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에서 보다시피 크로스핏은 우리가 살아가는 실제 세계에 맞게 디자인된 운동이다. 일상에서 우리는 뭔가를 줍기위해 몸을 굽히고 또 무거운 것을 머리 위로 들어서 선반 위에 두는 동작을 한다. 우리는 스쿼트 동작 (쪼그리고 앉는 동작)을 통해 앉고 일어선다.
또한 아이들을 뒤쫓아 달린다던가 점프를 하는 동작을 할 것이다. 크로스핏에서는 이러한 일상생활에서 하는 동작들을 운동으로 한다.
크로스핏은 북미에서는 이제 아주 유명하다. 웬만한 동네는 크로스핏 짐이 꼭 있다. 가격이 일반 헬스장에 비해 두배 이상이 차이가 나는데에도 인기는 식을줄을 모른다. 왜 사람들은 크로스핏에 열광하는 것일까?
내가 다니고 있는 CrossFit Stony Brook
'지구상에서 가장 빨리 몸을 키우는 운동'이라고 크로스핏은 잘 알려져있다. 영화 300을 기억하는가? 여기서 배우들이 몸을 키우기 위해서 크로스핏 운동을 한 것은 아주 유명하다.
보통 '몸을 만드는 운동'을 생각하면 무거운 바벨같은 것을 들면서 헬스장에서 운동하는 모습을 떠올린다. 하지만 이런 피트니스 (흔히 말하는 헬스)는 지겹고 굉장히 전문적인 운동이다. 피트니스 그 동작 자체가 대부분 단순 반복 운동이기 때문에 지루함을 느끼기 쉽다.
CrossFit을 처음 접했던 인디애나 주 South Bend에 있는 Gym.
또한 피트니스를 했던 또는 하는 사람들은 들어봤을만한 이두 운동, 삼두 운동, 활배근 운동 등등 굉장히 전문적이다. 지금도 인터넷에 검색을 해보면 삼분할을 해라든지, 사분할을 해라든지 초보자들이 알고 하기엔 어려운 지식들이 많다. 더욱이 피트니스라는 운동이 철저한 자기 혼자만의 운동이다. 두명이서 보조해가며 하는 경우도 있겠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이 체육관에 혼자 가서 혼자 운동을 한다. 그리고는 헬스장 몇번 가다가 지겨워져서 안하는 경우가 굉장히 많다.
하지만 크로스핏의 장점은 뭘까.
우선 운동시간이 굉장히 짧다. 보통 20분정도 또는 20분 이내에 대부분의 운동이 끝난다. 그렇다고 만만하게 보면 큰코 다친다. 이 짧은 시간내에 최대한 빨리 정확한 자세로 정해진 운동을 끝마쳐야한다.
소방관 형님도 크로스핏!
예를 한번 들어보자. 크로스핏 WOD (Workout of the Day, 오늘의 운동)중에는 신디 (Cindy)라는 운동이 있다.
20분내에 다음의 운동을 할 수 있는만큼 하기: 5개의 턱걸이 10개의 팔굽혀펴기 15 스쿼트 (앉았다 일어서기)
저렇게 5개, 10개, 15개를 하면 1라운드라고 하는데 20분동안 최대한 많은 라운드를 해야한다. 뭐 딱 보면 별거 아닌 것 처럼 보인다. ㅎㅎ 근데 이걸 쉬지 않고 계속하면은 정말 힘들다. 땀은 비오듯이 난다. 나중에 시간나면 도전해보시라.
경찰관 형님도 크로스핏! 내가 예전에 다니던 크로스핏 체육관에 경찰분들이 좀 있었는데 테이저건으로 사람들한테 장난치는데 지리는줄 알았다.
이런 운동을 하는데 있어서도 크로스핏의 장점이 또 나온다. 바로 '다같이 함께 시작'을 한다는 것이다. 트레이너가 시간을 맞추고 3, 2, 1, Go! 라고 말하면 다 같이 운동을 한다.
크로스핏 체육관에서 흔히 쓰는 시계. 카운트 다운할 때가 가장 떨린다.
위의 예제와 같은 운동이 있는가 하면, 반대로 10라운드의 운동을 빨리 끝내기 이런 운동도 한다. 이럴 때에 괴수분들이 (우리 크로스핏 체육관에도 몇명있다) 먼저 끝내고 나면 아직 덜 끝난 사람들을 위해 막 박수도 쳐주고 격려도 해준다.
엄청 힘들었던 운동중 하나인 Murph. 달리기 1마일 (1.6km), 턱걸이 100개, 팔굽혀펴기 200개, 스쿼트 300개, 그리고 다시 달리기 1마일. 내 기록이 36분 48초라고 적힌게 보인다. 그리고 Murph 왼쪽에 자세히 보면 1/2 Murph라고 스케일링된 운동을 확인할 수 있다.
그리고 운동이 끝나면 화이트 보드에다가 각자의 이름 옆에 기록을 다 적는다. 여기서 내 기록을 다른 사람들과 비교해보면 나의 실력을 알 수 있고 경쟁이 된다. 이렇듯 크로스핏은 내가 혼자 하는 운동이 아닌 전부 다같이 하는 운동인 것이다.
크로스핏을 즐기는 연령층도 다양하다. 왜냐하면 바로 스케일링이라는 특징때문이다.
가족이 다같이 즐기는 크로스핏. 각자 들고 있는 케틀벨 무게가 스케일링 되었다.
스케일링이 무엇이냐면 자신의 운동 수준에 맞게 조절할 수 있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턱걸이를 하는 운동을 할 때에는 밴드를 쓴다든지, 박스 점프를 할 때에는 박스 크기 조절을 한다든지 자신의 역량에 맞게 조절이 가능하다.
고무 밴드를 사용해서 턱걸이를 하고 있는 크로스핏터분들
숙련된다면 박스점프를 할 때 바벨 (plate)을 쌓아서 더 높게 뛰어도 된다.
이러한 장점 때문에 어린 아이들은 물론이고, 늙으신 분들도 굉장히 많이 즐기고 있다.
오버헤드 스쿼트를 연습중인 꼬마
나이에 관계없이 크로스핏!
크로스핏이 다이어트, 즉 체지방을 줄이는데 있어서 엄청나게 효과적이기 때문에 크로스핏 체육관에는 항상 여성분들이 많다. 또한 배우기가 쉽고 간단한 운동의 조합들이라 인기가 아주 많다.
크로스핏 대회에서 오버헤드 스쿼트중인 아가씨
크로스핏의 또다른 장점은 매일매일 다른 운동을 하기 때문에 질릴 겨를이 없다는 것이다. 크로스핏 공식 사이트나 기타 사이트에서 매일 매일 새로운 운동 (Workout of the Day, 줄여서 WOD)이 올라온다.
이미 미국에서는 체력이 많이 필요한 경찰관들, 소방관들, 그리고 군인들은 크로스핏을 대부분 하고 있다.
얼마나 다양한 운동이 있냐하면 1년동안 크로스핏을 하면서 겹치는 운동이 거의 없었을 정도이다. 그리고 운동을 끝내고 자신의 기록을 인터넷에 사람들과 비교하면서 내가 어느정도 레벨에 있는지 확인이 가능하기 때문에 상당히 의미있다고 볼 수 있다.
'너의 본운동은 나의 준비운동밖에 안된다'
보통 운동을 하러가면 WOD, 즉 오늘의 운동을 하기 전에 항상 준비운동 (이것도 매일 매일 다르다)이 WOD 옆에 적혀있다. 어떤 날은 파트너랑 같이 하는 준비운동도 있기 때문에 서로 서로 모르는 사람들이라도 운동을 좀 하다보면 다 친해지고 그런다. 그 준비운동이 대략 20분 정도 걸리고 본 운동을 하고 하면 보통 한시간안에 모든 운동을 마치게 된다. 한시간이 너무 짧다고? 처음 크로스핏 시작하고 WOD하고 나면 다른 운동 생각도 안난다.
이러한 기록을 비교하고 경쟁하는 크로스핏의 특징 때문에 크로스핏 대회도 매년 열린다. 원래는 아디다스가 스폰서를 해줬는데 리복으로 바뀐듯 하다.
매년 하는 크로스핏 대회. 리복이 공식 스폰서이다.
아디다스에서 광고했던 크로스핏. 꼭 봐라. 두번 봐라. Chris Spealler (남자분, 현재 남성 크로스핏 부분 세계 랭킹 3위) 그리고 Heather Bergeron (여성분, 현재 여성 크로스핏 부분 세계 랭킹 25위) 가 아주 멋지게 나온다.
한국에 찾아온 Rich Froning Jr분과 Annie Thorisdottir. 사진 출처는 멘즈 헬스.
얼마전 한국에도 작년 (2011년) 크로스핏 대회 우승자인 Rich Froning Jr (남자)분과 Annie Thorisdottir (여자)분이 찾아와서 멘즈 헬스 잡지에 인터뷰도 하고 사진도 찍고 갔다. 싸인 받고 싶었는데!!
2011 크로스핏 대회 하이라이트!
내가 1년 가량 (중간 중간 좀 쉬긴 했지만) 하면서 몸 변화를 간간히 찍은 사진들을 정리해보았다. 그렇게 좋은 몸은 아니다 ㅋㅋㅋ
8월 3일. 크로스핏을 처음 시작한 날
8월 16일
9월 8일
운동을 하는중에는 딱히 식단 조절한건 없다. 그냥 먹고싶은거 햄버거나 피자도 먹고싶을 때 먹었다.
9월 19일
9월 29일
10월 13일
술도 먹고 그랬다. 식단 조절, 즉 먹는 것 때문에 막 스트레스 받고 한 적은 없었다.
11월 1일
12월 4일
한번은 한달정도 마음먹고 뭐 식단 조절을 약간 (탄수화물, 기름진 음식의 섭취를 줄이고 단백질과 채소 위주 등) 했었는데 뭐 나는 취미삼아 하는거라 그다지 큰 차이점을 못 느낀거 같기도 했다.
이거는 최근 ㅋ
학교에서 매주 수요일날 체육관에서 체지방 측정을 해준다. 하루는 체지방 측정을 하고 싶어서 갔었는데 측정해주시는 분이 마라톤같은거 하냐고 묻더라 ㅋㅋ
이건 더 정확하게 재고 싶어서 $1 주고 잰거 ㅋ 체지방 14%.
크로스핏을 하면서 하체에 근육이 엄청 붙었는데 (예전에 포스팅했던 하체 운동의 중요성을 정독하길!) 하체에는 지방이 거의 없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체지방율이 굉장히 좋다면서 했던 기억이 난다.
Ring dip은 정말 어렵다.
크로스핏도 단점이 있다. 내가 몸의 변화 사진들을 보면 알겠지만 우락부락해지지는 않는다. 어느정도 근육이 크면 더 커지는데 더 많은 시간이 걸린다고 한다. 왜냐하면 크로스핏 같은 메타볼릭 컨디셔닝, 즉 숨이 턱까지 차오르고 땀이 줄줄 흐르는 이런 운동은 어느정도의 근육 성장을 가져오지만 일정수준 이상은 힘들다고 한다. 지금 내가 갖고 있는 몸 상태가 밸런스가 가장 잘 맞춰진 상태이기 때문이다.
크로스핏의 단골 운동 로윙
그리고 크로스핏과 같은 기능성 운동은 근육이 최적의 상태까지 성장한다고 한다. 그래서 근육을 더 키우고 싶다면 웨이트 트레이닝 운동도 병행해주어야한다. 그래서 운동 전,후로 바벨운동을 하는 크로스핏터들도 많다. 또 이런 것들을 보완하기 위해 크로스핏 오늘의 운동에서 바벨 운동을 하는 WOD도 주기적으로 한다.
다른 단점은 가격이 좀 비싸다. 보통 헬스장 같은 경우 한달에 5~6만원? 이것도 내가 사는 곳 기준으로는 약간 비싼 편인데, 지금 내가 다니고 있는 크로스핏 체육관은 학생할인을 받아서 한달에 10만원이 넘는다.
전문적인 운동이라 약간 비싼감도 있긴 하다. 또 크로스핏 체육관을 가봤다면 알겠지만 기구가 거의 없다. 턱걸이 바, 커다란 공, 바벨, 케틀벨 등 이게 다 이다. 하지만 바꿔말하면 굳이 크로스핏 체육관에 가지 않아도 어디든지 간단하게 할 수 있다는 의미가 된다.
언제 어디서나! 통나무로 오버헤드 스쿼트 ㅋ
아무 기구 없이 맨손으로만 하는 WOD도 인터넷에 검색해보면 정말 많다. 또, 크로스핏 체육관에 등록을 해도 매 클래스마다 트레이너와 함께 운동을 한다. WOD를 하다보면 너무 힘들어서 자세가 흐트러지는게 많은데 항상 이럴때 고쳐주고 바른 자세를 가르쳐준다. 그래서 내 기준으로는 약간 비싸더라도 충분히 그 값어치를 한다고 생각한다.
내가 다니는 크로스핏 체육관의 트레이너 마이클. 복장은 할로윈때라서 300으로 ㅋ
정리하자면 크로스핏은 장점이 굉장히 많은 고효율의 운동이다. 매일 매일 새로운 운동을 하기 때문에 전혀 지겹지가 않고, 운동 시간도 보통 한시간 (준비운동이랑 본운동까지 다 합쳐서)내로 다 끝나기 때문에 바쁜 현대인의 삶에 아주 적합하다.
또 기구같은것이 많이 필요없기 때문에 언제 어디서나 할 수 있다. 거기다가 스케일링 (비례운동)을 통해 남녀노소 나이, 성별 관계 없이 쉽게 배우고 따라할 수 있는 것이 좋은 장점이다.
운동에 관심이 있고, 몸을 멋있게 만들어보고 싶은 사람이라면 나는 꼭 크로스핏을 하는 걸 추천한다.
크로스핏 꼭 해라. 두번 해라.
이대로 끝내긴 뭔가 아쉬워서 크로스핏 맛보기를 살짝 준비해봤다.
크로스핏에서는 스트레이트 풀업 (일반적으로 하는 턱걸이)은 잘 하지 않는다. 가끔씩 WOD에 있긴 있지만 크로스핏에서는 키핑 풀업을 한다. 그럼 키핑 풀업이 무엇인가?
바로 이렇게 하는게 풀업이다 (영상 뒷부분에는 앞서 설명했던 고무 밴드를 이용해서 하는 것도 나온다). 즉, 풀업을 할 때마다 몸 전체 근육을 사용한다.
우리가 흔히 아는 복근 운동도 크로스핏에서는 전신 운동으로 변한다.
GHD Situps. 처음에 하면 많이 어지럽다.
아 그리고 위의 키핑 풀업에서 좀 더 업그레이드 버전인 버터플라이 풀업. 내 생각에는 버터플라이 풀업이 턱걸이의 끝판대장인 것 같다.
이거는 나도 연습중에 있는데 동작이 많이 어렵다. 앞으로 더 많이 연습해야 할 듯 ㅎㅎ
영상은 앞서 아디다스 영상에서 나온 Chris Spealler 형님께서 ㅋㅋ
Annie Thorisdottir
Julie Foucher
마무리는 크로스핏 현재 여성 세계 챔피언 1위 Annie Thorisdottir 와 2위 Julie Foucher의 사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