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보다 추천도 많이 받고 댓글도 많이 달려서 정말 깜짝 놀랐어요!! 기대이상의 호응에 살짝 소름이ㅠㅠ
세계일주 꿈꾸시는 분들이 이렇게 많을거라곤 생각도 못했는데 많은 분들이 꼭 해보고 싶다며 관심가져 주시더라구요.
댓글이라든가, 메일 등을 통해서 질문을 많이 받았는데요!! 일일이 답변 드리기보다는 좀 정리해서 글을 쓰는게 나을 것 같아요.
오유분들께 질문을 받았거나, 아니면 주위 사람들이 자주 물어보던 것들 중심으로 짧게 답변을 드리겠습니다.
이 글이 세계일주를 꿈꾸는 오유분들께 조금이라도 도움이 됐으면 좋겠고, 더 궁금하신 점은 댓글 달아주세요!!
예전에 오유에 올렸다가 묻혀버린 UCC 인데....재활용 좀 할게요 :-)
Q. 여행중에 로맨스는 없었는지?
A. 여행 떠나기 전에 오유부터 탈퇴할걸 그랬다고 후회하는 중입니다.
Q. 여행 기간과 여행루트는?
A. 11개월 33개국을 돌아다녔습니다. 여행 루트는 아래 사진 참고해주세요.
Q. 여행경비는 얼마나 들었나요?
A. 원래 가계부를 항목별로 정말 꼼꼼하게 작성했는데 남미에서 노트북을 도둑맞아서 가계부가 날아갔네요ㅠ
때문에 정확한 산출은 어렵지만 대략 2200만원 내외로 들었습니다.
보고 듣고 경험한 바에 따르면 가난한 배낭여행자 컨셉으로 1년 세계일주에 약 2500만원 정도가 평균값입니다.
Q. 여행경비는 어떻게 모으셨나요?
A. 잠깐 제 소개를 하자면 올해 26살 사범대 전공 대학생입니다. 대학 입학할 때 쯤에 처음으로 세계일주 꿈을 가졌습니다.
학교를 다니다가 군을 제대하고 24살 때 호주로 가서 9~10개월 동안 워킹홀리데이 생활을 하면서 여행경비를 다 모았습니다.
그리고 작년부터 올해 초까지 여행을 다녔네요.
Q. 호주에서 10달만에 여행경비를 다 모았다구요? 어떻게 버셨어요?
A. 호주 남서쪽 시골마을에 기어 들어가서 호텔,리조트나 레스토랑에서 일을 했습니다. 영어가 서툰 관계로 주로 몸으로 때우는 일을 했어요.
하우스키핑이라든가 주방보조같은 일은 영어가 유창하지 않아도 되니까요. 당시엔 호주 환율이 꽤 높았어요(약 1200원).
평일 낮 기본시급이 25000원 정도 됐고, 주말이나 공휴일에는 더 많이 받았기 때문에 돈은 비교적 빨리 모았습니다.
Q. 누구랑 같이 다니셨어요?
A. 혼자 다녔습니다. 물론 중간중간에 여행자들을 만나 동행한 적은 있었지만 다시 헤어지고....여행이란게 다 그런거죠.
Q. 위험한 일은 안 겪으셨어요?
A. 인도, 아프리카, 남미도 다녔지만 정말 목숨이 위험했다, 싶은 경우는 없었어요. 강도를 만난 적도 없구요. 운이 좋았네요.
대신 좀도둑들이 많아서 신경을 많이 썼습니다. 위에 말씀드렸듯이 남미에선 버스에서 노트북을 도둑맞은 적도 있구요...ㅠ
이집트 같은 경우엔 온 국민이 사기꾼들이라서 정말 빡쳤음. 그런 민족까지 포용한다는데서 이슬람교와 알라의 위대함을 엿볼 수 있었습니다.
Q. 영어 잘하세요? 저는 영어를 못해서 여행을 못 가요.
A. 저도 영어 많이 못합니다. 특히 원어민애들이 자기들끼리 떠들면 알아듣는 내용이 10%도 안됩니다. 걔들을 제 수준으로 끌어내려야함.
영어를 못한다고 여행을 못가는건 절대 절대 절대 아니에요. 한국인이 영어 못한다는게 별로 창피하거나 이상한 일도 아니구요.
다만 영어를 잘하면 그만큼 여행이 풍요로워진다는건 확실합니다. 그건 부정할수가 없네요. 저도 항상 아쉬웠던 부분입니다.
2014.1.11 아르헨티나 / 피츠로이 .. 여행을 떠나기 전엔 산보다 바다가 좋았는데, 이젠 산이 더 좋아졌습니다.
2013.7.1 나미비아 / 에토샤 국립공원 .. 아프리카 초원 너머로 해가 지는 풍경은 파스텔화의 편안함을 닮았다면,
2013.11.29 페루 / 와카치나 사막 .. 사막의 모래 언덕 너머로 해가 지는 모습은 유채화의 쓸쓸함을 닮았습니다.
2014.1.9. 아르헨티나 / 바릴로체 .. 최고급 소고기 스테이크 500g에 만원. 더 이상의 자세한 설명은 생략한다.
2013.12.8. 페루 / 마추픽추 .. 마추픽추, 그 곳에 소나기가 잠깐 내렸습니다.
Q. 저 사진들 무슨 카메라로 찍으신거에요? 렌즈는 뭐 쓰세요?
A. 미러리스나 DSLR이 아니고 똑딱이입니다ㅋㅋㅋ 무겁고 비싼 카메라는 장기여행에 적합하지 않은 것 같아서요.
처음에 후지필름 XF1(네이버 최저가 32만원)을 쓰다가 중간에 고장나서 니콘 P330(최저가 25만원)으로 갈아탔습니다.
물론 저 두 사진기는 똑딱이 중에서는 하이엔드급이지만 그렇게 고가의 카메라는 절대 아니에요.
Q. 어디가 제일 좋았어요?
A. 여행지마다 매력이 다 달라서 콕집을수가 없네요. 이 나라는 이래서 좋고, 저 나라는 저래서 좋고.
다만 딱 하나,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경치'를 꼽으라면 볼리비아의 우유니 소금 사막을 꼽고 싶습니다.
새벽녘의 우유니에서 일출을 보는 순간, 신의 존재를 처음으로 믿고 싶어졌습니다.
2013.12.24 볼리비아 / 우유니 소금사막 .. 아는 분이 말씀하시더군요. "무언가 나를 넘어서는, 종교성을 느낄 수 있는 장소가 있다"
Q. 교통편이랑 숙박은 어떻게 하셨어요?
A. 대륙간 이동은 비행기, 대륙내 이동은 육로이동을 원칙으로 정했습니다. 예외 한 두번을 제외하곤 거의 이 원칙을 지켰어요.
비행기는 12,3번? 정도 탔는데 항공료는 500만원이 안 들었던 것 같아요. 스카이스캐너 홈페이지에서 최저가 항공표를 찾거나
키세스여행사에서 학생항공권을 저렴하게 사서 구입했습니다. 학생항공권은 대륙간 장거리 이동 때 특히 저렴한 것 같아요.
숙박은 여행자들을 위한 게스트하우스나 호스텔에서 해결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습니다. 보통 하루 숙박비는 1~2만원 정도.
물가가 싼 나라에 가면 몇 천원으로 하룻밤 잘 수도 있구요, 유럽에선 여행하면서 만난 친구들집에서 신세를 지기도 했습니다.
Q. 여행계획이나 여행 정보는 어떻게 짜셨어요?
A. 여행계획은 구체적으로 안 짰습니다. 그냥 대륙별로 '이 대륙에선 몇 달 동안 몇 개국을 여행해야겠다~' 정도만 짜고,
나머지는 여행하면서 그 때 그 때 짰어요. 어차피 장기여행은 워낙 변수가 많아서 미리 짜봤자 하나도 소용없구요.
여행 정보는 블로그에 전적으로 의지했습니다. 가이드북도 귀찮고 무거워서 잘 안 들고 다녔거든요.
요새는 세상이 정말 좋아서 거의 대부분의 나라에서 와이파이가 가능합니다. 심지어 히말라야 산 속에서도 됐어요ㅋㅋㅋㅋ
Q. 사진 퍼가도 돼요?
A. 제발 퍼가주세요.
Q. 여행을 갔다온 뒤에 달라진 점?
A. 특별한건 없는 것 같아요. 여행이란게 반드시 드라마틱한 변화를 담보하는건 아니라고 생각하거든요.
하지만 겉으로 확 티는 안 나더라도 어떤 정신적 성숙을 이끌어내지 않았을까요? 자신감, 자립심, 외로움을 이겨내는 법...같은.
그게 아니더라도 그냥 멋진 경치보고, 맛있는 음식 먹고, 좋은 사람들이랑 재밌게 놀았다는 것만으로 이미 훌륭한 여행이었다고 생각합니다.
오랫동안 간절하게 꿈꿨던 여행이었던만큼, 가고 나니 뭔가 속이 후련하단 생각은 드네요. 만약 못갔더라면 얼마나 미련이 남았을까요.
인생이 한 권의 책이라면, 그 한 페이지조차 제가 원하는 내용으로 채우지 못했다는 생각에 평생 후회했을 것 같아요.
2013.6.29 나미비아 / 스피츠코프 .. 은하수 쏟아지는 아프리카의 밤하늘 아래, 세계 각국에서 온 여행자들이 모였습니다.
2013.10.4. 독일 / 에슬링겐 .. 작은 마을 에슬링겐. 미니어쳐 같은 집들이 모여 마을을 이룬걸 보고 '이게 유럽이구나!' 싶었네요.
2013.7.16 말라위 / 케이프 맥클리어 .. 외국인이 카메라 들고오니까 신나서 오버하며 물로 뛰어들던 아이들ㅋㅋㅋ
2013.8.10 이집트 / 시나이 산 .. 모세가 십계명을 받은 곳. 바위산에서 일출을 보고 있노라면 세상이 다시 태어나는 것 같습니다.
2014.2.21 대한민국 / 제주도 .. 마지막 사진은 역시 우리나라 사진 :-) 한국도 정말 아름다운 나라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