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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게시물ID : panic_79097
    작성자 : 뀨가가
    추천 : 11
    조회수 : 2055
    IP : 182.208.***.62
    댓글 : 7개
    등록시간 : 2015/04/19 20:42:31
    http://todayhumor.com/?panic_79097 모바일
    (소소함주의) 꿈에서 그토록 날 끌고가려했던 남자
    어제도 오늘도 내일도 인생에 남자란 없으니 음슴체 ! 

    중학생 때 겨울이었음.

    방 2칸 전세집에 네 식구가 살 때 였고, 당시 형편이 어려웠던 터라 세들어 살던 집은 
    수도와 보일러가 툭 하면 고장나는 등 열악한 환경이었음. 

    보일러를 틀지 않으면 한기가 심했고, 낮에도 여름에도 햇볕이 들지 않아 썰렁한 집이었음.
    난 항상 수족냉증과 감기를 달고 살았었음 ㅇㅇ

    나 빼고 식구들 모두 외출한 상태였고 

    나 혼자 내 방 바닥에 누워서 놀다가 나도 모르게 잠이 들었나봄.

    그렇게 꿈을 꿨는데,

    (옛날 아파트엔 거실과 부엌 사이를 가로지르는 미닫이 문이 있다는 거 아는사람 꽤 있을거임 ㅇㅇ)

    여튼 꿈속에서 그 미닫이 문을 닫아놓고 거실에 누워있는데

    문이 드르륵! 열리더니 남자 한 명이 서있었음.

    키 190정도에 머리부터 발 끝까지, 입술 조차 검은, 마치 그림자 같이 어두운 남자였음.

    근데 그 남자가 갑자기 내 발목을 확!!! 붙들더니 나를 끌고가려는 거임.!!!! 그 미닫이 문 바깥으로.

    난 사지를 허우적 대며 반항했지만 워낙 그 힘이 드세서, 
    엎어진 상태로 끌려가지 않으려고 안간힘을 다해 손톱으로 바닥을 벅벅 긁을 뿐이었음..

    미끄러운 장판을 아무리 손톱으로 찍고 붙잡아도 끌려가는걸 멈출 방법이 없었음..
    그렇게 끌려가다 미닫이문 문턱까지 다다랐는데,
    너무 무섭고 당황스러워 울음 섞인 비명을 지르며 끌려가지 않으려고 온갖 발버둥을 쳤음.

    문턱이라도 잡고 버티려고 손가락이 빠지도록 문턱을 잡았지만 
    한계게 다다랐는지 점점 손가락 힘이 빠지면서, 아 이제 더이상 못버티겠다ㅠㅠ 싶었음..
    근데 그 찰나,

    내 앞에 엄마가 나타나더니, 내 손목을 잡고 그 남자 반대 방향으로 다시 나를 잡아 당겼음
    발목은 그 남자에게, 손목은 엄마에게 붙들린 채로 문턱을 사이에 두고..

    엄마와 그 남자는 서로 안간힘을 다해 내몸을 자기 쪽으로 끌어당기고 있었음

    나는 울며불며 가기 싫다고 살려달라고 소리쳤고
    엄마도 눈물과 땀으로 온 얼굴이 젖어있었음. 
    어떻게든 날 뺏기지 않으려는 듯 소리를 지르며 날 잡아당겼음..

    하지만 여자라 힘이 약했는지, 그 남자의 힘에 못이겨 엄마도 엎어졌음..
    엎어져서 쓰러져 누워있는 상태로 계속 내 손목을 붙들고 있었고
    엄마도 질질 끌려가는 듯 하면서 내 손은 놓지 않고 끝까지 용을 쓰고있었음

    그 미닫이 문, 낮은 문턱을 부여잡고 엄마는 내 손목을 끝까지 놓지 않았음
    엄마와 나 둘다 너무 힘들었지만 죽을동 살동 기를 쓰고 버티고 있었음

    그 싸움에 서로가 지쳐가던 찰나, 남자는 안되겠다 싶었는지, 순간 내 발목을 확 놓아버렸고
    난 바로 꿈에서 깨어났음

    눈을 뜨니 앞엔 엄마와 아빠가 놀란 얼굴을 하며 계셨고
    괜찮냐고 연신 물어보는데, 걱정과 화가 섞인 듯한 말투였음

    내가 무의식적으로 내 방에 문을 잠가놓고 바닥에서 잠이 들었고
    마침 보일러가 들어오지 않아 방바닥이 매우매우 차가운데
    거기서 반나절동안 잠이 들어 입술이 새파랗게 질려있었던거임......^^;;;;;

    그 땐 휴대폰도 없을 시절이었고, 애는 안보이는데 방문은 잠긴 채로 아무리 불러도 대답이 없으니
    부모님도 놀랐나봄 ㅠㅠㅎㅎ
    다행히 집에 내 방 열쇠가 있어 문을 따고 부모님이 들어와 날 깨우신거임.

    아무리 추워도 집 안이라 동사까진 아니었겠지만 ㅎㅎ
    그래도 며칠동안 감기에 시달려야 했고, 그 꿈이 너무 생생해 한 동안 엄마아빠와 함께 잤음ㅎㅎㅎ

    그 검은 남자의 정체가 궁금하고, 왜 나를, 어디로 나를 끌고가려 했는지는 모르겠지만
    난생처음 엄마가 그렇게 용쓰는 모습을 꿈속에서 첨봤고, 날 구해줬다는 생각에, 진짜진짜 더 많이 효도해야겠다고 다짐함! ㅎㅎ
     

    꿈속에서는 무지무지 겁이났는데ㅠㅠ 필력이 딸려서 글로 다 표현이 안되는 게 아쉽지만..^^
    마무리는ㅇㅅㅇ.. 부모님께 효도합시다..ㅎㅎㅎㅎ

    감사합니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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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5/04/19 23:44:04  211.36.***.247  수락산똥돼지  5143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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