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에 달린 몇몇 댓글 보고 마음이 좋지 않아 씁니다.
글 쓰신분을 비난하고자 쓰는 글 아닙니다.
의도도 이해했구요.
저희도 13개월 된 애 데리고 오산에서 서울까지 지하철 타고 갔습니다.
차 댈곳이 마땅치 않을것 같아서요.
수많은 인파와 집회가 어떻게 전개될지 모르는 불확실성도 걱정이지만
그보다 이 미친 현실이 갑갑하고 슬퍼서 무엇보다 내 애는 이런 세상에 살게하지 말자는 마음으로 나갔습니다.
유모차보다는 아기띠가 안전할것같아 아기띠하고 갔구요.
본진에 합류하려는 행렬사이에서 천천히 걷다가 사정이 생겨 청계광장쪽으로 빠져나왔습니다.
청계광장 인도에도 유모차, 아기띠하고 나온 엄마, 아빠들 많이 보였고 앉아서 촛불을 들거나 피켓을 들기도 하고 다양한 모습으로 집회에 참여하고 있었습니다.
물론 본진에 함께 하면서 위험해보이는 상황을 목격하신 분들도 있었겠지만
각자 상황에 맞게 여기저기서 처지대로 집회 참여하시는 분들도 많았습니다.
저녁먹고 다시 돌아와 종로부터 명동까지 걸으며 아이, 남편과 함께 박근혜 퇴진을 외치다 돌아왔는데 본진에서 빠져나온 후론 전혀 불편하거나 위험하다는 생각들지 않았습니다.
적어도 말귀 알아들을 정도면 데리고 나오라든가
집회에 놀러오는줄 안다든가
애기 데리고 나와봐야 부모만 좋은거 아니냐는 댓글을 보니 정말 속이 상하네요.
아직 말 몇마디 알아듣지 못하는 아이지만 집회 데리고 나오면서 우리가 왜 여기 나왔는지 왜 박근혜 하야를 외치는지 설명해줬습니다.
교감하고 있다고 생각해서요.
걷는것도 위태로운 아이를 유모차에 아기띠에 태우고 집회에 놀러나오는 부모가 있을까요?
차라리 동물원이나 놀이공원에 갔겠지요.
기저귀 갈것도 걱정이고 아이 밥먹일것도 걱정이지만
그보다 이 시국이 개탄스러워
기저귀에 애 밥통 챙겨들고 그 자리에 간 사람들에게 상처가 될 얘기는 좀 조심해주시면 어떨지..
배려를 바라거나 노고를 알아달라는 읍소가 아니고
어린아이 데리고 광장에 나간 부모들 마음도 여러분과 다르지 않다는 얘기가 하고싶었습니다.
겨우 몇사람 글에 뭐 난리냐는 분들도 계시겠지만
저처럼 다음 집회도 나가려는 엄마, 아빠들이 더 많아지길 바라고 더 안전한 방법으로 함께할수 있길 바라며 어쩌면 자기위로의 글이 되겠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