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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991714431
http://wh.reddit.com/r/nosleep/comments/2u2ju8/8991714431/
전화가 처음으로 왔던 그 날 밤, 난 술에 취해서 전화가 왔을 때 번호를 확인할 생각도 하지 않았다.
그 날은 금요일 밤이었고 직장에서 있던 일 때문에 스트레스를 많이 받아서 그냥 술 한잔 하며 쉬고 있었다.
그러다 핸드폰이 진동했고 난 심드렁하게 통화 버튼을 눌렀다.
“여보세요?”
“아빠?”
목소리를 듣자마자 난 술잔을 떨궜다. 그 목소리는 곧 16살이 될 내 딸아이였다.
“누구세요?”
내가 묻자, 전화가 끊겼다.
분명 내 딸은 이 층에서 자고 있는데- 그때 난 매우 혼란스러웠고 무서웠다.
정신을 차리고 난 이 층으로 달려가 굳게 닫혀있는 아이의 방문을 열었지만, 새근새근 자는 딸의 모습을 보고 긴장이 풀리며 웃음이 나왔다. 내가 술을 많이 마시긴 했구나, 이젠 헛것도 보이네. 핸드폰에 남겨진 통화기록도 확인했지만, 그곳엔 아무것도 없었다.
다음 날은 토요일이었고, 딸은 친구 집에서 자고 오기로 했다. 난 이혼을 한 지 일 년이 넘어서 집에는 나 혼자밖에 남지 않았다.
보던 티비를 끄고 자려고 방에 들어가던 그 순간, 핸드폰이 식탁 위에서 진동했다.
어제 받았던 이상한 전화가 잠깐 생각났지만, 난 대답하려 핸드폰을 잡고 번호를 확인했다.
(899)1714431, 처음 보는 번호였지만, 일단 받아보기로 했다.
“여보세요?”
“아빠?”
내 딸아이 목소리가 선명하게 들렸다.
“제이미? 너 맞니?”
“아빠 그가 저를 잡아두고 있어요!” 제이미가 울며 대답했다.
“뭐? 누가 널 잡아두고 있단 거니?”
상황을 이해해보려고 노력했지만, 제이미의 대답을 듣기 전에 전화가 또 다시 끊겼다.
잠깐 굳어있다 바로 제이미 친구의 집에 전화를 걸었다.
“여보세요?” 친구 엄마가 졸린 목소리로 대답했다.
“차베즈씨, 이런 늦은 시각에 전화해서 죄송하지만, 혹시 제이미 잘 있나요?”
“네, 알렉스하고 같이 소파에서 자고 있어요”
“그렇군요. 감사합니다”
“왜 그러세요?”
“아니에요, 안녕히 주무세요”
다음 날, 제이미를 친구 집에서 데려오면서 곧 다가올 그녀의 생일 파티 이야기를 나눴다.
제이미가 가장 좋아하는 레스토랑에 예약 하려고 얘기 중이였는데, 이야기 하며 한편으론 어젯밤에 온 전화 생각이 떠올랐다.
대체 제이미 목소리는 어떻게 낸걸까? 누구 전화번호일까? 왜 통화기록이 없지? 누군가가 나에게 쓰레기같은 장난을 치고 있는게 틀림없었다.
통화에 대한 이야기를 꺼내면 곧 다가올 아이의 생일도 망칠 것 같았고, 전 아내가 걱정하는건 보기 싫었기 때문에 아무에게도 말하지 않았다.
그 날 이후로부터 일주일정도는 잠잠해서 까먹고 있었는데, 핸드폰이 또 다시 진동하기 시작했다.
핸드폰을 집어들어 번호를 확인했다 : (899)1714431, 이번엔 정말 화가 나기 시작했다.
“씨발 대체 누구야?”
“아빠” 그녀의 목소리는 겁에 질린 듯 했다.
“이건 누구고 나한테 대체 뭘 바라는거야?”
“아빠 그가 날 데리고있어요!” 목소리가 덜덜 떨리고 있었지만, 그건 제이미 목소리였다.
“이게 누구던지간에, 내가 널 찾아서 죽여버릴거야, 이건 정말 좆같다고! 씨발!”
“아빠! 제발 도와주세요!”
더 이상 부정할 수 없었다, 이건 내 딸인게 확실했으니까.
“제이미! 대체 어디에 있는 거니? 어디 있는지 알려줘 제발!”
그리고 전화가 끊겼다. 끊긴 즉시 바로 다시 전화를 걸었지만, 이 번호는 존재하지 않는다는 기계적인 음성만 들릴 뿐이였다.
난 이층으로 바로 달려가 딸아이 방을 활짝 열었다.
“아빠! 무슨짓이에요?!”
자신의 방에 무턱대고 들어온 나에게 화났겠지만, 침대에 가만히 앉아있는 그녀를 보자 마음이 놓였다.
“미안, 그냥 네가 잘 자고 있는지 확인하러 왔어”
“확인이요? 아빠 저 곧 16살에요...”
“알아, 알아- 미안하다, 잘 자렴”
내 얼굴은 창백해져있었고, 식은땀에 축축히 젖어있었는데, 아이의 방이 어두웠던 것이 천만다행이었다.
난 내가 뭘 해야할지 감조차 잡히지 않았다. 그 날은 아예 잠을 잘 수가 없어서 회사에 병가를 내기로 했다.
경찰에 연락을 취할까 생각했지만 이건 말도 안되는 일인데다, 통화기록조차 없었기 때문에 믿지 않을게 뻔해서 포기하고 말았다.
제이미가 혹시라도 잘못될까 걱정됐지만 그녀가 너무나도 기대하고 있는 생일날을 망치고 싶지 않아서 그저 쓰레기같은 장난이라 생각하고 넘어갔다, 그건 장난이여야만 했으니까.
몇 일 동안은 아무 전화도 오지 않았고, 제이미의 생일날이 되었다. 생일파티는 성공적으로 끝났고, 아이가 선물을 받으며 행복해 하는 모습에 난 그 “장난” 마저 잊을정도로 기분이 좋아졌다. 찝찝한 기분은 여전했지만.
생일 파티 이후 제이미는 피곤하다고 평소보다 더 일찍 방으로 들어갔다.
난 아랫층에서 맥주 몇 병을 마시고 있었는데, 잠이 들었는지 정신을 차려보니 오전 세시였다.
그리고 그 때 마침 핸드폰이 진동하기 시작했다.
소파 쿠션 사이에 끼인 핸드폰을 집어들면서 온 몸에 소름이 돋는 걸 느꼈지만, 저번과 같은 번호를 확인하고 수신버튼을 눌렀다.
“여보세요?”
“아빠?”
“제발, 이게 누구던지간에 제발 그만해.” 왜인지 모르게 눈에 눈물이 고이기 시작했다.
“아빠 그가 날 데려갔어요!”
“씨발 대체 넌 누구야! 누구냐고!”
얼굴은 이미 눈물로 잔뜩 젖어있었고, 다리에 힘이 풀려 무릎을 꿇은 채 소리지르기 시작했다.
“제발...제발 그만둬”
정적이 찾아왔고, 전화 너머로 숨소리만 들려왔다. 사람의 것이 아닌듯한 숨소리.
평소와 달리 끊어지지 않은 채 찾아온 정적을 내가 먼저 깼다.“거기 누구 없어요?”
“생일 축하해 제이미”
목소리는 더이상 제이미의 목소리가 아니였고, 사람의 목소리 같지도 않았다. 그건 악마였다.
“누구세요...” 내가 또다시 물어봤다.
“이젠 너무 늦어버렸어-”
제이미의 비명소리가 들리고, 전화가 끊겨버렸다.
다급히 2층 계단을 올라가면서 계단에 걸려 넘어졌지만, 고통은 느낄 새도 없이 달려 제이미의 방 문을 열고 불을 환히 밝혔다.
제이미가 없었다.
그리고 방은 온통 긁힌 자국과 깨진 유리조각들로 난장판이 되어있었다.
침대엔 피 웅덩이가 있었고, 피는 창문 밖으로 이어져 있었다. 딸의 흔적은 어디에도 없었다.
전화가 온 번호로 통화를 시도해봤지만 돌아오는 건 번호가 존재하지 않는다는 기계의 음성 뿐이었다.
제이미의 핸드폰으로 전화하자, 침대 아래에서 딸의 핸드폰이 반짝였다. 제이미를 찾으며 집 안 구석구석을 찾아봤지만…
아무것도 없었고, 난 경찰을 불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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