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애니를 보면 정말 많이 등장하는 용어가 있는데 '임병투자개진열재전(臨兵鬪者皆陳列在前)' 바로 이 말이다. 퇴마나 귀신, 요괴에 해당하는 내용의 애니라면 거진 이 말이 등장 하는데 이 말의 어원과 뜻이 무엇인지 정확히 살펴 보자. 중구난방으로 떠도는 말이라 도대체 원류(?)가 무엇인지 어디서 파생된 말인지 궁금할 것이다. 진짜 통용되는 주문인지 단지 만화영화에서 창조(?)된 말인지도 말이다. 흔히 말하는 '임병투자개진열재전'은 아홉자라 하여 구자(九字)라 하는데 대중적으로 알려진 것은 일본의 다이묘였던 타케다 신겐이 주문처럼 읆조린 것에서 시작되었다. 신겐은 당시 일본 음양도에 심취해 있었는데 음양도의 만트라였던 이 진언을 전투에 임하기전에 즐겨 사용했다고 한다. 이후 이 진언이 널리 유통(?)되기 시작했는데 술법이라하여 닌자들도 즐겨 이용했다고 한다. 이는 단지 정신집중을 하기 위한 진언에 지나지 않았고 실제 사용법은 따로 있었다. 음양도에서 사용되었다고 해서 음양도가 원류는 아니다. 이 구자법은 중국에서 건너왔는데 일본에서 일본 밀교와 음양도에 흘러 들어가 융합 되었던 형태였다. 원류를 좀더 거슬러 올라가면 '임병투자개진열제전'은 원래가 '임병투자개진열전행'이 맞는 표현이고 어디서 부터 열전행이 열제전으로 바뀌었는지 정확히는 알수 없다. 아마도 이 변형은 일본에서 이루어졌는데 구자법이 일본에 전해지면서 밀교 또는 음양도와 섞이면서 변형이 이루어졌지 않았나 생각된다. 다만 이는 발음상의 문제나 표기의 변화일뿐 구자에 대한 의미는 동일 하다. 허나 후일 닌자계통에서 이 수인법을 자기 나름대로 변형시켰는데 양손수인법과 한손 수인법등은 이때 형성된 것으로 소위 말해 짝퉁이라 할수 있다. 이 진언의 정확한 원류는 중국 도교의 바이블이라 불리는 포박자(抱朴子)에 실려 있는 구자법(九字法)에 기인한다. '刀印 切九字印圖 阿字觀法(도인 절구자인도 아자관법)'이 바로 구자법의 원류이다. 포박자는 중국 동진의 갈홍이라는 사람이 기술한 것으로 신선도의 이론과 방법을 확립한 책이다. 포박자에 실린 구자법(九字法)이 정확한 원류가 되는 것이다. 즉 '임병투자개진열제전'은 '임병투자개진열전행'이 맞는 표현이고 밀교의 주법이 아닌 순수 도교의 도법인 것이다. 각 아홉 형태의 수인과 포박하는 절법(切法)을 합하여 구자절법(九字切法)이라 통칭한다. 귀신이나 그런 존재를 옮아 매는, 포박하여 제압하는 술법이란 것이다. 구자결계법이라고도 한다. 구자법을 사용하는 방법에서 두가지로 나뉘는데 방금 설명한 구자절법(九字切法)과 구자인법(九字印法)이 그것이다. 구자절법은 귀나 요괴를 포박하는 포박술로 이용하거나 자신을 보호하는 결계를 형성하는 일종의 포박내지 결계술이라 할수 있다. 구자인법은 각 아홉에 해당되는 독특한 수인(손가락을 이용한 독특한 모양세를 잡는 행위)을 맺어 신성한 파동을 형성하여 악을 물리치는 파사(破邪)의 법이다. 구자절법이 방어 위주의 술법이고 구자인법이 공격형 술법이란것을 알 수 있다. 포박자에 기술한 내용을 토대로 보면 구자인을 먼저 실행하여 신성한 파동을 형성 시키고 이후 절법을 실행하여 결계를 치는 순서로 사용된다. 포박자에 실린 이 내용이 일본에 넘어와 밀교와 음양도에 흡수 되면서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임병투자개진열재전'이 만들어 진 것이다. 그래서 달리 밀교 진언법 내지 밀교 주술이라고 불리는 이유도 이것에 있다. 음양도와 밀교에서 사용하는 주문과 형식이 거의 동일하기에 이 둘은 따로 구분하지 않는다. 혹자는 밀교 주술이라 하여 구자법이 티벳에서 전파되지 않았나 하지만 아니다. 티벳 밀교하고는 전혀 상관 없다. 분명히 구자법은 도교의 도법이고 포박자에 실린것이 최초이다. 정통파 일본 밀교의 구자법을 소개하면 다음과 같다. 먼저 구자인법(九字印法)을 살펴 보면 아홉가지의 수인(손가락을 이용한 독특한 모양세를 잡는 행위)은 각각 뜻하는 의미가 있고 특별한 파동이 내재되어 있다. 즉 각 단계마다 하나의 완성된 주문들이며 이를 압축하여 9단계로 응집한 것이 구자인법이다.
임(臨) - 보현삼매야인(普賢三摩耶印) - 비사문천(毘沙門天)을 뜻한다.
병(兵) - 대금강륜인(大金剛輪印) - 십일면관음(十一面観音)
투(鬪) - 외사자인(外獅子印) - 여의륜관음(如意輪観音)
자(者) - 내사자인(内獅子印) - 부동명왕(不動明王)
개(皆) - 외박인(外縛印) - 애염명왕(愛染明王)
진(陳) - 내박인(内縛印) - 성관음(聖観音)
열(列) - 지권인(智拳印) - 아미타여래(阿弥陀如来)
재(在) - 일륜인(日輪印) - 미륵보살(弥勒菩薩)
전(前) - 은형인(隠形印) - 문수보살(文殊菩薩)
구자의 의미는 위와 같다. 각 항별로 맺는 수인의 형상은 곧 그 부처를 의미한다고 할수 있다. 정확한 운지에 의한 수인의 맺음은 곧 그 부처를 의미하기에 귀와 상성이 되는 엄청난 성스런 기운을 세울 수 있다. 구자절법(九字切法)에서 절법은 선을 긋어 구획을 나눈다는 뜻으로 일종의 결계를 치는 법이다. 손은 도인(刀印)을 결(結:맺다)을 하고(검지와 중지를 세우는 것은 도인(刀印)이라고 한다.) 상하좌우로 사선을 긋는 행위를 말한다.(이미지를 보면 바로 이해가 될것이다.) 격자 무늬의 그물 모양으로 그으면 된다. 이래서 결계를 치는 것이라 한다. 이 구자절법이 가장 많이 통용 되었는데 한때 닌자는 물론 사무라이 사이에서도 유행처럼 사용되었던 것이 구자절법이다. 음양도에서도 이 구자절법이 애용되었다. 순서는 다음과 같다.
다 완성이 되면 이미지 처럼 격자문양의 그물망이 그려지게 된다. 이 결계가 처지면 왠만한 령이나 귀들은 감히 통과 하거나 근접하지 못한다. 물론 수행이 많이된 사람에 한해서는 더 강한 결계를 만들지만 초보자는 쉽게 만들어 지지 않는다. 이는 잔상과 상념에 대한 수련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결계를 만들때 머리속에서 그물망의 잔상을 확실히 각인 시켜야 함은 물론이고 의식적으로 유지할 수 있어야 한다. 이 잔상의 유지법은 수행이 될 수록 오래 지속되며 나중에는 특정 대상물에 덮어 씌울수도 있다. 고된 수련을 통한 고승들은 구자절법만으로 실제 사람을 옳아 맬수 있었다고 하나 어디까지나 전설일뿐이다. 중국 무림고수들이 내공으로 장풍 날리는거나 마찬가지일터. 그러나 초보자도 어느 정도 능숙할 정도로만 수련하면 악귀나 좋지 못한 기운으로 부터 자신을 지킬 수 있으며 특히 정신 집중력을 기르는데 아주 효과가 탁월하니 심심하다면 한 번 배워봐도 괜찮을 듯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