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제 전화번호는 제가 20살 부터 사용하는 번호인지라.. 벌써 십수년째 사용중입니다.
최근 2~3년 전부터 차를 빼달라는 전화가 가끔 왔는데요. 처음 3번 까지는 차빼달라면 업무중이든
잠자는 중이든 바로 일어나서 나갔습니다만, 혹시 공사중이라거나 할수 있으니까요,
근데 나가보면 항상 사람도 없고, 제 차때문에 길막히는것도 아니고, 공사중은 더욱아니고.. 썰렁~
혹시 몰라 항상 2~30분씩 앉아 있다 들어오곤 했는데요, 5번때였던가? 아침에 자고있는데 왠 아저씨가
화가나있는 목소리로 당장 차를 빼라고 하더군요. 주차장에 잘 넣어놨는데 뭔일인가 싶어서 부시시하게 나갔더니
아무도 없고,, 그래서 전화해봤더니
[아니, 남의 가게 입구를 이렇게 막아버리면 어쩌자는 것이오!]
-...예? 여기 아무것도 없는 그냥 주차장인데요..?
[무슨 소리야! 내 가게 입구를 막고있잖소!
-...거기 어디세요?
[여기 잠실인데!]
-.. 여기 전남인데요..
[뭐야? 차를 두고 거기까지 갔다고?]
-아뇨. 저 지금 제 차앞인데요. 그 차종이 뭔가요
[옵티마인데요]
-제차 마티즈인데요
[......]
-.......
[일단 알았습니다]
-네..
그 후에 제 99년식 마선생께서 운명하셔서 차량을 새로 구입했습니다. 한달즈음 지났나? 아침에 전화가 와서는
[여기 한일병원인데 병원 입구를 막으시면 어쩌라는 거요. 차빼주세요. ]
그때 느낀게 아... 이놈이 이거 전화번호를 실수로 적거나 색이바래서 사람들이 착각하는게 아니구나..
최근에는 대구에 있는 어느 회사라는데 자기들 직원이 차를 대야하니 차를 옮겨달라 더군요. 이제 짜증도 나고.
-그차는 저와는 전혀 관계가 없는 차예요. 누군지는 모르겠는데 제 전화번호를 쓰고다니는 아주 질나쁜놈이니 그냥 견인하세요]
[예? 견인을 하라고요? 그럼 사장님은 어쩌실라고요]
-아니.. 그 차가 제 차가 아니고 다른사람이 제 전화번호만 써놓고 다니는 놈이라구요
[아... 이거 사장님 직원차 아니에요?]
-아니 저..(한숨) 그 차주가 누군지 전혀 모르고 저랑은 전혀 관계도 없고. 제가 대구에는 더욱 갈일도 없고 여튼, 그냥 견인하세요
[아... 그래도 돼요? 괜찮으세요?]
-네, 저는 정말 괜찮으니 견인하세요.
[예 알았습니다~]
그리고 드디어 오늘 있었던 일입니다. 오늘 아침에 문자가 오기를..
[ 목요일 새벽에 사고 난 사람입니다. 제가 서울에 없어서 연락 못드렸습니다. 제가 차는 기스만 있어
다행인데 제가 목이 쫌 안 좋아서 병원에가야 할거 같은데 사고번호좀 알려주세요]
아... 이 새*가 드디어 사고까지 치고 다니는구나.. 근데 뭐 사람 상대하느라 그냥 있었더니 방금
[연락없으시면 차량번호로 교통사고 경찰서에 접수합니다]
라고 하시기에 전화를 걸어봤습니다. 사실 이쯤되니 좀 재밋더라구요.
-문자 보고 연락드렸습니다.
[ 기사님 되세요?] (비교적 젊은 여성 목소리)
-아니요. 누군지는 모르겠는데 제 전화번호를 쓰고 다니는 사람이 있어서요. 저랑은 관계없다는거 알려드릴려구요.
[아.. 그럼 경찰에 신고해도 상관없으시죠?] (차분하고 또박또박한게 한번 떠볼려고 하셨을지도..)
-예 저는 전혀 상관없구요. 근데 그 차종이 뭐였나요 (그냥 궁금.)
[택시 였는데요.]
-아.. 전에는 옵티마, 다마스였는데 이제는 택시도 나왔네요. ㅎㅎ 혹시 차량 번호판 기억하세요?
[예, 뒤에 손님있어서 번호만 받고 보내드릴려다가 혹시나 해서 번호판 찍어놨어요.]
-자알~ 하셨어요. 그거 그대로 뺑소니로 신고해버리세요.
[예, 근데 혹시 신고하면 이 번호로 경찰이 연락해서 물어볼지도 모르는데 괜찮으시겠어요?]
-전혀 상관없습니다. 바로 신고하세요.
[예, 알았습니다. ]
라고 하시네요. 참고로 젊은 여성분 같던데(젊은 아줌마)
그나저나 벌써 10째 전화온건데.. 다음에는 어디서 전화올지 모르겠네요.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