겪어볼리 없겠죠... 그래서 아무 답도..
------------------------------------------------------------------------
여자친구하고는 거의 4년을 사귀었어요. 남녀가 사귀면서 겪게되는 이러저러한일들을 겪었지만 대체로 행복하고 제감정은 지금도 변함이 없어요.
문제가 생긴건 작년 가을 부터였어요. 대화를 하다보면 좀 이상해졌다는 걸 느낄 수 있었어요. 그 때는 주로 어릴 때 이야기를 많이 했어요. 유치원 때부터 자기를
괴롭히던 친구가 있었는데 지금도 자기인생을 망치기위해 감시를 한다는 내용이었어요.
저는 첨에는 있을 수도 있는 일이라고 생각을 하고 여자글 사이에는 그런일도 있나보다 했지요.
근데 시간이 지날수록 자기를 괴롭힌 친구가 점점 늘어나는 거에요. 초등학교, 중학교, 고등학교, 대학교... 그러다 저를 의심하기 시작하더라고요.
그 때가 11월이었는데 제가 누군가에게 돈을 받고 자기를 망치기 위해 일부러 사귄다는 거에요.
저는 친구가 정신적으로 이상해졌다는 생각을 했지만 삼년넘게 너무행복했고 갑자기 생긴일이라 그냥 좋아질거라는 생각을 했지만
계속 되는 여친의 얘기를 견디기 힘들더군요.
여친은 결국 연락을 끊고 전화번호도 바꿨어요.
너무너무 힘들게 겨울이 가고 있었죠.
그러다 12월에 다시 전화가 왔어요. 울더군요.
우리는 다시 만났어요. 저는 그 때 그 얘기는 꺼내지도 않았어요.
여친도 그 얘기는 안하더군요. 저는 이렇게 지나가나보다 했어요.
근데 조금 지나니까 다시 비슷한 이야기를 하기 시작하면서
자기 부모님에 대해 친부모가 아니라는 둥 어릴 때 자기를 학대했다는 둥
하는 얘기를 했어요.
그리고는 제 자취방에서 지내고 싶다더군요.
저는 여친이 정말 정신적으로 아프다는 걸 그 때 알았고
심각하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여친의 부모님께 연락을 해야겠다는 생각을 했지만 연락처를
알아내다 들키거나 연락을 했다는 사실을 여친이 알게 되면
또 사라져버릴까봐 할 수 없었어요.
제 자취방에서 열흘쯤 함께 지냈어요.
여친은 아무것에도 흥미를 보이지 않고 거의 종일 누워있고 싶어했어요.
밥도 하루에 한끼를 안먹더라구요.
집에서도 안먹었었는지 살이 너무 빠졌었어요.
억지로라더 먹이고 싶었지만 화를 내더라구요.
그렇게 제 자취방에서 열흘 정도를 살고
아침 출근길에 저를 따라나서서 집으로 갔어요.
그리고 다시 연락처를 바꾸고 연락을 끊더군요.
그러기를 두세번
제생활도 말이 아니었어요. 이성적으로 생각한다면
헤어지는게 맞을지 모르겠지만 여친걱정보다 일단
제맘이 너무아프고 보고싶어 견딜수가 없어요.
그래서 연락이 다시오면
아무일 없던 것처럼 다시 보게되요.
마지막으로 여친을 다시본게 한달전 쯤이에요.
갑상선 항진증세가 원래있어서 치료를 받고는 했는데
수술을 하겠다고 그것도 바로 다음날 수술이 잡혔다고
수술 전까지 같이 있어달라더군요.
수술후 다시 연락을 끊었어요.
답답한맘에 정신질환관련 책들도 찾아보고
주위사람들한테 물어보기도 했지만 단념하라는 말밖에
듣지 못했어요.
정신질환자들은 그럼 어떻게 평생을. 그 긴 시간을 살아가는 걸까요.
치료는 받고있는지 가족들은 어떻게 생각하는지
궁금하고.
일단 먼저 너무 보고 싶어요. 다시 연락이 오면 저는
아마 당장 다시 만나겠지요.
제 여친은 지금 어떤 상황인 걸까요.
이런 일은 참 누군가에게 말하기도 그렇고...
이런 경험이 있는 사람도 없을 것 같고..
매일 자가가도 가슴이 내려앉는 기분에 갑자기 깨곤 합니다.
------------------------------------------------------------------------
몇주전에 이렇게 글을 올렸어요.
그동안 여친에게는 다시 연락은 오지 않았어요. 근데 제가 너무 힘드네요.
여친이 제앞에서 연기를 한 것일까 하는 생각까지 해봤지만
연기라고 하기에는 너무한 말들과 행동들을 보이고 스스로도 너무 고통스러워 하는 것 같아 그런 의심은 하지 않기로 했어요.
제가 궁금한 것은 왜 갑자기 나에게 이런일이 생겼을까.
이런 일을 나말고 또 겪은 사람이 있을까. 있다면 그분들의 얘기를 들어보고 싶어서에요.
어떻게 해야 할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