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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게시물ID : soda_752
    작성자 : sloth
    추천 : 19
    조회수 : 3241
    IP : 121.32.***.142
    댓글 : 15개
    등록시간 : 2015/08/20 16:37:34
    http://todayhumor.com/?soda_752 모바일
    교통사고후 차 업그레이드 된 일(선의를 선의로 갚읍시다)
    때는 지금은 대청도에서 군복무를 하는 큰아들이 동네방네 엄청 뛰댕기도 말썽도 무지 부리던 시절입니다.

    연년생 아들 둘을 키우느라 아내는 거의 넋나간 여자처럼 살던 시절.

    서울의 방 두칸짜리 반지하에서 살던 때인데 집주변은 실로 아이들과 놀아 줄 놀이터 하나 없고

    가장 가까운 하천 공원도 언덕을 내려가 찻길을 건너고도 10분을 가야하는 그 시절...

    여기서 아들들 키우다가는 사고한번 크게 나겠다고 생각하여 일산의 작은 아파트를 샀습니다.

    이때 겉멋이 약간 들었던 나는 마xx 라는 나름 괜찮은 차를 타던 시기인데 

    이차로는 이사후 한달 기름값만 30은 나오겠더라구요(연비 장난 아니었음...고속도로에서 게이지 떨어지는게 보임)

    할수없이 폼을 내주고 실리를 취하자는 의미에서 중고차 시장에서 차를 바꿔 왔습니다.

    그 당시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던 갤xx. 당시 디젤가격이 100~200원 하던 시대임.

    차를 끌고오고 아내에게 내가 이렇게 가정을 생각한다며 보여주고 시승을 시키는데 

    아내의 첫마디 "차가 왜 이래?"

    맞습니다.

    초창기 모델이고 그것도 exceed급으로 최하위 사양이었음. 색깔도 녹색 ㅠㅠ

    강원도 여행 가는데 대관령 넘느라 죽는 줄 알았습니다.



    암튼 한 일년쯤 열심히 출퇴근 하던 내 생일날. 앞에서 갑자기 마주오던 트럭이 내차선으로 넘어오는 거임.

    나는 속으로 "죽었다"를 외치며 급브레이크를 밟았으나 겨울의 미끄러운 노면에 밟아도 밟은 듯 안 밟은 듯 천천히 제동되던 당시의 브레끼 때문에

    그냥 콱 들이 받았습니다.

    눈 주위가 찢어지고 가슴은 아파오고 어쨋든 결과는 두차 모두 폐차를 시켰음.

    사고자는 회사차이고 종합보험을 26세이상으로 들어 놨음.

    운전자는 23세... 보험이 안된답니다.

    회사에서는 자기네가 물어 주겠다고 했고 저는 이런거로 돌 벌어봐야 후대에 똑같이 당한다는 마음의 소유자임.

    협상이랄 것도 없이 "똑같은 차로 하나 사다 주세요" 했음.

    상대방이 갑자기 소리를 높이며 "아니 무슨 다 썩은차 사고 났다고 새차를 뽑아달라 합니까? 너무한거 아니요?" 막 이럽니다.

    난 어이가 없어서 " 아니 내가 무슨 사기꾼 입니까? 그냥 똑같은 년식에 똑같은 사양의 중고차 하나 사달라구요."

    그랬더니 "아 예~ 그럼 지금 차량 가격이 430만원이니 돈으로 드릴까요?" 하더군요.

    난 "제가 아침에 물리치료 받고 일하고 하느라고 시간 없으니 그냥 거기서 사다 주세요. 그냥 탈께요" 했습니다.

    몇일 후 전화가 왔습니다. 장안평에 차 몇개 섭외해 놨으니 보고 맘에 드는거 가져가라고 하더군요.

    귀찮았지만 알겠다고 연락처 받고 카센타 아는 사장님과 같이 갔습니다.

    차를 보니 하~ 기가 막힘니다. 내 똥차보다도 더 후졌습니다.

    딴거 보여달라 했습니다. 이놈은 굴러가는지가 의심스러울 지경입니다.

    이차가 도대체 얼마짜리냐고 물어 봤습니다. "600" 간단하게 대답하더군요.

    카센타 사장님이 아니다라는 표정을 짓더니 아는 친구가 중고차 한다고 거기 가보자고 합니다.

    우린 양평동으로 갔고 그분 아는 분 사무실을 찾아 가는데 갑자기...





    앞에서 우람한 회색에 청색 투톤, 천정에 캐리어도 있고, 번쩍번쩍하는 놈이 나를 향해 달려 옵니다.

    무의식중에 와~ 하면서 차를 세웠습니다.

    "아저씨 이차 파는 거예요?" 

    "네"

    "얼마예요?"

    "590이요"

    우리는 서로 눈을 마주치고 카센타 사장님은 잠시 내부 좀 보자고...

    이리저리 엔진실이며 타이어 여기저기 살펴보더니 "상태 괜찮네요" 합니다.

    전 바로 "계약하죠!" 하고 사무실로 갔습니다.

    상대 회사에 전화를 했습니다.

    "접니다 아까 장안평 차들은 너무 안좋고 가격이 비싸서 양평동으로 와서 차하나 봤습니다."

    "아니 뭐 그냥 거기서 사시지 뭘 그리로 가셨어요...차도 좋은 걸루 준비했다고 하는데..."

    "그 차 600만원 맞죠?"

    "네"

    "제가 어떻게든 회사에 부담을 조금이라도 줄여 드리려구 이곳에서 590만원짜리 계약 하려구요. 거기보다 10만원이나 싸요."

    이 때 갑자기 당황을 하더군요 "아니 그냥 거기서 사시지 제가 음....아니 그게...잠시..."

    계속 말을 얼버무리고 뭐라 하는데 속으로 "이놈~ 내가 그리 호구로 보이더냐~~" 하곤

    "아니 이상하십니다. 전 도움을 드리려고 한건데 왜 안된다는 거죠? 같이 온 사장님도 이차가 더 싸고 좋다고 하는데... 뭐 다른 이유 있나요?"

    그 사람은 할수없이 알겠다고 하고는 중고차 사장님을 바꿔 달라고 합니다.

    역시나 쫌만 깍아달라 회사가 어렵다 사정사정하는게 들려 옵니다.

    우린 입술로만 "절대 깍아주지 말아요~"를 외쳤죠.

    중고차 사장님 "이차 원래 650은 하는건데 이분들이 하두 사정해서 60만원 깍아준겁니다. 절대 안됩니다" 를 외치며

    계좌번호 불러주고 게임아웃.

    전 부푼 마음으로 멋진 차를 끌고 집으로 돌아와 아내를 깨웠습니다.

    "내려가보자 보여줄게 있어"

    난 이게 어쩌구 저쩌구 그간의 상황을 설명하며 차에 태우고 시운전을 했습니다.

    옆자리의 아내가 한마디 합니다."한번 더 사고나면 무쏘도 뽑겠네..."



    네... 그로부터 삼년 후 집도 넓혀서 이사가고 무쏘 뽑았습니다...



    아직도 집 대출 갚고 있음...

    지금은 차가 없음...

    제가 중국으로 오면서 판거예요~ 망한거 아니예요~

    정말 차 필요 없어요... 둘째아들은 자동차 설계과 다녀요~
    출처
    sloth의 꼬릿말입니다
    REMEMBER20140416
    어둠은 빛을 이길 수 없다.
    거짓은 참을 이길 수 없다.
    진실은 침몰하지 않는다.
    우리는 포기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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