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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게시물ID : lovestory_76667
    작성자 : 통통볼
    추천 : 12
    조회수 : 1546
    IP : 221.155.***.186
    댓글 : 8개
    등록시간 : 2015/11/27 19:10:14
    http://todayhumor.com/?lovestory_76667 모바일
    [BGM] 비 내리는 날이면



    1.jpg

    도종환, 세월



    여름 오면 겨울 잊고
    가을 오면 여름 잊듯
    그렇게 살라 한다

    정녕 이토록 잊을 수 없는데
    씨앗 들면
    꽃 지던 일 생각지 아니하듯
    살면서 조금씩 잊는 것이라 한다

    여름 오면 기다리던 꽃
    꼭 다시 핀다는 믿음을
    구름은 자꾸 손 내저으며 그만두라 한다
    산다는 것은
    조금씩 잊는 것이라 한다

    하루 한낮 개울가 돌처럼
    부대끼다 돌아오는 길
    흔들리는 망초꽃 내 앞을 막아서며

    잊었다 흔들리다 그렇게 살라 한다
    흔들리다 잊었다 그렇게 살라 한다






    2.jpg

    원태연, 비 내리는 날이면



    비 내리는 날이면
    그 비가 촉촉히 가슴을 적시는 날이면
    이 곳에 내가 있습니다
    보고 싶다기보다는
    혼자인 것에 익숙해지려고

    비 내리는 날이면
    그 비가
    촉촉히 가슴을 적시는 날이면
    이곳에서
    눈물 없이 울고 있습니다






    3.jpg

    이정하, 찔레에게



    아무 기별하지 말자
    그리움만으로 한 세상 살아가면서도
    저렇게 표독스런 꽃 피울 수 있는 것을
    비 내린다 찔레여, 비가 내린다
    난 무엇으로 네 삶 속에 스밀 수 있을까

    할 말이 없다
    내 너를 만나도 할 말이 없다






    4.jpg

    이영춘, 귀의 외출



    세상이 싫은 날은 산을 오른다
    사람의 소리, 세상의 소리
    귀 밖으로 멀다
    솔잎 새로 흘러가는 바람 소리
    새들이 양말 벗고 노는 소리
    꽃들이 침묵으로 앉아 웃고 있는 소리
    풀잎들이 어깨동무하고 걸어가는 소리
    선승 같은 나무들이 무의 말로 경 읊는 소리
    어느새 하늘이 걸어 내려와 내 손목 잡고
    산 능선을 넘는다
    천지가 온통 한 몸이다
    내 귀가 환하다






    5.jpg

    김륭, 선인장



    울고 싶으면 울어, 마음껏
    울어 보래요 울 수 있다는 건
    무슨 일이 닥쳐도 견딜 수 있다고
    스스로 다짐하는 거래요
    겁먹지 말래요
    이글거리는 태양 머리에 이고
    모래바람을 견디고 전갈도 물리친대요
    물 한 모금 마실 수 없어도
    꽃을 피울 수 있대요
    선인장에게 가시는
    눈물이래요






    통통볼의 꼬릿말입니다
    kYOH2dJ.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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