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밤 새벽 한시 반쯤 생긴 일이니까
정확히 11시간 정도 경과했네요..
아직도 좀 섬뜩 하네요;;
저는 여자 대학생이고 친여동생이랑 같이 학교 근처에서 자취를 하고 있어요.
방학이지만 여전히 학교 지역에서 생활하고 있고요.
저희 원룸은 복도에 화장실 창문이 나있는 구조에요.
화장실 들어가면 정면에 세면대가 있고
그 위로 천장쪽에 복도쪽에 보안용 방충망이 달린 조그만 창문이 있어요.
화장실 창문이 복도에 있는 것 뿐만 아니라
건물이 좀 낡은 편이라 입구에 보안문도 없고 CCTV도 없지만
건물 최상층인 3층이 주인집이에요.
근데 주인집이고 뭐고 확실한게 있어야 안심이라는걸
오늘 절실히 느끼네요 ㅠ
오늘 밤 열두시에 아르바이트를 마치고 집에 돌아와서
좀 쉬다가 한시 넘어서 씻고 있던 도중에 제 동생도 알바 마치고 돌아왔길래
얼른 문열어주고 다시 씻기 시작했어요.
제가 원래 샤워 시간이 좀 길거든요.
다 마치고 물기를 닦으면서 동생한테 무한도전
재방이나 보고자자고 해야지 생각하다가
무심코 고개를 들었는데..
정말 찰나였는데 똑똑히 기억나요.
그 스마트폰 휴대폰 카메라가 약간 은색?이잖아요
그게 엄청 빠르게 슉하고 사라지면서 찰칵 소리가 나는거에요.
그 찰나에 정말 소리지를 생각도 못하고 얼어붙어서..
그냥 주저앉아서 일분 정도 있다가 동생이 자기 씻는다고
왜 안나오냐는 소리에 힘주고 일어나서 나갔어요.
미처 창문을 안닫은게 정말 미치겠고..
혹시 찍혔으면 어쩌나 너무 불안하고 정신 빠져있다가
언니는 잘못한거 없다고 그 미친새x가 다 나쁜거라고
문을 열어놓든 닫아놓든 정상이라면 그러는거 아니라고
사진도 안찍혔을거라고 동생이 토닥여주는 사이에
신고했던 112 경찰관 아저씨들이 도착했어요.
저는 그사람을 잡으려고 신고한게 아니었어요.
찍혔을까봐 걱정되고 삭제하고 싶은 맘은 당연하지만
어떻게 잡겠어요.. 너무 무섭고 화가나지만
사진 찍히는 소리 듣자마자 소리도 못지르고 주저앉은 제 처신도 있고 해서 저도 잡기 힘들단거 압니다 ㅠㅠ
찍혔던 안찍혔던 그런 시도를 했었단 사실이 중요하니까
그래서 신고했던건데..
사진 찍히는 소리를 똑똑히 들었냐
밖에서 찍는다고 안에가 안나올 수도 있다
(이건 확인해봤더니 엄청 확실히 나오더군요)
증거가 없어서 잡기는 힘들다
이런 말들만 계속 하시더라구요..
저는 솔직히 좀.. 기분이 그랬어요..
찍혔고 안찍혔고가 중요한게 아니라 그런 시도 자체가 있었다는 것을 중점으로 두고 얘길 해야하는데..
또 경찰분들 부른게 혹시 같은 원룸 사람이었다면
복도에서 시끌시끌거리면 무서워져서 다시 못그러게 하려고..
그리고 경찰 까지 불렀으니 주인 아주머니가
방범문이나 씨씨티비를 달게 부담 좀 받으시라고요 ㅠ
나중에 제가 범인 잡아달라고 부른건 아니고
이런 일이 있어서 노파심에 경찰서에 신고 한거라고 계속
말씀드렸더니 그제서야 아주머니께 웬만하면
보안 강화하시라고 씨씨티비 많이 안비싸다고 얘기 해주시더라고요..ㅋ (역시 다 돈이 문제 ㅠㅠ)
여튼 그렇게 사건은 일단락 됐어요..
이런일 글로만 읽다가 막상 겪으니까 진짜 무섭네요 ㅠㅠ
내일 원룸 입구에 다들 문닫고 씻으라고 특히 여자분들
적어서 붙여 놓으려고해요..
만약 외부인이었으면 제 동생 알바 끝나고 오는 길에 따라온 것일 수도 있잖아요 ㅠㅜ
그러다 복도에 화장실 창문 나있는걸 발견해서..
제가 없었다면 타겟이 제 동생이었을 수도 있었..
어휴 정말 무서운 세상이에요 ㅠ.ㅠ
기분이 너무 뒤숭숭하고 잠도 안와서..
모바일로 이 글을 적네요.
다 가시고 동생이랑 그새x 욕하고 사진 안찍혔을거라고
긍정적으로 믿으면서 좀 안정이 됐어요.
근데 그 슉하고 지나가던 찰나의 폰카메라 모습이 지워지질 않네요 ㅠㅠ...
자취하는 특히 여자분들 꼭 제 상황이 아니더라도
정말정말 저희 다 조심해요..!!
정말 조심해서 나쁠건 하나 없는 것 같아요.
인생에 한번도 과한 이런 일들 다른 분들은 안겪었으면 좋겠어요..
문조심 창문조심 잠금장치확인 꼭꼭 합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