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한킴벌리가 리뉴얼을 이유로 오는 6월부터 생리대 가격을 인상할 전망이다. 제품 수요가 많은 여름철을 앞두고 가격을 큰 폭으로 인상하는 것이고, 주원료 가격이 내려가고 있는 상황에서 리뉴얼을 이유로 가격을 올리는 것이어서 소비자들의 시선이 곱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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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재료 가격 떨어지는데 인상한다고…
23일 업계에 따르면 유한킴벌리는 6월부터 생리대 '좋은느낌'과 '코텍스 오버나이트' 제품의 가격을 평균 8.2% 올린다. '좋은느낌 울트라 일반 소형'은 지난해보다 8.28%, 같은 제품의 중형, 대형은 각각 8.27%, 8.07% 인상한다. 특히 '코텍스 오버나이트'의 20매와 10매 제품은 각각 지난해 2530원, 1350원보다 20.1%, 18.5% 오른 3040원, 1600원에 판매하기로 했다가 돌연 취소했다.
A씨는 또 "생리대에서 원재료가 차지하는 비중이 크지 않고 심지어 원재료 가격도 내려가고 있는데도, 유한킴벌리는 매년 6월 제품 리뉴얼을 명목으로 가격을 올리고 있다"고 주장했다.
실제로 생리대의 원재료가 되는 고분자흡수체(SAP), 펄프, 부직포의 가격이 감소하고 있지만 생리대 가격은 요지부동이다. 국제 펄프 가격은 올해 초 톤당 625달러(약 74만원)에서 3월 기준 565달러(약 66만원)까지 떨어졌다. 이는 지난 2012년 1월 575달러(약 68만원) 이래 4년 만에 최저치다.
유한킴벌리는 지난 2013년 6월에도 생리대 '화이트'와 '좋은느낌' '애니데이' 등 약 150여 가지 제품의 가격을 7.85% 인상했다. 특히 '화이트 슬림 일반 소형 생리대 32p'의 경우 '화이트 시크릿홀 슬림 일반 소형 생리대 32p'로 리뉴얼하면서 약 58.68% 가격을 올렸다.
A씨는 "유한킴벌리는 2~3년을 주기로 신제품 출시나 리뉴얼을 이유로 가격 인상을 단행하고 있다"며 "특히 생리대 사용이 늘어나는 여름을 앞두고 6월에 생리대 가격을 올려왔고 이번에도 같은 수순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면세 대상이어도 가격은 상승세
생리대는 여성들의 필수품인데도 지나치게 가격이 높다는 지적이 제기돼 왔다. 여성단체들이 생리대 면세를 주장하자 지난 2004년 4월 부가가치세법 개정안에서 생리대가 면세 대상에 포함됐다.
이에 따라 생리대에 붙던 부가가치세 10%가 빠지게 됐다. 지나치게 높은 가격이 책정되는 것을 막기 위해 면세 대상에 포함시켰으나 큰 실효성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 한국은행 소비자물가 지수 통계자료에 따르면 생리대 물가지수는 2010년 100을 기준으로 지난해 128.2다. 올해의 경우 전체 소비자물가지수는 110, 생리대의 경우 가격 상승분을 감안하면 134.8에 달한다.
유한킴벌리의 이번 가격 인상으로 생리대 가격이 높은 수준인데도 또 한 차례 오를 것으로 보인다. 유한킴벌리는 국내 생리대 시장에서 50% 이상 점유율을 갖고 있어 다른 경쟁사들도 가격을 잇따라 올릴 가능성이 높다. 생리대 가격 인상 사실이 드러나자 유한킴벌리는 돌연 가장 증가율이 높은 코텍스 오버나이트 제품의 가격 인상을 취소했다.
유한킴벌리 관계자는 "오버나이트 제품은 수요가 적고 그동안 가격이 낮게 책정돼 있지만 여러 사정을 고려해 가격 인상에서 제외하기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좋은느낌 제품의 경우 신기술이 접목된 새제품으로 출시되면서 약 8% 가격이 오르게 되는 것"이라고 했다.
AC닐슨 등 시장조사업체에 따르면 국내 생리대 시장은 연간 4000억원대 규모다. 성장은 더디지만 만 19~50세의 가임기 여성들이 사용하는 필수품인데다 대체제가 없어 비탄력적인 품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