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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게시물ID : freeboard_744707
    작성자 : 손녀와나후끈
    추천 : 14
    조회수 : 1658
    IP : 106.243.***.116
    댓글 : 348개
    등록시간 : 2014/02/04 18:20:49
    http://todayhumor.com/?freeboard_744707 모바일
    저의 22년지기 오유인 친구를 떠나 보냈습니다.
    저의 22년지기 친구를 2월 1일 새벽에 사고로 저 하늘로 떠나보냈습니다.

    V-가 녀석의 닉넴이었고요...
    아래의 링크가 그 녀석의 오유 개인 페이지 입니다.

    제 친구 천광민을 1992년 첨으로 만났습니다.
    참 병신 같지만, 착한 병신이었습니다.

    08년도에 같이 예비군복 입고 쇠고기 협상때 촛불 예비군으로써 
    시민과 전경의 사이에서 바리케이트가 되어 시민과 전경 모두를 보호했습니다.
    시민들에게 비키라는 욕먹고, 전경들에게 밀쳐져도...
    "전경 야들이 뭘 압니까...야들은 그냥 시키는 대로 하는 죄 밖에 없는 동생들입니다!!!" 라며 전경을 보호했고..
    전경에게 이리저리 방패와 물대포 맞아가면서도 
    "너네가 어르신들께 이러면 안된다. 너희도 힘든거 안다. 그렇다고 너무 힘으로 밀면 어르신들께서 다치지 않냐." 라며 
    전경들을 위로하면서도 제일 앞에서 시민들을 보호했습니다.
    아직 추운 5월에 물대포를 맞고는 "아이고 시원하이 빤스까지 다 젖었다."라며 너스래를 떨던 놈입니다.

    제가 경찰에게 잡혀 연행 되던 날 
    "뱅신아, 그러게 잘 도망 치야지~ㅋㅋㅋ"라며 절 놀리던 놈입니다.

    그 외에도 여러 촛불 집회에서 앞장서서 촛불을 들었고, 
    항상 시위 끝에는 쓰래기를 먼저 주우며 주변정리를 하던 놈입니다.

    이 놈이 01년도 수능 점수가 290점이 나와서 대학을 어디로 가느냐를 고민할때였어요.
    부산의 그래도 괜찮은 어느 대학에서 
    "우리 대학에 합격했다. 우리 학교로 와라."라는 전화를 받았는데,
    일언지하에 쿨하게 거절하고는 대구의 대학으로 가면서,
    "나는 친구와의 의리를 지키겠다." 이 지랄 하면서 
    수능점수 190짜리랑 같이 손잡고 돈만 주면 가는 대학에 들어갔습니다.
    이 세상에 친구와의 약속을 지킨다고 수능점수 100점이나 낮춰서 대학가는 병신이 어디있나요?

    결국 들어간지 한달만에
    "아 ㅅㅂ 대학 잘못왔다. 그떄 부산에 있는 대학 갈껄.." 
    이 지랄...ㅋㅋㅋㅋ  

    07년도 어느날 강남에서 만났는데 갑자기 
    "회가 먹고 싶다!!!" 그러더니 회를 사달라고 해서 
    가까운 횟집에 들어가서 한 15만원 짜리 회를 시켰습니다.
    그런데 
    "이 ㅅㅂ 쓰께다시가 이게 뭐꼬? 회가 이게 다 가? 통영가면 한 3만원어치 밖에 안하겠다." 이 지랄...ㅋㅋㅋㅋ 
    그때 이놈이 백수여서 제가 큰 돈 들여 사주는데...ㅋㅋㅋㅋㅋ
    "ㅅㅂ 별로네..."ㅋㅋㅋㅋㅋ이 지랄..ㅋㅋㅋㅋㅋ
    안그래도 회가 비싸서 남은 돈도 없는데, 
    "매운탕! 회를 먹었으면 매운탕을 먹어야지!"
    통영은 회를 먹으면 매운탕이 공짜인데 강남은 아니더군요....
    그래도 꿋꿋히 매운탕을 시켜서 저를 멘붕시켰죠.ㅋㅋㅋ

    얼마전에 술 자리에서 친구들과 횟집을 갔는데,
    지는 방사능 때문에 회를 안먹겠다고 바득바득 우기더군요.
    그래서 "니는 묵지마라. 우리끼리 묵을께." 이러고는 술을 먹으며 회를 먹는데 
    옆에서 비 맞는 스님 마냥 
    "아...나 ㅅㅂ 회 졸라 좋아하는데..."
    "아...회..ㅅㅂ 졸라 맛있겠다..."
    "아....나 회 진짜 좋아하는데..."
    계속 중얼중얼...
    결국 술에 취해서 한점 주워먹더니 그 담부턴 말도 한마디 안하고 회만 처 먹었어요.ㅋㅋㅋㅋㅋ 

    중학교 1학년때, 통영의 영운리에 저수지가 있어서 거기까지 40분씩 자전거를 타고 가서
    옷을 홀딱 벗고 수영을 하며 놀곤했습니다.
    그날도 어김없이 저수지에서 노는데 갑자기 똥이 마렵다며 뭍으로 올라가더군요.
    그러더니 똥을 지 손으로 받아서 우리에게 던지는 겁니다.ㅋㅋㅋㅋㅋ
    세상에 이런 병신이 어디있습니까?ㅋㅋㅋㅋㅋ

    또 어느 하루는 저수지 위의 도랑에서 가재를 잡아서 그 놈의 귀에다가 물렸어요.
    그런데 지 두 손은 가만히 두고 말로만
    "아아아아!!!떼라 떼라!!아!!ㅅㅂ 떼라!!직이삔다 떼라!!!"
    이러고 있었어요. 지가 손으로 그냥 떼면 되는데...ㅋㅋㅋㅋㅋ


    이 놈이 라면 끓이는데 있어서는 도사였어요.
    친구들과 바닷가의 폐교로 놀러가서 앞에서 낚시하고 술 마시고 놀고나서 
    다음 날 라면을 5인분을 끓이면서 국물맛을 한번 보더니, 
    "음....스프가 하나 빠진거 같은데??" 이러는 겁니다.
    그러고는 라면 봉지 쓰래기 속에서 라면스프 하나를 찾아내서 넣으면서 하는 말이 가관이었습니다.
    "마...나는 엄마 젖 떼고부터 라면 먹고 자랐다. 내 이유식이 인마..안성탕면이다."
    ㅋㅋㅋㅋㅋ

    다깡이 1월 19일에 "여친이랑 이제 완전히 헤어졌다. 술 한잔 사주라." 더군요.
    근데 제가 바빠서 "설 지나고 한잔 하자."라고 뒤로 미뤘는데...
    결국 설 지나고 지 제사 상에 한잔 올렸네요...
    개객끼...

    돈이 없어 차도 없는 놈이 
    "난 죽어도 현기차는 안탄다. 난 반드시 외제차를 끌고 만다." 라고 했었죠.
    다깡을 떠나 보내는 영구차가 에쿠스가 왔길래...
    "다깡 결국엔 외제차 못타고 가네.."라며 맘 아파하고 있었는데...
    영구차가 링컨이라는 걸 알고는 
    "다행이네 지 말대로 현기차는 죽어도 안타네..."라고 얘기 했더랬죠...

    화장장 안에서....
    이 새끼가..."아아..ㅅㅂ 뜨겁다. 아 ㅅㅂ 존나 뜨겁다." 이러면서 지랄할께
    눈에 선했습니다. 

    화장터에서 새하얀 재가 되어 나왔는데...
    깨끗하게 잘 탔더군요...
    아마도 좋은 데로 갔나봐요. 
    참 착한 병신이니 좋은데 갔을꺼에요.

    다깡은 자기가 나고 자란 통영의 봉평 아파트를 지겨워했어요.
    그래서 거기를 항상 벗어나고 싶어했어요.
    그런데 결국은 봉평 아파트 뒤 청룡사에 영정사진을 모시게 됐네요...
    그 놈이 말하던 대로 죽으면 바다에 뿌려서 나처럼 세계여행 하고 싶다던 놈인데...
    결국 지가 나고 자란 그 동네로 다시 갔어요...
    아니네요. 
    어쩌면 그 놈이라면 이제는 바다는 방사능 때문에 싫다고 했을 꺼에요.ㅋㅋㅋㅋ



    다깡은...죽으면 가장 두려운게 잊혀지는 거라고 했어요.
    그래서...저는 여기에 다깡이 그렇게 좋아하던 오유에 글을 남겨서 
    다깡이 그렇게도 좋아하던 오유인들의 마음 속에 영원히 살아 있길 바라는 맘으로 글을 남깁니다.

    여러분이 먹는 쇠고기가 조금이라도 더 안전해진 것에는 다깡의 작은 힘이 들어있어요.
    철도 민영화를 막은 것에도 다깡의 목소리가 함께 했고요.
    이 대한민국을 조금이나마 바로 잡는데 다깡의 노력이 함께 했다는 것을 오유인들께서 알아 주셨으면 해요.



    이 세상에서 가장 병신같은 착한 병신.
    우리 다깡을 위해서 여러분이 한번만...
    짧은 시간이라도 내주어서
    제발 좋은데 가라고 기도 해주세요.
    다깡이 위에서 오유인들이 기도해주는걸 알면 좋아 할꺼에요.
    정말 진심으로 부탁드릴께요...
    잊지 말아주세요.

    1982.02.16(-) ~ 2014.02.01
    故 천광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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