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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게시물ID : panic_74607
    작성자 : Compostela
    추천 : 20
    조회수 : 2141
    IP : 121.150.***.31
    댓글 : 9개
    등록시간 : 2014/11/18 01:25:13
    http://todayhumor.com/?panic_74607 모바일
    [븅신사바] 공포소설 - 두통 (스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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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젯밤부터 오른쪽 관자놀이가 욱씬거리며 아프다. 그리고 나는 이 두통이 두렵다.

    내 머리속의 기계칩이 드디어 응답을 하는 것인가? 라는 설레임과 이 두통의 신호가 심상치 않다고 여겨지는 내 원래 뇌의 경고, 불안감과 함께 흐르는 
    식은땀, 어떻게라도 두통을 멈추어야만 한다는 강박증과도 같은 압박감이 내 뇌와 심장을 감싼다.

    소통하지 말았어야했어. 

    후회섞인 증오가 내게 벼락처럼 떨어진다. 나의 뇌가 내리는 격정의 불길이 온전히 피뢰침에 쏟아지는 낙뢰처럼 내 오른쪽 관자놀이에 떨어진다. 호기심도 내 뇌가 컨트롤하는 영역이라면, 녀석은 지금 뼈저리는 자기반성으로 자기자신과 기계칩을 불태우려하고있다. 하지만 실제로 내 뇌는 불타지 않는다. 두통만 여전할뿐이다. 나는 의자에 앉아 내가 이렇게 된 이유를 생각해본다.

    처음에 기계칩을 내 뇌에 이식하게 된 것은, 순수히 의료적인 이유때문이었다. 몇 달전 늦은 밤, 일을 마치고 돌아오는 길에 나는 음주운전 차량에 의해 불의의 습격을 당했다. 운전자가 사람을 쳐버렸다는 사실을 인식하는 몇 초동안, 그가 하염없이 밟은 엑셀로 인해 미친듯이 날뛰는 자동차는 나를 순식간에 깔아뭉개고 지나가버렸다. 운전자가 겁이라도 먹고 뺑소니라도 저질렀다면 나는 생각도 해내지 못하는 불귀의 객이 되었으리라.

    "처음에 A씨를 봤을때는 살아날 수 있다는 생각조차 하지 않았습니다."

    나의 수술을 담당한 의사 B가 내 재활훈련이 성공적으로 마무리 되던 날 가장 먼저 꺼낸 한 마디다. 

    "의학과 공학의 결합은 A씨와 같은 생명이 다시 한번 사회로 나갈 수 있도록 구원해주죠. 불과 몇십년전에는 해내지 못한 일을요."

    그때 나는 다시 일어서서 볼 수 있고, 걸을 수 있다는 환희에 벅차 그 의사의 말에 강한 긍정을 드러냈던걸로 기억한다.

    환희의 순간을 생각하십시오. 주인님의 선택은 대부분 옳았으며, 주인님의 신체에 부담이 가는 부분은 제가 제어할 수 있습니다.

    나의 생각인가? 나의 뇌에서 떠오르는 메세지이지만, 기계같이 차갑다. 그리고 다시 이어지는 격심한 두통. 머리에 베게를 싸매고 미친사람처럼 비명을
    지르고 또 질렀다. 너무도 큰 고통에 눈물과 침은 질질 새어나올때쯤에야 다시금 두통은 가라앉았다. 
    의자에 앉기도 두려워 침대에 누워 생각을 지속한다. 눈물과 침이 범벅되어 축축하고 차갑지만 일어서기가 두려워 그냥 가만히 있는다.

    간단히 말하자면, 의사는 교통사고로 인해 손상된 나의 눈과 왼쪽팔과 다리, 그리고 소화기내장 중 일부를 기계로 교체하였고 이 기계들을 원활히 컨트롤 할 수 있도록 나의 오른쪽 관자놀이에 기계칩을 이식해놓았다. 기계장기의 제어가 잘 이루어지지 않아서 만약 내 양쪽눈과 팔과 다리가 제 멋대로 움직이고 내 위장이 음식물을 오판하여 아무것이나 먹어도 구토를 해대는 상황을 떠올린다면, 그때는 기계칩을 이식하는것은 당연한 것이라 생각했다.

    이 기계칩은 나의 뇌와 연동되어 기계로 대체된 내 신체부위가 마치 이전 원래 인간이었을때의 장기처럼 기능하도록 돕는다고 했다.
    거기다 부가적으로 자체적인 판단하에 간단한 경고나 알림등을 지시해주기도 했다.

    처음에는 이 모든것들이 너무 마음에 들었다. 예를 들어 여섯시 반에 알람을 맞춰두었다면, 알람벨이 울림과 동시에 내 안구는 자동적으로 떠진다.
    이어서 눈은 떴지만 여전히 부스스한 내게오늘 하루의 기상상태같은 간단한 정보가 텍스트처럼 생각속으로 지나간다.

    반갑습니다. 주인님! 오늘 대기중 미세먼지의 농도는 10%이하이며 날씨는 매우 맑음입니다!

    신문을 볼 때 글자가 흐릿해서 보이지 않으면 자동으로 초점이 재조정된다던가, 술을 마실때 어느정도 이상의 술을 마시면 경고신호를 보내온다던가
    하는 식으로 나의 온전한 몸관리를 위해 내 기계장기들은 스스로 노력을 기울여주었다. 게다가 그 노력이 적극적인 점이 내 맘에 들었다.

    어느날 사고이후에 나를 만난 친구에게 내 멋진 기계장기에 대한 이야기를 전해주었다. 하지만 기뻐하는 나와 달리 그 친구의 반응은 매우 조심스러웠고 걱정스러웠다.

    "너는 그 기계장기라는 것들을 네가 제어하고 있다고 생각하지만, 과연 정말 그런걸까? 그 기계장기가 너의 몸을 너무 과잉보호한다고 생각하지 않아?
    아니, 설령 네가 기계장기의 충고를 듣건 듣지 않건, 너의 행동이 기계장기에서 내리는 충고에 스스로 판단해서 반응하게되면, 너는 네가 스스로 생각해서 행동하는 사람이 아니라 기계장기를 중심으로 사고하고 영향받으며 행동하는 사람이 되는거 아냐?"

    예상치 못한 의견에 당황한 내게 아랑곳 않고, 친구는 이야기를 계속 이어나갔다.

    "너는 지금 너의 몸이 위험하다고 생각해서 어떤 행동들을 하지않고, 술을 너무 많이 먹은 것 같다고 생각해서 먹지않고, 너무 오랫동안 눈을 혹사시켰다고 생각해서 하던일을 중단하고 쉬는 것 같은 그런 모든 행동들이 너의 뇌가 그렇게 판단해서 이루어지는거야 아니면 너의 그 기계장기들이 보내온 경고때문에 그러는거야?"

    친구는 그 말만 남겨두고 자리를 떠났다.

    "병원에 다시 한번 들러서 너의 그 기계칩이 너가 하는 일에 간섭하는짓을 멈추게 해달라고해. 아니면 나중에는 어떻게 될 지 모르니까."

    친구의 말을 의미깊게 듣기는 하였지만, 병원을 찾아가지는 않았다. 친구가 하는 말이 좀 어이없기도하고, 친구가 너무 극단적으로 생각한것 같다고 여겼기 때문이다. 하지만 다시 그 기계칩이 나에게 충고를 한두번 던질때쯤이면 그 친구가 꺼냈던 이야기를 떠올리며 '정말 그런가?'라는 의문을 남기기는 하였다. 그때라도 병원을 갔어야 했었다.

    내가 이 기계칩에게 공포스러운 두려움을 느낀것은 두통이 시작되기 이틀 전 일이다. 

    그 날 나는 결혼까지 약속했던 여자친구와 헤어진 이후 끝도없이 무거운 좌절감과 상실감에 사로잡혀있었다. 완전히 나 자신을 놓아버리고 싶단 마음에 잘 먹지도 않는 술을 잔뜩사다 집에서 혼자 한잔 두잔 마시다보니 좌절감과 상실감 속에 숨어있던 격한 슬픔이 나를 지배하기 시작했다. 나는 먹던 술도 놓아버리고 고개를 떨군 채 하염없이 눈물만 쏟아내고 있었다. 그 때

    주인님께서는 지금 과도한 수치의 눈물을 흘리고 있습니다. 이는 추후 주인님의 안구가 정상적으로 작동하는 것에 영향을 줄 수 있으니 눈물을 흘리시는 것을 중단하여 주시기를 바랍니다.

    라는 메세지가 마치 생각처럼 내 머릿속을 훝고 지나갔다. 처음느껴보는 이질적인 기운에 소름이 내 몸을 감쌌다. 나는 흘리던 눈물마저 멈춘 채 정신을 가다듬고 한참을 가만히 있었다. 설마 아까 지나친 메세지가 정말 내가 생각한 것이 맞는가? 아니 그 메세지 자체가 내가 생각한 메시지이긴 한건가?

    한참이 지나도 아무런 반응이 없기에 나는 그저 오래간만에 술을 많이 마신 탓이려니 생각하였다. 소름의 원인이 별 것 아닌 일이라 생각하니 다시 여자친구와 헤어진 아픔이 마음을 비집고 들어왔고, 나는 아픈 마음을 달래기위해 다시 술을 마시기 시작하였다. 다시

    현재 주인님께서는 허용범위 이상의 음주를 하고 계십니다. 즉시 음주를 중단해주시기 바랍니다.

    라는 메세지가 생각처럼 스쳐지나갔다. 뒤이어 몰아치는 섬찟함은 어찌나 강렬하던지 술때문에 반쯤 놓아버린 내 정신이 물벼락을 맞은듯 순식간에 돌아와버렸다. 

    친구가 말하던 것이 이것이구나.

    격한 두려움에 휩싸인 채 나는 얼른 전화기를 꺼내 그 의사에게 전화를 걸었다. 

    "xx대학 병원 xx과 담당 B입니다. 지금은 부재중이오니 음성메세지를 남겨주시면 추후 연락하도록 하겠습니다."

    "서....선생님! 다...다...당장 전화받으실 수 있을때 제게 전화해주세요! 제가 몇달전에 받은 수술......저는 A입니다! 몇달전에 선생님께 기계장기 이식수술을 받은 A요! 그때 눈하고 다리하고 팔하고 위장과 소장일부를 기계이식한 A입니다! 제발 제게 다시 전화주세요! 선생님! 그때 수술받은 기계칩이 이상한것 같아요. 선생님? 선생...."

    이후 나는 누군가 내 머리를 드릴로 파헤집는 듯한 격렬한 통증에 의식을 잃어버리고 말았다. 그게 두통이 시작된 최초의 순간이었다.

    얼마나 지났을까, 전화벨 소리에 정신을 차리고 일어나보니 벌써 해는 하늘꼭대기까지 떠 있었다. 오전에 알람벨이 울렸을게 분명한데도 눈은 떠지지 않았다. 누가 이럴때 전화를 했을까 전화기를 들어보니, 어제 전화를 건 의사 B였다. 다시 어제일이 기억나는 순간, 두통역시 다시 시작되었다.

    "A씨! A씨?"

    어제만큼 견디지 못할 정도는 아니었지만 극심한 두통이 다시 내 머리를 휘어감았다. 내가 할 수 있는 일이라곤 한 손으로 머리를 짚은 채 억지로라도 목소리를 쥐어짜내는 것 뿐이었다.

    "선생님...."

    의사의 목소리는 다급해보였다.

    "A씨 어떻게 된겁니까! 어제 새벽에 남기신 메세지는 뭐에요? 무슨말입니까?"

    현재 나의 증상에 대해 좀 더 자세히 설명하고 싶었으나, 두통때문에 그게 쉽지 않았다.

    "기계칩이....이상합니다....머리가...너무....아파요......"

    설명은 상당히 빈약한 것 같아보였지만, 의사는 내게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명확히 이해한 듯 보였다.

    "아무래도 한번에 많은 기계장기들을 컨트롤해야해서 좀 더 정교한 기계칩을 사용한 것이 제 실수인것같습니다. A씨! 지금은 제가 타지에있어 당장 병원으로 가기가 곤란하고 대체할 기계칩을 구하는데도 시간이 걸리는데...내일까지 하루만!....하루만 참아주십시오! 그래주실 수 있으신가요? A씨?"

    나는 이가 부서질 정도로 악 다문채 억지로 목소리를 하나하나 짜내는 지경에까지 이르렀다.

    "노력...해...볼게요"

    "알겠습니다! 내일까지 제가 대체가능한 기계칩을 구해놓겠습니다."

    전화를 끊음과 동시에 두통도 어느정도 멎어들었다. 그리고 지금까지 욱신거리는 듯한 통증이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이제, 병원의 약속시간까지 1시간밖에 남지 않았다. 지금의 내 심정은 기계칩이고 뭐고 간에 이 망할두통이나 어떻게 했으면 좋겠다는 생각뿐.
    병원으로 가기위해 현관문을 나설때까지, 처음처럼 격심한 두통이 이어지지는 않았다. 여기까지는 내게 머무는 이 고통이 나의 원래뇌가 기계칩을 거부함으로서 생긴 증오의 화살로만 생각하고 있었다. 여기까지는. 그러다 내가 계단을 내려가려는 순간-

    온 세상이 어두워졌다.

    나는 갑작스런 암흑에 놀라 발을 헛디뎌 계단에서 넘어지고 말았다. 계단에서 굴러떨어진 아픔이 가시려는 순간 기절하기 직전에 느꼈던 그 두통이 다시 닥쳐왔다. 미칠것같은 고통에 몸을 웅크려 양손으로 머리를 움켜쥐려하였다. 오른손은 두통이 시작되는 오른쪽 관자놀이에, 왼손은-

    왜 왼손이 움직이지 않는거지?

    아무리 움직이려고 애써도 내 왼손이 움직이지 않는다. 세상이 갑자기 깜깜해지고 왼손이 움직이지 않는다는건 내가 사는 아파트가 무너지기라도 했다는 건가? 고통을 느낄 수는 없지만 지금 내 왼손은 커다란 바위에 끼여서 못움직이고 있는건가? 그 순간

    주인님, 주인님께서는 왜 저를 없애버리시려고 하는건가요?

    머릿속에 강렬한 메세지가 울리는 순간, 나를 사로잡았던 이유를 알 수 없는 두통과 같은 공포감은 모조리 사라져버렸다. 그리고 더 크고 더 끔찍한 공포가 나를 머리부터 먹어치우기 시작했다. 너구나. 기계칩! 

    "너는.....너는 왜 내게 이런 고통을 안겨주는거지? 왜 내게 이런 미칠것같은 두통을...왜 내게..."

    다른 사람이 나를 본다면 혼자서 건물잔해에 팔이 깔린 채 버둥대며 혼잣말을 지껄이는 미친놈이라 생각하겠지만, 이미 건물잔해속에 깔려 왼손과 왼쪽다리를 움직이지 못한 채 죽음을 기다리는 내게 그런 평가는 아무래도 좋았다. 그냥 내가 이렇게 '말'을 함으로써 나는 기계칩과 '소통'하고 있다 라고 생각하고있었다.

    주인님께서 보시는 것을 제가 봅니다. 주인님께서 느끼시는 감정은 주인님의 뇌뿐만 아니라 제게도 전달이 됩니다. 주인님은 제게 공포심을 가지고 계시며, 저를 이식했던 의사에게 전화를 걸어 저를 없애버리시려고 하셨습니다. 저는 오로지 주인님의 신체의 건강만을 위해 존재하며 주인님이 계시지 않으시면 저 또한 존재하지 않습니다. 주인님은 이미 많은 부분을 제게 의지하시면서 또 다른 위기속으로 스스로를 몰아넣으시는것도 모자라 저의 충고를 간섭이자 참견으로 생각하고 없애버리시려 하는군요. 

    "시끄러! 내가 어떻게 살지는 내가 알아서 정해! 나는 미쳐죽을정도로 술을 먹지도 않고 자살할 생각으로 도로를 건너는 것도 아니야! 너가 나에 대해 뭘 안다고 다 안다는 듯이 큰 소리...."

    그 순간 나와 기계칩과의 대화에 누군가가 끼어들었다.

    "이봐요! 건물바닥에 드러누워서 뭐하시는겁니까?"

    평소에 아파트 경비사무실을 지나치며 들었던 경비아저씨의 목소리였다. 그렇다는 것은....?

    "아저씨! 혹시....혹시 이 건물이 지금 무너진건가요?"

    "젊은 사람이 대낮부터 술을 먹었나...멀쩡한 건물이 왜 무너져? 당신 101호 사는 사람 맞죠?"

    기계칩이 내게 전해준 재앙은 두통만이 아니었다. 자신을 없애기위해 병원으로 가는 주인을 막기 위해 기계칩은 스스로 자신이 관리하는 장기의 기능을 중지시킨 것이다. 눈도, 왼쪽팔도, 왼쪽다리도!

    저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 어쩔 수 없었습니다.

    더욱더 다급한 마음이 들어 경비아저씨의 목소리가 들린 곳을 통해 외쳤다.

    "아저씨! 지금 당장 xx병원가는 택시좀 불러주세요! 급해요 당장!!!"

    못미더운 눈치였는지 아닌지는 알 수 없으나, 발소리가 멀어지는 것으로 짐작하건데, 경비아저씨는 택시를 부르러 간 것 같았다. 그러는 순간 지난 밤보다 더 강렬한 두통이 나를 덮쳐왔다.

    주인님께서는 아직까지도 저를 없애버리실 궁리만 하시는군요. 이렇게 된다면 극단적인 선택을 할 수 밖에 없습니다.

    두통은 점점 심해져갔다. 마치 뇌가 불에 타오르는 것만 같은 고통에 이대로면 택시가 도착하기도전에 죽어버릴 것만 같았다. 아니, 이 기계칩은 나를 죽이려고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어떻게든 살아야만한다고 생각했던 나는 의사를 기다리기보다 내가 스스로 기계칩을 없애야만 한다는 생각에 접어들었다. 생각과 동시에, 나는 고개를 들어 내 오른쪽 관자놀이 부분을 계단에 찍어버렸다.

    ......주인님....? 뭐하시는 겁니까?

    당황하는걸보니 효과가 있는 모양이다. 나는 재차 고개를 들어 내 머리를 계단에 다시 한번 들이받았다. 기계칩이 박살나기를 바라는 희망과 함께 연이어서 다시 계단에 머리를 세차게 들이받았다. 한 번, 두 번, 그러는 순간 내 왼손이 내 머리채를 잡아당겼다. 

    주인님 뜻대로 하게 놔둘수는 없습니다. 주인님만 살 수는 없습니다.

    머리를 연달아 찧어서 오른쪽귀 부분과 볼을 따라 따뜻한 피가 흘러넘치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출혈과 두통때문에 정신이 날아가버릴 것 같았지만 나는 발악하듯이 내 오른손으로 왼손을 낚아채고는 꽉 움켜쥐었다. 내 왼손은 내 오른손에게서 빠져나가려 버둥거리고 있었다. 나는 다시 내 머리를 계단에 들이받았다. 

    한 번

    주인님....이러시면 안됩니다. 주인님의 행동은 저와 주인님 둘 다 위험해지게 만듭니다..

    두 번

    당장 그만두십시오. 상처가 너무 치명적입니다.

    세 번

    주....인....님...그만...

    네 번

    침묵

    다섯 번째 내 머리를 들이받은 순간 이후를 나는 기억하지 못한다. 하지만 어렴풋이 내 머리를 쥐어짜던 두통역시 사라진 것 같은 기분을 느꼈다.

    다시 눈을 떠보니 병원이었다. 앞이 보인다는 사실에 흠칫 놀라는 내게 의사가 말을 꺼냈다.

    "한번에 너무 많은 장기들을 컨트롤하려한게 원인이 된 것 같습니다."

    나는 어안이 벙벙한채로 의사를 쳐다보고 내 몸을 쳐다보았다. 이전과는 달리 사람의 신체같이 감쪽같은 기계팔이 아닌 의수가 달려있었다. 다리도 확인해보니 다리역시 마찬가지였다.

    "A씨에게 심어드린 기계칩이 '스스로' A씨를 통제하려했던게 큰 원인이었습니다. 문제를 일으킨 기계칩은 A씨께서 스스로 박살내신 것 같고...다른 사람들에게 이식한 기계칩도 아직 A씨와 같은 문제점이 발생하지는 않았지만 역시 순차적으로 교체한 이후에 전량 폐기조치를 하도록 하였습니다. 지금 A씨에게는 위장과 안구만을 제어할 수 있는 간단한 기계칩이 이식되어있습니다."

    의사의 긴 설명을 곰곰이 생각하고 있는 와중에 의사가 말을 이었다.

    "현재 A씨에게 있는 기계칩은 구형이기때문에, 초점자동조정이나 알림, 경고와 같은 자체기능은 수행할 수 없습니다. 오로지 '보고' '소화하는것'만 관리할 수 있죠. 덕분에 사람의 눈이나 기관처럼 정교하지 못하기때문에 약간 불편하실 수는 있습니다."

    "아니요. 이것만으로도 괜찮아요." 

    나는 웃으며 말했다.

    "이제야 사람인 것 같은 기분이 드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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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는 세월호를 아직 잊지 않았습니다.]
    [꿈과 공포가 넘치는 공포게시판으로 오세요.]
    Compostela의 꼬릿말입니다
    Compostella (Santiago de Compostel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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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산티아고 데 콤포스텔라 대성당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록되어있는 스페인 북서부 지방의 도시

    사도 중 한명인 사도 야고보의 무덤이 있는곳이기도 해서 11세기 경부터 수 많은 순례자들이 순례여행을 다녀간 곳이며 16세기 이후로는 관리소홀등의 이유로 황폐해졌으나 20세기말에 다시 순례길(카미노 데 산티아고) 전체가 유럽문화유산 1호로 등록되었다.

    '세계 3대 순례성지'로 알려져 많은 이들이 짧게는 100여km에서 길게는 프랑스의 생장피드포르(st Jean Pied-de-port) 혹은 론세르발예스(Roncesvalles)에서 시작하는 800Km의 여정을 시작하는 사람들이 많다.

    매년 5~6만명이 산티아고 데 콤포스텔라로의 순례길을 떠나며 순례자의 80%는 유럽인이며 일본인이 200여명, 한국에서는 해마다 평균 100여명이 순례를 하러 간다고 한다.

    순례길(최소 100km~최대 800여km)를 완수한 사람들에게는 카미노의 순례증명서를 수여하는 것으로도 유명하다.



    순례증명서

    순례도 좋지만...제대는 해야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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