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간혹 '연봉 1억 되는 남자와 결혼하고 싶다'거나, '연봉 1억 되는 남자 아니면 쪽지 보내지말라'는 극소수 비현실적인 여자의 짤방이 돌아다녀 한번 생각해보는 시간을 갖기로 함.
물론 결론부터 말하자면 '꿈 깨시라'라는 거고, 한마디 덧붙인다면 '꿈을 꿔도 그건 너무 지나친 꿈'이라고 할 수 있음.
흔히들 '엄마 친구 아들이...', '친구의 친구가...'하면서 1억대 연봉을 가진 사람이 의외로 꽤 된다는 듯 카더라로 이야기가 나오는 경우도 있겠지만 실상은 '과연 정말 그런 친구가 존재할까'라는 의문을 남겨두고 시작하자면, 일단 맨 위의 통계치를 보기 바람. 20대 평균연봉은 2499만원, 30대는 3761만원. 월급으로 환산하되 단순하게 하여 20대는 210만원, 30대는 310만원. 하지만 목표인 연봉 1억은 월급 830만원 가량.
너무 조촐해보여서 통계가 좀 낮은 쪽으로 치우친 것이 아닌가 생각하실 분도 있겠지만, 오히려 충분히 높게 측정되었다고 봄. 왜냐...건강보험공단이 평균을 냈으니까 당연히 건보료를 내지 않는 집단은 제외되었기 때문. 건보료를 내지 않는 비정규직, 정규수입이 없는 사람들은 제외한 덕분에 오히려 실제 평균보다 높을 수 밖에 없단 이야기.
추가로, 공무원 급여표.
9급 공무원 초봉이 112만원 밖에 안된다고? 라고 놀라실 거 까진 없고, 저기에 몇가지 수당이 더 붙어서 아주 약간만 더 오름. 문제는 공무원 월급이 낮다고 할 수가 없다는 것. 예전에는 '월급은 낮지만 철밥통과 복리후생이 뛰어나다'는게 급여를 중심으로 한 공무원에 대한 평가였는데 지금은 '월급도 차이 없고 철밥통에 복리후생까지!'로 변했다는 거임. 경기가 나빠지면서, 물가 상승에 따라 급여가 조정되거나 그나마 현상유지라도 되는 데가 별로 없다보니 일어나게 된 현상.
그러니 웬만큼 유망한 직장이 아니라면 월급 기준 저 공무원 급여표 1~10호봉 사이에서 벗어날 수도 없으니 기대할 수 없다는 것(물론 1~5급 공무원 급여나마 기준 삼고 싶으신 분 역시 4~50대 남자와 결혼할 생각이 아니라면 6~9급으로 현실 조정을 해주시고).
이제 본론으로 들어가도 도대체 연봉 1억의 신랑감은 어디에 취직해서 뭐하는 놈일까라는 질문을 풀어보면, 일단 있기는 있음. 그러나...
한국 최대의 명예직으로 손 꼽히는 판검사...저 위의 공무원 급여표를 보면 되니 당연히 1억이 안 되는 걸 알 수 있고.
돈 잘번다는 의사. 그 중에서도 수술 수당 받는 외과의사, 그럭저럭 장사 되는 개인병원 가진 의사, 젊은 여성들이 항상 붐비는 피부과 개인병원 가진 의사, 그리고 수술 수당, 그럭저럭 장사 잘되는 피부과 개인병원이라는 삼위일체를 갖춘 성형외과 의느님. 이 중에서 일단 외과의. 하루 종일 잠도 못 자고 진료 + 처치 + 예약된 외과수술 모두에 혹사당해도 2, 30대에는 연봉 1억 성취하기 힘듬. 다음 그럭저럭 장사 되는 개인병원 가진 의사. 대학병원에 남을만큼 실력이 있는데, 부모가 돈도 많고 대학병원 의사라는 명예직을 아들한테 바라지도 않아서 개인병원 차려줄 확률 + 순수 진료비와 보험 수당으로 자신에게 돌아오는 순이익을 연 1억에 맞출 수 있을 정도의 경영능력을 갖췄을 확률 + 그리고 결정적으로 2~30대 초반의 미혼 = 굳이 없을거라곤 하진 않겠지만 그 수가 손가락 다섯개로 꼽는게 쉬울지 웬만큼 널리고 널렸을지 각자 판단. 다음 대망의 피부과, 성형외과 개인병원 소유한 의사. 물론 이들에게 개인 순이익 연 1억이란 그다지 불가능한 일도 아닌 말 그대로 의느님. 그러나 이들 중에 과연 2~30대 초반의 미혼남이 있을까...아마 그런 남자 찾아내기 전에 내가 영감님들 돋보기 안경 가지고 천체관측해서 새로운 별을 발견하는게 빠를거라 봄. 50원 걸겠음.
다음...한국인이 이들 일가가 흘리는 낙수를 받아먹고 목숨을 부지하고 있다는 주장도 나오는 글로벌 기업 삼성! 아쉽지만 10살 때부터 삼성에 취직해서 성과급을 연 3, 4천 추가로 받아야만 30대 초반에 가능한 연봉 1억...
남는 건 잘 나가는 운동선수(그거도 한동안 종목의 인기가 식지 않아야 할), 아이디어 하나로 성공한 젊은 사업가나 상업 종사자, 그리고 테리우스를 대신해 백마탄 왕자님의 자리를 차지한 재벌 3세느님(사실은 이미 4세가 도래할 시점...)!
일단은 운동선수의 경우. 연봉 1억 계약된 미혼 선수도 그다지 많지 않으니 쉽게 찾아서 대상을 바로 물색하면 됨. 문제는 이미 주변에 팬들을 위시하여 여자들이 너무나 많고, 당사자도 눈이 높아 아나운서 같은 현모양처감만을 물색하는 경우가 많음(이미 40대가 됐지만, 양신 혹은 양불신이라 불리는 야구의 양준혁씨, 미모와 재지를 갖춘 현모양처이자 20대 여성만 고집하고 있다는 얘기가 있음을 주목 ㅜㅜ).
다음 젊은 사업가나 상업 종사자...이 사람들도 굳이 연봉 1억 아니면 쪽지 보내지 말라는 아가씨들에게 집착할 이유가 없다. 중증 매저키스트가 아니라면...특히나 시운과 결단력, 현물과 실제가치 중심이라는 태도 하나로 성공한 사람들 입장에선 그런 태도는 점수를 완전히 깎아먹는 태도.
마지막으로 재벌 3세느님. 개망나니라도 어느새 낙하산으로 부장자리부터 시작하시는 위엄이라 연봉 1억은 커녕 이미 보유재산이 후덜덜...그러나 이런 경우는 결혼 포기하는게 맘 편함. 때때로 유명 연예인이나 아나운서들과 결혼하는 경우가 있으나, 자식 결혼의 목적이 재벌가의 순혈을 유지하는 것이므로 한미한 집안과 결혼이 성사되는 경우는 없음. 더군다나 드라마처럼 우리 아들이랑 헤어지게! 하면서 돈다발 건내주는 일이 있기나 할까...관련 자료는 아래쪽에 짤방을 남겨둠.
정리해서...연봉 1억의 2~30대 초반의 미혼남은 백만명 중의 한명의 확률이고, 여성 역시 백만명 중의 한명이란 확률이 필요함. 물론 외모에서만의 백만명 중의 한명이 아니라...외모를 포함한 재능, 학벌, 재산, 집안, 명예 등등 모든 것을 종합한, 한마디로 남자와 같은 조건의 백만분의 일 대 백만분의 일이란 것.
그러나 개인적으로 꿈이 꿈에서 머문다면 아름다운 것이라 생각함...꿈의 성사를 위해 노력하는 모습은 아름다울 듯. 그리고 남자들 역시 외모와 몸매, 가슴, 성격, 사회적 개념 등을 총망라해서 여자들에 못지 않게 불가능에 가까운 조건을 망상과 혼동하여 바라고 있으니 딱히 여자들의 연봉 1억 망상이 나쁘다고 생각하지도 않음. 하지만 물론...그 망상이 본인과 본인의 미래를 괴롭히고 망가뜨릴 때는 다른 문제겠져.
연봉 1억 신랑감을 꿈꾸는게 행복하다면 본인 스스로를 망치지 않을 때까진 아무 문제 없이 충분...마치 남자들이 망상의 소녀를 그려내며 딸잡는 것처럼. 남자가 여자를 비난할 거 없이 공평하잖음?
그러면 독신주의자는 이만 글을 줄이겠음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