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 별로 재미있거나 무서운 이야기는 아닙니다.
그냥 개인적인 체험담입니다.
그냥 보고 느낀 바를 담담하게 써보겟습니다.
이야기를 재밌게 쓸 능력은 없고 뭔가를 덧붙이고 싶지는 않습니다.
그냥 길기만 하고 재미는 전혀 없으니 읽지 않으셔도 됩니다..ㄷㄷㄷ
지방에서 대학교를 졸업 하고 서울에 올라와 취업준비를 하던 시절의 이야기입니다
2004년 이었던 것으로 기억 됩니다.
대학 시절 가장 친했던 친구가 서울에 그냥 왔다 2주 정도 눌러 앉아 놀다 간적이
있었습니다.
우리는 매일 술을 먹었는데 처음에는 멀리서 온 친구니 홍대, 신촌 이런데 돌아 댕기며
놀았습니다만.. 그 짓도 하루 이틀 지나다 보니 돈도 없고 갈대도 없고 그냥 집에서
게임이나 하다 해떨어지면 간단한 안주에 소주를 먹는 잉여짓의 연속 이었습니다.
그날도 친구랑 소주를 2병정도 비우고 잘려니 왠지 아쉬운 겁니다.
그래서 제가 편의점에 맥주를 사러 갔습니다.
우리 동내는 풍치지구라서 빌라 몇 동 드문드문 있고 가까운 곳에 작은 슈퍼가 있지만
시간이 늦어서 문을 닫은 상태 이었습니다.
가장 가까운 편의점에 가는 루트는 두 가지입니다
1.큰길로 나가서 걸어 가는 것(소요시간 20분)
2.저수지쪽 작은 길(차량 두대 겨우 통과)로 돌아서 걸어 가는 것.(소요시간 10분)
당연히 2번을 선택해서 편의점으로 갔습니다.
그때 시간이 아마도 새벽2시 쯤 이었습니다.
소주 3병을 사들고 분명 집으로 출발 했는데 정신을 차려 보니 약수터에 와있더군요
달리 표현할 방법이 없이 진짜 정신을 차리니 그곳에 와있었습니다
약수물 나오는 곳의 백열등 하나만이 있고 나머지는 그저 깜깜 했습니다.
전 왠지 모르게 덥고 갈증이 나서 약수물를 한바가지 마셨습니다.
그것도 태연하게 ..-_-;; 아주 시원 하더군요.
그 약수터에 대해 설명 드리자면 저수지 옆쪽의 오솔길을 지나 논두렁 을 지나서
경사가 거의 없는 산을 5분 정도 올라오면 있는 곳이고 제가 편의점 갈 때 이용한
길에서는 약 1km 떨어진 곳입니다.
물을 먹고 잠시 생각을 했는데 내가 여길 대체 왜 왔는지 이해도 안 되고 생각 도 안 나고
저 멀리 작은 길로 차가지나 가는 건 보이는데 이곳에서 저 길까지 나가는 동안
가로등 하나 없이 어두컴컴합니다.
술을 과하게 먹은 것도 아니지만 술에 취했다고 해도 저 어두운곳을 지나 이곳에 올 이유는
전혀 없는 거죠
집에 가려고 약수터를 뒤로 하고 좀 내려와서 모퉁이를 도니 걸음을 제대로 걸을 수 없을 정도로 깜깜 합니다.
눈이 좀 익숙해지니 더듬더듬 내려갈 정도로 시야는 확보가 돼서 천천히 내려가는데
귀신 자주 보는 분은 아실지 모르지만 주변에 귀신이 있다는 느낌이 들더군요..
제가 20대 초~중후반 까지 귀신을 자주 목격해서 그 기분을 압니다.
뭐랄까 오싹 하다고 할까..도저히 뭐라 설명하기 힘든 그런 오싹 ....... 이 단어 외에는
떠오르는 단어가 없네요..
오싹해 지면서 갑자기 주변이 고요해 집니다. 그리곤 잠시 후 뒤에서
3~4명이 수근 대는 소리가 들립니다.
보통 이런 경우 뒤 돌아 보는 게 정상 적인 반응 이지만 무서워서 못 보겠더군요.
그래서 좀 걸음을 재촉 했습니다.
목소리는 점점 다가오는 느낌입니다.
전 더 빨리 걷고 싶지만 너무 어둡고 뛸 수도 없고 필사적으로 눈을 부릅뜨고 걸었습니다.
보통 귀신이 보일 꺼 같은 느낌이 들면 딴생각 하면서 그곳을 벗어나면 되는데
이건 벗어 날수도 없고 뒤에서 오싹 오싹한 느낌은 계속 오고 미치겠더군요
뒤에서는 가끔 웃기도 하고 자기 들 기리 계속 수근 대면서 목소리는 점점 다가오는데
무슨 내용인지는 모르지만 굉장히 무서운 느낌 이었습니다.
잠시후 멀리 길가의 가로등이 보이기 시작 하는 논두렁에 접어들었습니다.
전 가로등 불빛에 의지 하면서 단숨에 뛰어서 길까지 와서 뒤를 돌아보니 역시 아무도 없더군요.
제가 대견 한 게 그때까지 소주 3병이 들어 있는 봉지는 들고 있었다는 겁니다..-_-;;
우리 집까지 뛰어와서 경비실 앞에서 숨을 돌리면서 주머니에 꼬깃꼬깃 해진 담배를
꺼내 물면서 무심결에 손목시계를 보니 4시가 조금 넘었더군요..
편의점에서 약수터까지 가서 다시 우리 집에 가는 시간은 천천히 걸어도 30분이면 충분 하거든요 근데 2시간이나 지난 겁니다..
근대 몸을 살펴보니 머리부터 발끝까지 완전 흙투성이가 돼 있더군요.
제 기억에는 넘어 지거나 한 적은 없습니다.
게다가 몸에 상처 같은 건 없이 그냥 흙투성이....
오른손에 들린 비닐봉지 안을 보니 산삼 세뿌리 이런 건 아니고 소주 3병은 깔끔하게
모양을 유지 하고 있었습니다.
물론 집에 가보니 친구는 자고 있어서 술은 냉장고에 넣어 놓고 다음날 먹었습니다.
술 마시며 친구한테 이야기 해봤지만 이글처럼 길고 지루한 내용이고 제가 하도
귀신본 이야기를 자주 하니까 제 친구는 쏘~~쿠~울 하게 “어 그래” 하고 말았고요..
그리고 이일은 잊고 살다가 그해 겨울 예비군 훈련을 받으러 간적이 있습니다.
동사무소에서 간단한 훈련 비슷한걸 하고 목진지에 나가서 담배피면서 시간 때우면 훈련은 끝입니다...
목진지는 앞의 약수터에서 산을 넘은 반대 편 이었고요.
동대장이 그 지역에 대해 설명 하는데 앞의 산을 손가락으로 가리키면서
저 산이 6.25 전쟁 때 인천에서 서울로 넘어 오는 중요 지점이라서
전투가 굉장히 치열 했고 특히 미군들이 많이 전사 했다고 설명을 합니다.
그 설명을 듣고 보니 약수터에서 뒤에서 소곤거리는 소리를 전혀 알아듣지 못한 이유는
내가 영어를 전혀 못하는 무식한 놈이라 그랬던 게 아닐까 하는 생각에 부끄러웠습니다.
아..쓰고 보니 열라 길군요..거기다 재미도 없어..ㄷㄷㄷㄷ
제가 이런 글을 무리수 쓰면서 올리는 이유는 이 게시판에 상주 하는 전문가(??)분들의
조언을 듣고 싶어서입니다.
저한테 무슨 문제가 있어서 자꾸 이런 일을 경험 하는 게 아닐지...어디 가서 묻기도 그렇고...
해서 재미없는 경험담 계속 올려 보겠습니다.
죄송합니다..그저 죄송할 따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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