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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게시물ID : panic_78462
    작성자 : 헨리죠지
    추천 : 16
    조회수 : 7662
    IP : 219.255.***.203
    댓글 : 10개
    등록시간 : 2015/03/18 17:09:32
    http://todayhumor.com/?panic_78462 모바일
    [펌] 군대 괴담, 백령도

    보너스 포인트로 진급을 하였습니다. 감사 드리며 진급이라 하니 생각난 김에 군대 괴담을 시작할까 합니다.


    부대마다 내려오는 괴담이 한 둘 쯤은 있겠으나 오늘은 조금 생소한 지역의 괴담에 대해 말해보겠습니다.


    서해 최북단에는 백령도라는 섬이 있습니다. 이제는 연평도와 함께 많이 알고 계시는 섬 중 하나죠.


    이 백령도에는 없는 세 가지가 있으니 그것이 도둑, 신호등, 무당입니다. 여의도의 6배 면적을 지닌 큰 섬이면 무당이 있을 법도 한데 실상 찾아보기 어렵습니다. 백령도는 다른 의미로 '넋 백'에 '신령 령' 으로 넋 잃은 영혼이 그만큼 많다는 뜻으로도 불리우는데 이로 인해 섬에 갇힌 기운이 너무나 강하여 무당이 들어설 수 없다는 이야기가 있습니다.



    첫 번째 이야기는 군별에 관계없이 유명한 괴담으로 일명 '은실이 벙커'에 관한 것입니다.


    이 벙커는 산 속 후미진 곳에 떡 하니 놓여있는데 방문하는 사람은 누구나 접근을 꺼릴 정도로 음습하고 어둡습니다.


    사망 사건 이후로 폐쇄되면서 기괴하게 자란 수풀이 감싸고 있는 오래된 콘크리트 구조물로 언제나 서늘함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마치 어두운 터널과 같이 뚫린 입구로 들어서면 그 안에는 두 개의 야전침상이 나란히 놓여있다고 하며 이는 치워도 마치 누군가 가져다 놓는 것처럼 다시 생겨난다고 합니다.


    전해지는 이야기는 이렇습니다. 오래전 벙커가 사용될 때 근무하던 선후임이 있었습니다. 이 중 선임은 외출 중 만나게 된 지역의 주민과 사귀게 되는데 이 여자는 연인이 보고 싶은 마음에 벙커로 선임을 찾아오게 됩니다. 그렇게 시간이 흘러 후임 또한 여인에게 마음을 가지면서 묘한 삼각관계가 이루어집니다. 그리고 사건이 있던 날도 여인은 벙커를 찾아왔고, 이 때 지통실의 연락으로 선임이 잠시 자리를 비우자 후임은 잘못된 마음에 여인을 범하게 됩니다. 돌아와 상황을 알게 된 선임병은 후임과의 난투 끝에 개머리판으로 머리를 때려 후임을 사망케하고 이 과정에서 수치심을 이기지 못한 여인 또한 벙커 옆의 나무에 목을 매어 목숨을 끊습니다.


    후임을 사망케 하고 자신의 여인을 지키지 못했다는 자책감에 선임 역시 실탄을 장전해 자살을 시도하나 교대 근무자에 의해 미수에 그칩니다. 나중에 회복한 선임병에 의해 사건의 진상이 밝혀지나 그 이후 선임병에 대한 행방은 알려지지 않았습니다.


    이후로 벙커는 폐쇄되고 나무는 밑동이 잘려나가게 되지만 이때부터 기이한 일들이 발생하게 됩니다.


    그 앞을 지나던 근무자들의 묘한 경험담 때문입니다. 교대를 위해 벙커 앞을 지날때면 자신들을 부르는 여자의 목소리가 들린다는 것입니다. 보통은 섬뜩함에 자리를 벗어나지면 어떤 때는 자신도 모르게 벙커를 향하기도 한다는 것입니다.


    그런 종류의 괴담이 부대를 돌던 어느 날, 교대를 위해 떠난 근무자들의 연락이 두절되는 상황이 발생합니다. 이에 소초장은 자가차량을 끌고 주변을 살피다 벙커를 발견하게 됩니다. 혹시나 하는 마음에 랜턴을 켜고 컴컴한 벙커로 들어선 소초장이 본 것은 나란히 놓여있는 야전 침상 위에 죽은 듯 가만히 누워있는 근무자들이었다고 합니다.


    소초장이 다가가 몸을 흔들자 그들의 눈이 번쩍 뜨이더니 소초장의 소매를 잡고 부리나케 벙커 밖으로 끌고 나가더랍니다.


    소초로 복귀하여 이야기를 들어보니 교대를 하기 위해 벙커 앞을 지나던 중 갑자기 선임이 벙커쪽으로 가더랍니다.


    후임이 이를 말리려고 다가서다 순간 누군가 자신의 이름을 부르는 것을 들었는데 다음 순간 자신이 어두운 방안에 누워있더라는 것입니다. 몸은 돌처럼 굳어 움직이지 않고 공포로 목이 메는 와중에 누군가 일정한 간격으로 계속 말을 걸더랍니다. 들어보니 누가 선임이고 후임인지를 묻고 있더랍니다. 그리고 자신도 모르게 대답하려는 찰나 누군가 몸을 흔들면서 몸이 말을 듣기 시작했다고.. 그리고 눈을 딱 뜨는 순간 소초장의 어깨 뒤로 뚫린 벙커의 네모난 창 밖으로 달빛이 들어오고 있었는데 그곳으로 시커먼 무언가가 좌우로 대롱대롱 흔들리면서 벙커 안쪽으로 말을 걸고 있더라는 것입니다. 그래서 소초장을 잡고 무작정 벙커를 벗어나고 보니 밑동이 잘린 그 나무가 있는 위치였다고 합니다.


    이 후로 벙커는 여인의 이름을 따 은실이 벙커라 불리며 기피하는 장소이자 괴담의 한 부분이 되었습니다.


    여인은 여전히 두개의 야전 침상과 함께 누군가를 기다리고 있을까요?



    두번째 이야기는 해병 6여단 포병부대에 내려오는 전설의 레전드, 염소 귀신입니다.


    포가 있는 곳에만 나타나는 이 존재는 포병 부대원들에게 공포의 대상이면서 한편으로는 반가운 손님입니다.


    이야기는 해안을 따라 배치된 해안포 중 하나에서 시작됩니다. 해안포가 배치 된 거점은 각기 특유의 번호를 부여받는데 부대원들은 이 번호를 따라 포 수입을 하게 됩니다. 그런데 유독 한 거점의 포 수입 상태가 늘 양호하더랍니다.


    처음에는 혼선이 생겨 순번이 꼬인 것이 아닌가 했지만 그것이 시간이 지나 방치해 두어도 늘 한 곳의 거점만은 포의 수입 상태가 좋더라는 것이죠. 간부 조차 이 일을 기이하게 여겼으나 내심 좋아했다고 합니다.


    그러던 어느 날, 훈련 상황 중 거점으로 경계 근무를 나간 근무자들이 거점에 진입하면서 야밤에 누군가 해안포에 달라붙어 수입을 실시하고 있는 것을 보게 됩니다. 그는 오래된 민자 무늬의 군복을 입고 있었는데 처음에는 간부인 줄로 알았다고 합니다. 그런데 불러도 대답 없이 수입에만 열중하자 신원을 확인하기 위해 가까이 다가갔는데 놀랍게도 몸은 사람이되 얼굴은 염소의 얼굴을 가진 기괴한 존재였다고 합니다. 그 존재는 포를 수입하면서도 팔꿈치 밑으로는 움직임이 없어 섬뜩함을 느끼게 하는데 수입에만 열중할 뿐 별다른 해꼬지는 없다고 합니다.


    처음에는 해안포에 달라붙어 포병의 일거리를 덜어주던 이 존재는 어느 날은 자주포에서 발견되기도 하는 등. 점차 그 영역을 확대한다고 하네요. 어떤 날은 힘에 부치는지 자신을 발견한 사람에게 함께 포를 수입하지 않겠냐고 묻는다고 합니다.


    여기서 날이 밝을 때까지 수입을 돕지 않으면 화난 얼굴로 노려보는데 자신에게 눈을 떼지 않고 보면서도 계속 수입을 진행하기 때문에 몹시 무서워서 돕게 된다고 합니다. 포병계 우렁각시로서 포 수입이 싫은 포병 부대원들의 강력한 염원이 실체화되어 나타나는지 이 존재를 목격한 인원이 속출하기도 했습니다.



    세 번째 이야기는 병장 때 동기가 겪은 일입니다.


    시기가 정확히 기억에 남는 것이 그 주에 1박2일 백령도 편을 촬영했기 때문입니다.


    당시 화기 중대가 산 꼭대기에 있는 TOD 장비를 운영하였는데 중대 전체가 야외 훈련을 나가면 본부 중대가 이를 맡게 됩니다. 다들 이 근무를 기피했던 것이 산을 타고 올라가야 하기 때문이었습니다.


    거점으로 올라가면 카메라와 같이 생긴 TOD 장비가 있고 그것을 오락실의 조이스틱과 같이 생긴 것으로 좌우로 조절하며 해안을 감시하게 되는데, TOD병이 송출되는 화면을 보고 부유물을 컨텍합니다. 근무자들은 보통 조이스틱에 모나미 펜을 꽂아서 자동으로 뱅글뱅글 돌게 만든 뒤 취침하는 것이 관례였지요. 또 이 거점에는 부유물을 좀 더 확실히 판별하기 위한 니콘 망원경이 설치되어있는데 이것을 반대로 돌리면 백령도 시내가 보이게 됩니다.


    가끔 무료한 근무자들은 이 망원경으로 시내를 구경하기도 합니다. 특히 빌라 쪽에 좋은 구경거리가 있나 말이죠.


    동기도 이 망원경으로 시내를 둘러보다 문득 이상한 점을 발견하게 됩니다.


    우연히 보게 된 빌라의 가장 윗층에서 불이 계속 꺼졌다 커졌다 하더라는 겁니다. 그런데 희안한것이 옆집도 함께 불이 꺼졌다 커졌다 하더랍니다. 처음에는 전기 설비에 문제가 생겼나 싶다가도 내심 간첩이 신호를 보내는가 싶어 계속 지켜 보았다고 합니다. 그런 상태가 계속 지속되자 후임 근무자를 불러 보여줬더니 후임이 자세히 살펴보고는 안에 누가 있는 것 같다고 하더랍니다.


    그래서 동기가 자세히 살펴보니 정말 창으로 언뜻 사람 그림자가 보이더라는 것이죠. 그런데 이상하게도 불이 꺼졌다가 켜질 때마다 그림자의 수가 조금씩 늘더라는 것입니다. 동기는 처음에는 사람인지 긴가민가 했지만 그림자가 사람이 움직이는 모양새와 너무 닮아서 결국 사람이라는 확신이 들었다고 합니다. 그 그림자들은 마치 단체로 춤을 추 듯 팔다리를 마구 움직이고 있었답니다.


    그때까지는 젊은 사람들이 클럽분위기 내면서 노는가 보다 하면서 관심을 접었는데 그 후로도 한참을 들여다보던 후임이 문득 그러더랍니다.


    사람이 아닌 것 같다고. 그래서 동기가 무슨 말이냐고 묻자 후임의 한 마디.


    "저거 바닥에 서 있는게 아니라 천장에 거꾸로 매달려있는 것 같습니다."


    그 말을 듣고 동기가 다시 확인해보자 춤이라고 생각했던 것이 마치 머리가 긴 여자들이 천장에 거꾸로 매달려서 좌우로 흔들리고 있는 모양새였다고 합니다. 이 후에 저는 이야기를 듣고 섬 안에 귀신들 회담이라도 한 것 아니냐며 웃어넘겼습니다만..



    첫번째와 두번째 이야기는 백령도에서 근무한 사람이라면 아실만한 이야기이며 혹시 다른 사이트에서 소개가 되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혹시 아시는 분이 계신다면 반갑겠습니다.


    그리고 1박2일 백령도 편은 처음부터 끝까지 연출인거 다들 아시죠? 출연했던 끼 넘치던 말년 병장이 저희 보급병 선임입니다. 2주 전부터 저한테 콘티를 알려주더군요. 당시 1박2일 연출 논란이 생기던 때인데 몇 달 뒤 mc몽이 믿어주지 않아 섭섭하다며 눈물로 호소하는 기사를 봤는데 그때나 지금이나 씁쓸하네요.


    마지막으로 제가 백령도에서 느낀 극한의 공포는 훈련소 마치고 뺑뺑이로 백령도 발령났을 때임을 밝히며 글을 마칩니다.









    출처 : 짱공유 허무씨 님(http://fun.jjang0u.com/articles/view?db=106&no=14076)

    헨리죠지의 꼬릿말입니다
    추적당하고 직접적인 위협을 받는다고 해서 희생자는 아니다. 
    정확한 의미를 파악할 수 없는 사건에 놓였을 때, 현실이 덫이 되었을 때, 일상생활이 뒤집혀질 때에야 비로소 희생자가 되는 것이다. 진실을 찾아 나서지만 실패하기 때문에, 자신이 찾은 진실이 진정한 사실이 아니기 때문에, 그 밖의 여러 이유 때문에, 이성적으로 생각하면 할수록 더욱 더 혼란에 빠지기 때문에 그는 희생자가 되는 것이다.

    스릴러가 슬퍼지면 독자들은 빠져 나오기 어렵다. 나는 그렇게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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