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늘 감사합니다.
이번편은 무섭지도 기묘하지도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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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에 온지도
어언 1개월이 지나가고 있을때 쯤.
필자는 원초적인 문제와 맞닥들이게 됨.
..
....
그것은 바로
'돈'
이었음.
가계부를 쓰며
필자의 돈의 흐름이 어떻게 되는가를 파악하고 있던 중 (솔직히 사적으로 쓰는 돈은 거의 제로지만..)
결과는 '적자'
..
..
필자가 가지고 있던 돈은
일본 유학을 준비 하던 시절부터
평일, 주말 알바를 2탕을 병행하여
열심히 번 돈으로 대학교
1년치 학비로 책정해 놓았고
이 돈은 건들 수 없는 금단의 돈 이었음.
부모님께서는
1년치 살 집의 집세와
학기초 들어가는 책값
여러 공과금을 지원해 주시는 중 이었음.
때문에 필자가
생활에 필요한 물건이나 그외 물자를
구입하는 일은 곧
'적자'로 이어지게 되었고
필자는 이 문제로 많은 고민을 하게 됨.
' 음...
이러고 저러고 하니까
8천엔이나 적자네... 하... - -;;; '
필자 집세 월 3만 5천엔..
광열비 8천엔
공과금 3천엔
식비 2만 5천엔
...
대부분의 유학생들은
5만~6만엔 때 집에서 살고 있었음.
한달에 집에서 150만원 정도를 매월 받는것으로 들었고
필자는 거의
집세와 식비정도 내면
..
집에서 받는 돈은 제로가 되었음.
때문에
이대로 '적자'가 계속 되었다간
곧 파산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 예상 했음.
....
..
필자는 일본에서 살기 위한 생존을 해야 했고.
부모님께서
일본으로 유학오기전
' 1학기동안은 공부에만 매진하고
절대 알바를 하지말아라 ' 라는
약속을 깨버릴까도 수없이 생각했음.
하지만
약속이란건 지키라고 존재하는 것이고
집안 형편에 비해
무리한 일본유학을 감행한 필자를 위해서
지금 이 순간까지도 아들 걱정에 열심히 일하실 부모님을
위해선 그건 아니될 일이었음.
...
..
결국 필자는
오랜 고민끝에 한국에 계신 부모님에게
원조를 받기로 결심하고
그날 인터넷 전화로 부모님께 연락을 드림
' 엄마 . . .
이러 이러해서
이러니까
지원사격좀... '
...
...
.....
그런 요청이 있고
3일후 ..
학교에서 돌아온
필자의 집문앞에서
우편통지문(?) 같은게
붙어 있었고
..
내가 없는 동안 우편이 와서
쪽지를 남겨놓은듯 했음.
하지만 필자는
그 흔한 핸드폰조차
없었기에
연락을 할 수가 없었고...
대학교까지 다시 돌아가서
국제교류실에 있는 선생님께
부탁을 하여, 전화를 빌려쓴뒤
우편물을 받았음.
,.,,
...
두둥...
우편이 왔는데
그 부피는 실로 무지막지 했고...
부모님의 사랑이 가득 느껴지는
크기 였음.
상자를 열어보니
안에는 식료품으로 가득했고
필자가 부모님께
부탁한것 외에도
아들이 생활하면서 불편할까... 소소한 것 하나하나가
전부 그 우편에 들어있었음.
..
...
..
필자가 부모님께 부탁한 것은 다름 아니라
..
'반찬 ' 이었음.
필자가 일본음식이 입에 맞지 않아서 굳이 멀리서 까지
한국 반찬을 공수해 온것은 아님.
필자는 일본에 오자마자 일본음식이 너무 잘 맞았음.
좀더 여유롭게 생활이 가능했다면
이것 저것 먹어보면서 잘 지냈겠지만
가계부와 돈의 흐름을 보니
하루에 3끼먹는 식비에서
많은 지출이 생기게 되었고
그렇다고 식비를 줄이기에는
내가 건강한 유학생활을 하는
그 모토자체가 무너질것 같았음.
때문에 필자는 한국 부모님께
먹을 것을 공수해 주십사- 부탁드린것임.
반찬중에서도
잘 상하지 않고
...
오래 먹을 수 있으며
작은 냉장고에도
들어갈 수 있는
그런 반찬류를 원했음.
때문에
' 콩자반 '
'오징어채 무침 '
'고추장 '
'김치'
'김 '
'건미역 '
등등
사실 필자는
위에 반찬들을 전부 다
스스로 만들 예정이었기에
재료들을 부탁했었음 .
위 반찬을 만들 재료는 일본에서도
구할 수 있었겠지만
그 당시 재료의 가격도 한국에 비해서
매우 비쌌고
당시 환률이 100엔당 1250원 이라는
높은 환률 때문에...
일본에서
엔화로 직접 돈을 벌지 않는 이상에는
필자가 구입하는 모든것이 사실상
한국에 비해 손해였음.
하지만, 부모님은
아들의 그런 마음에 기특해 하셨는지
손수 다 만드셔서
락앤락 통에 전부다 넣어서 보내주셨음.
...
...
'아...
내가 좋아하는
미역국에...오징어채무침.. '
오랜만에 먹는 제대로된 쌀밥과
2가지 이상의 반찬..
걔다가 너무 반가운 김치까지
이것은...
이맛은 '미미'로다!!
(미미 : 맛이 매우 훌륭함 ㅋㅋㅋ)
...
...
그렇게 한끼를 때우고
필자는 다시
이제 학교에서 먹는 점심값을 어떻게 아껴야 할지
다시 고민했음.
..
필자의 학교 식당에서는
엄청 많은 메뉴가 있었는데
라면부터 시작해서
돈부리 , 튀김 등등
30가지가 넘는 메뉴가
있었고
그중에서 가장 많은 학생들이 고르는
히가와리 테-쇼쿠으로 (날마다 바뀌는 정식)
그날 그날 신선한 재료로 만든
정식이 가장 값이 비쌌고
많은 학생들이 먹는 음식이었음
필자는 지금까지
가장 가격이 싼 차항 (계란 볶음밥)
과 돈지루 (돼지 된장국?)을
먹으면서 나날히 보내고 있었음
..
하지만
아무리 가격이 저렴하다고 해도
엔화를 하루하루 매일 정기적으로 쓰다
보니 그 지출한 꽤나 컸고..
때문에 필자가 생각한 끝에..
도시락을 매일 싸가지고 다니자!!
라는 계획을 짜게됨...
다이소에서
초등학생이 쓸만한 파랑색의
2단으로 구성된
조그마한 도시락하나를 구입하고
...
깨끗하게 살균한 뒤에
아침일찍 일어나서
도시락을 싸가지고 갈 생각이었음..
...
...
하지만 ,
나의 귀차니즘은 어쩔 수 없던 것인가...
생각은 늘 했지만
아침에 기상시간이 되면
' 에이쒸...
걍 돈 안쓰고 안먹어..!! '
란 귀차니즘이
매번 승리를 하니
..
자주 점심을 거르게 되고,
점심을 거르게 되니
자연스레 오후 수업에 대한
집중도가 떨어지기 마련이었음.
필자는 또 다시 각오를 다지고.
!!
그래 어차피 매일 아침 이렇게 지는거...
아에 전날 도시락통에 밥칸에
밥을 넣고서 도시락통 자체를 냉동실에 넣어놓자!
그리고 그날 아침되면 2분 정도면 띵- 해서 가지고 가자!란..
당시 필자에게 있어서 획기적인 방법을 생각해냄... (나중에 안 사실이지만 , 주부들도 밥을 많이 만들면 이런식으로 보관해서 띵해 먹는다던...)
그렇게 전날 도시락통째 냉동실에 얼려놓고
아침에 기상하여 세면세족 하기 바로 전에
띵해 놓는 것임.
이렇게 해놓고서
다 씻고 나면
집을 나설때 밥을 들고
포장된 김을 하나 책가방에 넣어 챙겨가면
점심 도시락 완료 !!
...
...
그날도 축구남과 수업을 같이 듣고..
점심시간이 되었음..
축구남은 대학교 축구부에 잠깐 들려서,
동아리 가입에 관한걸 묻고 온다면서
필자보고
'먼저가서 먹고 있으면
나 금방 서류만 챙겨서 식당으로 갈께 . '라는
말을 남겨놓고선,
필자를 먼저 보냈음.
..
점심시간이다 보니
표를 사는 자판기에 학생들이 줄을 지어 (30~40가지 되는 메뉴를 자판기에서 표를 뽑아서 , 식당아주머니께 드리면 됨)
장사진을 이루었고...
필자는 도시락을 싸왔기에
그 장사진을 뚫고
바로 식당으로 입성했음.
한 구석탱이에 자리를 잡고나니
다들 삼삼오오 짝을 지어
밥을 먹고 있는데
필자는 혼자 6인 식당테이블에 혼자
외로이 앉아 있었음 ( 점심시간 초반에는 식당테이블이 항상 부족한때임)
솔직히 후다닥 밥을 꺼내 먹고 싶었지만
혼자 먹는다는 것보다
반찬을 김하나만 가져와서 밥에다
먹는 스스로가 부끄럽게 느껴졌음. (지금 생각해보면 아무것도 아닌데, 그때는 나이가 어린지라 이런걸 부끄러워 했구나란..생각이 드네요.)
하지만
내가 누구인가..
이 뭐 같은 나라에 와서
기묘한 일부터 시작해서
지금은 날마다 심령체험하고 있는 스스로가 아닌가..
이래선 돈을 아낄수 없고..
돈을 아끼지 못하면
이 일본에서 살 수 없다는 생각을 하니
어디선가
생존욕구가 불타오르면서!!!!
당당히
다이소 500엔표
초딩도시락통을 꺼내고...
'우오오오오!!!'
그리고 부모님께서
보내주신
A4 용지 만한 포장된 김을 꺼내고선 (락앤락통에 잘라서 보관하고 먹으란 뜻으로 보내주신건데...내게 그런통이 있을리가...)
'우오오오오!!'
거침없이 손으로
쫙~~ 쫙~~김을
뜯어
밥에 싸서 먹기도 하고
...
척! 척!
올려먹기도 하고
'에잇! 나의 이런 궁상스런 모습! 볼테면 봐라!! 난 지금 밥먹어서 매우 무쟈게 행복하니까!!! '
'하하하앟아항ㅇㅇ아하하허호호하하하 '
정신없이 먹었음.
...
..
좀 밍숭맹숭한 싱거운
맛이 나면
A4 용지만한 김을 반으로 잘라서
김만 입에다가 집어넣었음.
그렇게
김은 조자룡이 창을 휘두르는 모습마냥
필자의 의해 찢겨져 나갔고...
어느새 밥칸의 밥을 다 먹어갈때 쯤이었음.
...
..
그렇게 추풍낙엽으로 김을 먹고서..
주위를 둘러보니
그 시끄러운 식당이 엄청 조용해져 있다는것을 느꼈음...
그리고 밥을 배식받는 사람이나..
버리러 가는 사람이나...
앉아 밥을 먹고 있던 사람이나..
모두 나를 쳐다보고 있단 사실을
뒤늦게 깨달았음...
...
...
그리고
그 배식받고 있던 줄 사이에
내 소중한 친구
축구남이...
껴있단 것도 눈치 챘음..
필자는 반가워서
손을 흔들며
'야~~ 축구남
나 거의 다 먹어 간다 빨리와~ ' 라고 외쳤고..
조용한 식당안에
내 목소리는 사자후 마냥
우렁차게 울려퍼져나갔음...
내 목소리를 기점으로
다시 식당은 시끌벅적한 상태로 되돌아갔고.
주문한 음식을 받은 축구남은
얼이 빠진 모습으로
음식을 들고 내 앞에 앉았음.
그리고선
' 와...
너 쩌는구나... '
라고 말하는 것이 아닌가..
필자는 무슨 말인지 몰라서
'뭐가- ' 라고 말하고선
'너도 김먹을래 ? '
라고 김을 한장 가져가란 듯히
포장지를 열어서
어서 집어가란 제스쳐를 취해줬음.
축구남은
' 어.. 그럼 감사히..'
이라면서 선뜻
김포장지에 두손가락을 넣고선
한장을 꺼냈음.
'오....
이거 엄청나다 .. '
라고 말하면서
A4 용지 만한 김크기에 놀랬는지
'이거 어떻게 먹어야 할까..
음 잘라서 먹을까..
잘게 잘라서 후리카게 처럼 뿌려먹을까..?'
이런 혼잣말로 궁시렁 대고 있는게 아닌가..
필자는
'김 한장에 뭘 그리
정성을 다하냐 걍 대충 먹어..
여기 또있어. '
라고 하면서
또 먹을테면 맘껏 먹어라 하면서
필자는 귀찮은듯 다시 밥에 김을 싸서 김밥먹듯 먹고 있었음.
축구남은 다시
받은 김 한장을
자기 받은 식판에 김을 4등분해서
2장은 밥위에
한장은 된장국속으로
나머지 한장은 반찬있는쪽에 그냥 두는것이 아닌가.. (일본은 반찬이랑 국은 전부 그릇 하나하나에 다 나눠서 쟁반위에 올려줌.)
필자는
'야- 야
그냥 먹어 온갖 정성 다하지 말고 '
축구남은
들은채도 않은채
'잘먹겠습니다' 란 말과 동시에
허겁지겁 먹기 시작했음.
그러더니 축구남은
한창 밥먹는 중간에
' 너 부잣집 도련님이구나! '
라고 말하는것이 아닌가..
필자는 어이가 없다못해
'이 x끼가 누구 불난집에 부채질 하나..'
라는 생각으로
그냥 못들은척 무시를 했음.
근데 축구남은
내가 못들은줄 알고...
' 너 집이 되게 잘사는것 같아- '
라고 또 말하는것이 아닌가 ..
필자는
'이색휘가... 고차원적인 반어법을 통해서
지금 내가 놓인 상황을 비꼬는건가.. 이 덕후색휘가..한번 형한테 혼나볼라고..'
라고 속으로 말하고 있엇지만
힘들게 사귄 마음 맞는 친구이기에..
속마음을 그대로 말할 순 없었고..
'아냐아냐 우리집 부자 아냐 ㅎㅎ '라고만
말해 주었음
밥먹다말고
축구남은 나를 빤히 보면서...
'그럼...너희 아버지 김 장인 이셔..? ' (이때 김 장인이라고 말했는지 김만드는 사장님 이라고 했는지 자세하게 기억이 안나지만 둘중하나임,)
....
필자는
'아닌데. 우리아버지 운송업 하시는데 - -;; '
라고 말해주었더니
'에....? '
라고 갸우뚱 하더니...
축구남의 말을 들어보니...
...
...
'자기가 축구부실에 다녀오고 급히 표를 사서
밥 받으려고 줄서있었는데
저 구석에 너(필자)가 보였다.
근데 너가 왠가방에서 반짝 거리는 포장지를 뜯더니
네녀석 얼굴만한 김을 한장 한장 꺼내서
먹는데...
그 모습이 너무 김을 대충먹더라...
내가 살아생전 그렇게 큰 김을 본적도 없었고...
...
걔다가
김을 그렇게 막대하는 녀석은 너가 처음이었다.. '
라는 것이었다 .
필자는
무슨 니들이 소를 신성하게 여기는
인도냐 - -
언제부터 일본이 김을 신성시 했냐 ?
라는 말도 축구남을 비꼬았는데.
이때는 잘 몰랐음
일본인들이 한국김을 좋아한다고 하지만
이렇게 좋아하는 수준일 줄은 정말 몰랐음...
알고보니
일본은 수심도 깊고, 고로 물살도 세서
김양식도 잘안되고 애초에 맛이 없다는 것이다.
걔다가 한국처럼 김에 기름을 바르고 구워서 맛소금을 뿌리는 김 자체가
없는듯 했음.
필자가 살던곳은 꽤나 대도시 외곽이었기에
한국의 것이라곤 김치나 신라면 참이슬 정도였는데
간간히 일본 김을 맛볼수 있던 기회가 있었음
맛은 정말 맛이 없고...
김이 너무 두꺼움...
걔다가 생김(?)인지 뭔지...
때문에
입천장에 엄청 달라붙음...
한쪽 구석탱이에
6인 테이블에 혼자 앉아서
너무 자신있게
김을 뜯어 먹는 모습에
패기에 눌린건지...
아니면 불쌍해서 앉지 않은건지는
의문이지만...
한국김을 좋아한다는것은 정말 확실했음.
이 일을 계기로
필자의 가방엔 항상 김을 가지고 다니게 되었고
팀으로 하는 과제나
친구를 사귀거나 할때
어김없이 가방안에 김을 꺼내어
사람들에게 나눠주고선
친구를 만들었음..
일본은 기브앤테이크 문화가
말하지 않아도
정말 확실하게 잡혀있음.
받으면 반드시 무언가로
돌아오게 되어있음.
필자는 이 일로
김의 힘(力)을 알게되었고
나중에 얘기할 학교축제때도 엄청난 대박을 가져다주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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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
목디스크가 있는건지
요즘따라 목이 엄청아프네요..
시간순으로 계속 쓰다보니
이것저것 쓰게 되네요..
오늘은 하나도 기묘하지도...무섭지도 않은 이야기 였습니다..
비록 재미는 없지만 (고로 어느게시판에 올려야할지 많은 고민을 했습니다만, 그냥 늘 올리던곳에 올리는것이 낫다 판단되어 올립니다.)
긴글 끝까지 봐주신점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