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지는 나의 친구다
은지는 초등학교 때부터 시달려온 왕따때문인지
사람은 잘 믿지 못했다.
나에게도 마찬가지 였다
은지와 제대로 말을 하기까지는 나름 오랜 시간이 걸렸을 정도 였다
하지만 이제 은지는 나와 눈을 마주치며 이야기 할 수 있는 정도로 나에 대한 경계심이 풀렸다
은지는 이야기를 하는 사람 보다는 자신의 이야기를
들어주는 사람을 더 좋아한다
그래서 인지 내가 은지의 이야기를 들어줄때면
언제나 눈을 반짝거리며 조잘조잘 이야기 한다
은지는 영화를 좋아한다
그냥 좋아한다는 수준이 아닌, 블로그에 자신이 본 영화 리뷰를 남기고 영화분석에 관한 글을 올리는 정도이다
그 세계에선 꽤나 유명한 지 많은 사람들이 찾는 다고 한다
나 또한 은지와 같이 영화를 보러다니면서 철학적인 영화를 보고나서 그에 관해 열띤 토론을 벌인다
은지는 홍차를 무척이나 좋아한다
그래서 인지 집에는 각종 티세트와 찻잎들이 가득하다
더불어 빵만드는 것도 좋아해서 가끔 은지네 집에 갈때마다 한가득 스콘과 홍차를 내어준다
나는 은지가 내어준 스콘과 홍차를 먹으면서 이건 어떠하다고 언제나 말을 하지만 은지가 제일 좋아하는 감상평은 그 무엇보다 맛있다 라는 말과 더불어 잘 먹어주는 것이다
한번은 은지가 우울증이 심하게 와서 자살하려고 한적이 있었다 은지에게 걸려온 몇마디의 통화로도 나는 금세 은지가 어디에 있는지 알 수 있었다
언제나 은지가 힘들어 할때마다 찾았던 상가건물 옥상이었다 상가건물이었지만 거의 버려진 건물과 다름이 없는 빈 건물이었고 우연히 옥상으로 가는 문의 열쇠를 발견한 탓에 나와 은지가 자주 갔던 곳이다
은지가 그곳에서 자살하려던것을 나는 막았고
다행히 그 이후로 꾸준한 치료덕에 많이 완화되어 지금은 우울증의 기색이 거의 사라졌다
그 사건 이후로 은지는 나에게 더 많이 의지해 왔고
언제 한번은 은지가 나에게
'너는 나의 최고의 친구야'
라는 말을 할정도였다
최고의 친구... 당연한 말이다
한달에 몇백을 받는 일인데 이정도는 해야하지 않나
돈을 받는 만큼 거기에 맞는 일을 해야하는 것은 당연하다
다른 사람들도 힘들었지만 은지는 조금 더 힘들기도 했다 기본적으로 나랑은 맞는 구석이 없었는게 문제였다
좁고 어두운 공간에서 영화를 굳이 왜 봐야하는지
졸리기만 하다 차라리 헐리우드 영화 처럼 다 부수고 하는 영화는 나름 보는 재미라도 있지 굳이 무슨 철학적인 소재같은것은 최악이다
또한 밀가루 뭉치와 찻잎쪼가리 우려낸 물이 무엇이 맛있다고 싸구려 화장품같은 향은 맡기만 해도 역겹기 그지없고 익숙해 지지도 않는다
은지는 이상한 구석이 있어서 자신만의 특별한 공간을 가지는것에 큰 의미를 가졌다 덕분에 그런 공간을 찾고 은지가우연히 발견하게 만드는게 얼마나 귀찮았는지
한번은 크게 착각한 은지 어머님이 나에게 돈을 주지 않았다는 것이다 나는 바로 은지와의 연락을 끊었다
어쩌다 마주쳐도 전혀 모르는 사람인 척 했다
은지는 큰 충격을 받았는지 우울증이 왔다고 한다 그래서 자살하려는 듯 했는데 은지 어머님께 연락이 와서
돈을 보내주셔서 은지의 자살을 막았다
은지에게 있어서는 하나부터 끝까지 자신과 완벽하게 맞는 친구. 또한 자신을 가장 아껴준다고 생각하는 최고의 친구가 바로 나 인것이다.
좋지않은가?
자신과 완전히 같은 취미 같은 가치관 같은 취향을 가진 사람은 없다
설령 만난다해도 좋은 관계가 된다는 보장도 없다
어차피 세상에 남의 마음을 완벽하게 알 수 없는 세상에 나같은 친구가 있는게 더 좋지않은가?
자신이 보기에는 완벽한 관계, 최고의 관계인것이니그걸로 만족하면 된거 아닌가?
나는 오늘도 완벽한 최고의 은지의 친구를 연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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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의 한마디 : 완벽한 친구, 좋지 않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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