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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게시물ID : lovestory_76822
    작성자 : 통통볼
    추천 : 11
    조회수 : 1405
    IP : 221.155.***.186
    댓글 : 3개
    등록시간 : 2015/12/09 20:30:14
    http://todayhumor.com/?lovestory_76822 모바일
    [BGM] 서글픈 바람



    6.jpg

    하영순, 나는 나를 모른다




    서버가 중단되었다

     

    나는
    그의 심장을 관통하지 못했다

     

    하나를 보면 열을 안다 했는데
    열을 보고도 하나를 몰랐으니

     

    모두 정지된 상태
    캄캄하다

     

    나는 누구인가

     

    가슴 태우며
    무엇을 잡겠다는 것인가

     

    내 안에 또 다른 나

     

    걷잡을 수 없는 마음속에
    알 수 없는 영역






    7.jpg

    김재진, 마음길



    마음에도 길이 있어
    아득하게 멀거나 좁을 대로 좁아져
    숨 가쁜 모양이다

     

    그 길 끊어진 자리에 절벽 있어
    가다가 뛰어내리고 싶을 때 있는 모양이다

     

    마음에도 문이 있어
    열리거나 닫히거나 더러는 비틀릴 때 있는 모양이다

     

    마음에도 항아리 있어
    그 안에 누군가를 담아두고
    오래오래 익혀익혀 먹고 싶은 모양이다

     

    몸보다 마음이 먼저 가
    달그락달그락 설거지하고 있는 저녁
    일어서지 못한 몸이 따라 문밖을 나서는데

     

    마음에도 길이 있어
    갈 수 없는 곳과 가고는 오지 않는 곳으로
    나뉘는 모양이다






    8.jpg

    윤수아, 이명



    내 안에
    우물이 마른 것을 알고
    귀가 먼저 운다

     

    어둠이 사원
    적막한 밤에
    혼자 깨어 우는
    저 공허한 울림

     

    사각의 벽에서
    마지막 한마디 담아 놓을
    귀를 찾는다

     

    한 손으로 난간을 잡고
    한 손으로 별들을 불러 모은다

     

    상처 난 원고지에
    흩어진 소리들을
    주워 담는다






    9.jpg

    원태연, 서글픈 바람



    누가 오기로 한 것도 아니면서
    누굴 기다리는 사람처럼
    삐거덕 문소리에
    가슴이 덜컹 내려앉는다

     

    누가 오기로 한 것도 아니면서
    누굴 기다리는 사람처럼
    두 잔의 커피를 시켜놓고
    막연히 앞 잔을 쳐다본다

     

    누가 오기로 한 것도 아니면서
    누굴 기다리는 사람처럼
    마음속 깊이 인사말을 준비하고
    그 말을 반복한다

     

    누가 오기로 한 것도 아니면서
    누굴 기다리는 사람처럼
    이제 나서는 발길

     

    초라한 망설임으로
    추억만이 남아있는
    그 찻집의 문을
    돌아다 본다






    10.jpg

    이선명, 늘 그런 세상



    세상은 늘 그렇다
    계절 없이 핀 사랑은
    식어버린 커피처럼 쓰기만 하고
    벗겨진 감귤처럼 서글프게
    오늘도 애타고 그리운 나를
    슬프게 그리움으로만 부른다

     

    세상은 늘 그렇다
    나의 마음처럼 벌거벗은 추억은
    불현듯 옛 친구의 소식과 함께
    열병 걸린 가을이 오듯
    혼자 남은 기다림을
    절망으로 화답하게 한다
    그렇게 단념하게 한다






    통통볼의 꼬릿말입니다
    kYOH2dJ.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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