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유학중인 학생입니다

너무 힘들어요. 우울해서 정말 아무것도 되지가 않습니다..

남들만큼 힘들지는 않겠지요 물론.. 집에서 지원이 모자란 편이 아니라, 그야말로 공부만 하면 되는 배부른 학생이니까요

죽고싶지도 않아요. 내가 지금 자살해서, 내가 싫어하는사람들이 괴롭거나 좋아하는사람들이 행복해지면 모르겠지만,

그거보단 나를 아끼는 만큼 그 사람들은 지금부터 지옥문 열리는거잖아요..

하지만 그래도 너무 힘이들어요

친구도 한명도 없고, 친구는 커녕 얘기를 할 사람도 없어요.

정말 친하다고 믿었던 친구에게서 너는 그냥 지나가면서 인사하고 가끔 밥이나 먹는 그 정도 친구야. 라는 말을 듣기도 했고..

여기는 한국사람이 정말 많은 곳이에요

정말 그냥 커피나 마시고, 어제 티비에 나온 예능 수다나 떨 사람을 만나려면 얼마든지 만날수가 있어요. 인상좋다는 말도 많이듣는터라..

그런데 전 정말 그러고싶지 않거든요..

한국에서도 그랬었지만, 전 정말 마음을 나누는 친구를 사귀고 싶거든요..

여기 와서 많이 들은얘기지만, 사람들은 제가 이상하대요.. 폭넓게 사람을 사귀면 그 중에 친해지는 사람도 생기고 그런것 아니냐고..

너는 너무 친구를 연애하듯이 사귄다고..

3년 남짓, 외로움에 치를 떨어도

나는 절대 필요에 의해서 누군가를 만나지는 않을꺼야,

라는 생각으로 잘 지내왔고, 지금도 남들 눈에는 목표가 뚜렷하고 심지가 굳은 그런 사람으로 보일거에요

글이 너무 횡설수설한데,

마음맞는 사람이 없다는게 너무너무 힘이드네요..

20대 초반까지만해도 친구들, 형 누나들, 동생들 모두 가치관같은게 조금씩은 차이가 있어도 생각은 같은 사람들을 많이 만나서

너무 행복했는데..

여기 있는 사람들은 뭐랄까,

너무 일차적이라고 해야할까요.. 동물들이 발정기가 오면 짝짓기를 하듯이 

외로우면 아무나 만나고... 사람을 쉽게 만나고 헤어지고..

지금 전 너무 혼자에요

오유에 정말 들어와서 하루종일 쳐박혀서 글을 읽고있어요

인포메일 시절부터 시작한 오유라서 그런지, 하루에 몇만명이 지나가는 사이트임에도 나에겐 그냥 한명의 사람 같아요

나는 배부른 소리를 하고있는거겠죠

내 친구들은 지금 백화점에서 주차일만 4년째, 커피집에서 알바만 3년.. 돈을 모아서 제주도를 가는게 꿈인 친구들도 많아요

너무 배부르죠. 미국이다보니 차도 있고, 사는 집도 있고..

그래도 너무 힘들어요.

통하는 사람이 있는 내 친구들이 부럽고, 아무나 만나고 아무나 헤어져도 항상 즐거워보이기만 하는 주변 사람들이 이해는 안되도 부러워요

한국에있는 친구들한테는 하소연을 못해요. 그 아이들은 나보다 더 힘들테니까.. 내 고민이 너무 우스운 고민일테니까..

..

나보다 힘든사람들이 별처럼 많고, 이 글을 보는사람들은 어이가 없을수도 있겠지만

나는 나보다 힘든사람들을 보면서 위로를 받지 않아요.

누군가 나를 보면서, '나는 쟤보단 행복하네' 라면서 자기위로를 하지 않았으면 하는것처럼

그냥 이렇게 쓰는것만으로도 위로가 되요 저는.

오유는 나에겐 그냥 얘기를 들어주는 친구이기도 하니까.

고마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