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집에서 좀 늦어서 7시 30분 쯤에 도착했습니다.
이미 시위대가 이동한 상황이라 인터넷 중계 보면서 따라갔어요, 흡연구역도 들려가며 빌딩 사이 피맛골따라 갔습니다. 통제 중인지도 몰랐어요.
그러다가 겨우 조계사 ~ 종각역 사이지점이에서 합류 했죠.
합류하고나니 정말 사람들이 많더군요. 2002년 초등학생때 봤던 인파 이후로 처음 보는 광경이었습니다. 딱 그광경을 목격 했을 땐 수많은 시민이 큰 소리로 외치며 가는 모습에 압도 됐습니다. 일행도 비슷한 맘일거 같아서 일행이랑 와 서로 쫄보 쫄았다고 놀리면서 그 속으로 걸어 들어 갔죠. 걷다보니 연호도 따라할 만 하더군요. 중간중간 경찰 보이면 인사도 하고;; 수고 많으셨고 어서 퇴근하시라고.
집회 초보들은 후방이나 선봉 보단 중앙이 낫다는 얘기를 들었던게 어렴풋이 기억나서, 행진 당시엔 중앙지점에 있었습니다. 그쪽엔 참 많은 학생들이 있었어요. 학과별로 깃발을 만들어서 들고 다녔고 과잠을 입은 분들도 많았습니다. 혹시 내가 다니는 학교도 있나 주의해서 봐보니.. 없...었어.. 있었니 ㅅㅁ대야..? 그 와중에 과잠바면 두꺼워 보여도 보온은 전혀 안될텐데 좀 걱정 되기도 했습니다. 가장 인상적 이었던것은 중간에 영산굿을 하던 사람들, 집에와서 검색해보니 한예종의 학생들 이더라고요. 멋있었습니다. 그 외에도 크로키 하면서 연호하는 분도 계셨던 분도 기억에 남았어요. 그런 모습들 보니 안심이 되서 저도 모르게 점점 앞으로 걸어갔던거 같아요.
광화문에 도착하니 행진이 멈추더라고요. 광화문 사거리는 온통 빨간불이고 해서, 여기서 시위가 시작되는건가 기다렸어요. 제가 시위에 대해 갖고 있던 선입견은 집회→ 행진→시위 의 노선을 밟는 거라, 막연하게 우리나라 사람들은 참 미국 대사관 좋아해 라고 생각했죠. (앞으로 이동하려는 움직임이 있는 줄도 몰랐어요.) 선창따라 구호를 외쳤고 조금 신이 났어요. 서로가 서로를 지켜주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고, 이 지점에서 뒤를 버텨준다면 앞사람들도 든든하겠다 싶어서요.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시위대 속에서 경찰들이 나왔습니다; 복귀 하는 건가 싶어서 수고 많으셨다고 인사했어요. 그 주변사람들도 한마디씩 거들고 인사드렸어요. 지나가시게 조금씩 비켜드리면서요. 또래 친구들이다 보니 까 전 안쓰런 마음에 그랬는데 다들 그런 맘에 그랬는진 모르겠어요, 조롱일수도 있고 분노 일수도 있다고 생각하거든요. 그렇게 경찰들이 한둘씩 시위대 사이로 지나가고 학생들도 이동하고 하다보니 주인잃은 방패와 헬멧이 있어서 뒤로 전달해드렸습니다. 그러다 무전기까지 오가는 거 보고 앞에선 대체 뭘 하는거지 ? 의문이 들었어요. 그때 부턴 곁에 있던 학생들이 앞으로 이동하더라고요. 선창이 사라지고 부터 남아있던 시민들은 좀 우왕좌왕대기 시작했습니다. 호루라기 소리 외엔 아무런 말도 명확하게 들리지 않고, 그냥 하야하라와 퇴진하라 가 행진때 구호다 보니 그걸 외쳤던거 같아요. 점차 박자가 어긋나더라고요. 그러다 9시 30분이 됐어요.
9시 30분이 되니, 한편에서 집회시간 끝났나봐 이거 몇시 까지 신고됐어? 라고 오가는 소리들이 들렸어요. 앞에서 부터 마스크를 쓴 사람들이 빠져나왔고 후방이 비어갔어요. 그리고 경찰들이 차량을 통제 중이긴했지만 빨간불이던 교통 신호가 하나 둘 작동되기 시작해서 아 이제 끝났구나 하고 주변을 치우는 분위기가 됐습니다. 아 이렇게 집회가 진행된다면 시위도 올만 하겠더고 도란도란 얘기 하는 소리도 많았고, 이때 아니면 언제 밟겠냐고 있는 광화문 광장 일방통행 도로도 밟아봤습니다.
그러곤 시위대에어 빠져나와서 대치중인 모습을 찍었어요. 혹여나 수가 적어여서 해꼬지를 당하는 건 아닌지 , 다들 주변을 빙글빙글 돌거나 커피나 군것질 거리를 사오더군요. 별다른 건 없어보였기에 얼은 몸을 녹일겸 가게로 들어갔고 음식을 시켜서 먹던 도중에 통제 해제 알림이 떠서 그대로 귀가 했네요.
개인적인 소감은 집회에 참여해도 안전하다는 걸 봤어요. 앞선 분들은 어쩐지 모르겠지만 제가 있던 쪽에서 충돌하지 말아달라는 얘기나 평화 시위 구호도 들렸습니다. 프락치들을 얼마나 경계하는 지 느꼈어요. 시위대도 경찰들도 시민을 이용해선 안된다고 생각했고, 그 근처의 모두는 이상한 선창을 하면 침묵으로 답을 줬기에 비슷한 맘이 아니었을까 어림짐작합니다. 좀 더 거칠어지길 바랬던 사람도 있었겠지만, 그 시위장에 나온 모두는 자신을 위해 나왔던 거 지 남을 위해 희생하는 것은 아니었기에 개인적인 입장차이는 있을 수 밖에 없다고 생각합니다.
그래도 이번 정권 들어서 처음으로 광화문에서 집회가 열렸던 기념적인 날이었고 11월 12일엔 더 많은 보완을 거쳐서 광화문에서 만났으면 좋겠어요. 그럼 다음에 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