쏟아지던 참이라 잠 깰겸 이녀석의 헛소리를 들어주기로 한다.
"여보세요?"
"여보세요?, 야 큰일 났어. 너희 집에 불난거 같아."
친구 말대로라면 우리집에 불난건만 여덟번이다.
보통 급하게 집으로 돌아가면 친구가 치킨에 맥주를 사놓고 기다리고 있을 뿐이었다.
"나 장난칠 기분 아니야. 오늘 일이 많아서 밤새야 될지도 몰라."
"아니야 진짜라니까. 너희집에 불이 났어. 지금 난리도 아니라니까?"
"오늘 바쁘다니까. 주말에나 한잔해. 끊는다?"
그리곤 전화를 끊었다.
이녀석 목소리가 그전과는 좀 다른것 같지만 피곤한 탓이겠지.
얼마뒤에 다시 전화가 왔다.
모르는 번호다.
"여보세요?
"실례하겠습니다. 00동 경찰서의 김순경이라고 합니다."
"경찰서요? 무슨일이신가요?"
아까 친구가 했던 전화가 생각났다.
설마 옛날 그때와 같이 이번에도 진짜 였던 건가?
"예 다른게 아니라 댁에 방화를 저지르려했던 사람이 있어 연락드렸습니다."
"방화요?"
"예. 석유통을 들고 00씨 집 근처를 배회하던 사람이 있었습니다.
주민신고가 들어와서 저희가 출동했습니다. 우선 서로 나와주셔야 할것 같습니다."
서둘러 경찰서로 향하면서 생각했다.
그녀석이 하는말은 대부분 거짓말이다.
거짓말이 아닌 경우는 거짓을 진실로 만들었을때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