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2남 4녀 6남매에 막내며느리다.. 결혼준비때 남편과 난 시부모님과 함께 살기로했다..
시부모님께서는 나이든 당신들과 같이 살기로한 막내아들과 나를 참 예뻐해주셨다.. 어느덧 첫 김장철이 다가왔고. 왠일인지 셤니는 김장말씀이 없으셨다...내 친정서는 "너희 시댁은 언제 김장하시니? 시골서 할머니가 야채좀 보낸다는데 언제쯤 보내면될까?"해서 셤니께 "엄니~~우린 김장언제해요~~??"하고 여쭸더니... "응..김장..안할란다~~~"하셨다..
그주말에 여자형제들(시누4명과 형님)을 부르신 셤니께서는 중대발표를 하셨다.. "올해부터 김장안한다..각자 하던지 요즘 김치해 파는 곳도 많은데 사먹던지...각자 입맛에 맞게 알아서들 해~~나도 늙어서 힘들고 이젠 그때그때 막담궈파는 사먹는 김치가 맛있네~~~"
여자형제들은 각자 말들이 많았다 그래도 김장을 해야지...김장을 안한다는게 말이 되냐~엄마김치가 맛있다...우리들이 할테니 엄만 일하지말고 지켜만 봐달라고 걱정하지말라고 ...나도 "엄니~~우리 여자들이 6명..엄니까지 7공준데 김장 그까짓꺼 금방 해치울수 있어요~~"했지만 셤니는 왠일인지 절대 김장 안할 것이고 더더군다나 울집에선 못하게 할거니..모여서 할려면 울집말고 너희들 집 중에서 모여 하라셨다..
여자형제들은 엄니의 완강한 태도에 어쩔수없이 각자 김장을 해결 하기로 하고 돌아갔다.. 모두 돌아가고 나는 셤니께 "시골서 외할머니가 야채도 보내주신데고.. 전 며늘되고 첫 김장기대하고 있었는데요~~"했더니 울 셤니의 말씀..
"이구~~이 헛똑똑아~~내가 너땜에 김장끊은거다~~"하신다...나 때문이라고? 왜지? "아가~~너가 나랑 같이 산다고 할때부터 난 이미 생각했었다...모여서 김장을 하게되면 당연히 울집으로 올거고...올해는 모여서 잘하겠지..
근데 내년엔? 또 그 후년엔..? 김장때 되면 누군 아파서 못온다..누군 애가 어때서 못온다..급한일이 생겼다 하며 하나둘씩 빠질거고 그렇다고 김치 안줄수도 없고..넌 나와 같이 사니 집이 여기라 김장때 아파도 빠질수도 없고..막내라 형님들 김치 뒷치닥거리 다할거고..결국 김장은 너와 내몫이 되는거다...
다른 일들도 마찬가지야..우린 형제도 많고 대식구니..같이 모여 밥먹을일 있음 무조건 외식할거다..그러니 내가 그리 얘기하면 넌 모르는 척하고 나만 따러~~~!!"
ㅜㅜ...이렇게 깊은 뜻이...그날 이후 셤니를 완전 존경하게 됐다 그런데 몇해 셤니와 같이 살며 놀러오신 작은셤니들에게 들은 얘기....
"형님(울셤니)젊어서 진짜 고생많았다~~우린 멀리 떨어저 살아 덜했지만....어머니(울셤니의 셤니)랑같이 살며 김장 백포기씩 해서 시누들 다 돌라주고..그래도 짜네 싱겁네..말도 많고.고맙단 소리도 못듣고 완전 시누들 반찬해대기 바빴지..뭣좀 형님이 해노면 엄니가 자기딸들 오라해서 퍼가고...에고..울 형님 참 힘든 시집살이했지~~.."
ㅠ.ㅠ 울셤니 김장을 끊은 이유는 내가 당신처럼 될까봐..며느리가 아닌 같은 여자로써 나를 배려해주신거다..
이 김장이야기는 울셤니의 수많은 일화중 하나이다.. 여기다 모두 얘기 할수없는 너무 모진 시집살이를 하셨기에.....당신은 이미 오래전 내 신랑이 어릴때부터 난 내 며느리에게 이러지 말아야지 하셨단다..
나를 당신을 부양해야하고 시댁에 헌신 복종해야하는 며느리가 아닌 같은 같은 여자로 대해주시기에 지금 12년을 트러블없이 살수 있었던거같다...
그리고 지금도 울집에 김장은 없다..ㅋㅋ 우리식구먹을 만큼 아는 김치집서 맞추고... 그렇게 길들이다보니 시누들이 각자 조금씩 해서 맛보라고 갖고 오기도하고.. 엄니 사랑해요..제가 더 잘할게요...
출처: 미즈넷 Silver님
http://m.bbs.miznet.daum.net/gaia/do/mobile/talk/read?articleId=868974&bbsId=MT005&fromBest=yes 미즈넷 글 읽다가 감동먹어서 퍼왔어요
시어머니 말씀 폭풍감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