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저 저는 정의당 지지자임을 밝힙니다.
비례는 고민 없이 4번 찍을거고, 지역구에는 4번 후보가 안 나와서 전략적인? 투표를 해야 되는 상황입니다.
더민주의 행보를 보면 저는 솔직히 받아들이기 힘듭니다.
그래도 역사적으로 더민주쪽은 우리편이었고, 새누리는 적이잖아 라면서 찍어주기에는
나라를 팔아먹어도 1번 찍는다는 노인들이랑 똑같은 수준의 논리로 투표를 하는 거 같아서 참 마음이 괴롭더군요..
새누리당은 싫습니다. 이번 총선 이후로 의석 수가 줄었으면 좋겠습니다.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다면 지역구에서 새누리당이 당선 안 되게 하려면 더민주가 유용한 수단일 수 있다는 건 알고 있습니다.
그런데 더민주라는 수단이 지금으로서 제 양심이 허락하는 수단이냐.. 경계에 있는 느낌입니다.
이 글을 보시는 더민주 지지자분들, 당원분들께 부탁드립니다.
이 글을 무작정 기분나빠하시거나 분란글 취급하지 마시고, 객관적인 답을 해 주셨으면 합니다.
수 많은 새누리당을 싫어하지만 더민주 지지자는 아닌 사람들이 있습니다.
저를 포함해서 그런 사람들이 갖고 있는 생각중에 오해가 있다면 풀어주시고, 인정할 부분은 인정해주시고, 비전을 제시할 수 있으신 부분은 제시해 주셔서 선택에 도움을 주신다면 더민주로서도 나쁠 것은 없을 거라고 생각해봅니다.
제가 더민주에 대해 혼란스러워 하는 부분은 크게 세 가지입니다.
1. 정체성 논란
정체성을 보수쪽으로 가져가려는 움직임이 있고, 공천 과정도 그렇게 해석할 여지가 있다고 봅니다.
보수가 절대악이고 이래서가 아니라 진보성향의 유권자로서 '어? 저긴 이제 우리편은 아닌거 같네' 하는 생각이 드는거죠.
더해서 더민주는 '더민주가 보수로 한참 나가도 어차피 정의당 지지자들 결국 더민주 꽤 찍을거야' 하는 생각을 어느정도 하고 있을텐데 '까보니 그렇지 않더라'라는걸 표로 보여주는게 중요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하게 되구요.
2. 당내 민주주의 소멸
단순히 '민주주의를 버리다니!' 하는 문제도 중요하지만
더 중요한 건 당내 민주주의 없는 당에는 인물을 보고 투표해줄 수 없다는 것입니다.
더민주라는 당을 지지하지 않는 것과는 별개로 더민주에도 일부 좋은 분들 계시다는거 압니다.
그런데 당 지도부 몇 명이 결정 다 하고, 대다수 분들은 목소리도 못 내는 시스템이라면 사람 보고 찍을 이유가 없지 않나 싶습니다..
3. 선거 개혁 의지에 대한 의문
진보정당을 포함해서 거대 양당을 제외한 당들은 선거제도가 개혁 되지 않고서는 지지율만큼의 제 목소리를 내기 힘듭니다.
그러다보니 선거제도 개혁에 공감대를 보인 바 있는 더민주가 잘 되는게 새누리 잘 되는거 보단 정의당에 좋을 걸로 생각했었습니다.
그런데 이번 선거 기간에서 '정당 지지율 고려해서 당 차원에서 합의하고 단일화 해서 이겨봅시다' 가 아니라 '각 지역구 차원에서 경선 치르고 지면 떨어져 나가세요'로 나오는 걸 보면서, 더민주도 소선거구제 논리 참 좋아하는구나.. 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정리하면,
(새누리와 비교하여) 이념적으로 비교적 가까운 편이고, 비교적 민주적으로 운영되어 변화를 기대할 수 있으며, 더민주가 힘을 갖는 것이 정의당에도 더 낫다고 보았기에 더민주의 행보에 불만인 점이 있음에도 아군으로 여겨왔습니다.
그런데 최근 더민주를 찍을 이유들이 모두 흔들리고 있습니다..
혹시 저런 의문들이 오해이거나, 다른 중요한 더민주에 힘을 줘야 하는 이유가 있을까요?
찍더라도 근거는 갖고 찍고 싶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