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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게시물ID : bestofbest_70001
    작성자 : 바람의이야기
    추천 : 228
    조회수 : 42609
    IP : 121.151.***.203
    댓글 : 49개
    베오베 등록시간 : 2012/04/04 03:01:45
    원글작성시간 : 2012/04/03 20:13:22
    http://todayhumor.com/?bestofbest_70001 모바일
    두 명의 노무현이 출마했다



    문성근은 낙동강 오른쪽 부산에 서있다.


    김경수는 낙동강 왼쪽 김해에 서있다.



    문성근은 노무현 형님이 섰던 그곳에 홀로 서있다.


    김경수는 노무현 대장이 누운 그곳에 홀로 서있다.



    두 남자 모두 노무현이라는 우리 모두의 숙제를 무겁게 안고 서있다.



    그리고 이렇게 말한다.


    형님이 끝내 넘지 못한 그 벽을 넘어서겠다고.


    대장에게 배운 대로 정치라는 걸 시작해보겠다고.



    하지만 안 된다고 한다.


    너희의 색깔이 마음에 들지 않아서.


    너희의 기호가 익숙하지 않아서.




     



     




    정말 안 될까?



    두 남자에게 노무현을 대신하게 하면 안 될까?


    이제 그만 울고 그만 그리워하고 그만 허탈해 하고 그만 자책하고


    문성근이나 김경수에게서 노무현을 발견하면 안 될까?


    두 남자를 시켜 노무현의 빈 자리를 메꾸라고 명령하면 안 될까?


    그게 그렇게 큰 욕심일까?


    무리한 요구일까?


    우리는 노무현을 한 번 더 가질 자격이 없는 것일까?



    딴따라 문성근이 에너지 넘치는 정치 하는 걸 한번이라도 보고 싶다.


    길바닥에서 눈비 맞으며 국민의 명령을 성공시킨 그가


    국민의 목소리 가슴에 꼭 안고 국회에 들어가, 이게 국민의 명령이니 이렇게 갑시다!


    라고 가슴 절절한 연설 하는 것을 보고 싶다.



    범생이 김경수가 정말 반듯한 정치 하는 걸 구경하고 싶다.


    묵묵히 봉하를 지켜온 그가 노무현의 고향 김해를 민주주의의 성지로 만들어


    김해를 일으키는 극적인 계기를 마련하는 멋진 그림을 구경하고 싶다.



    다르지만 같은 두 명의 노무현을 갖고 싶다.




     



     


     




    노무현이 좌절했던 부산.


    노무현이 운명했던 김해.



    노무현은 부산에서도 김해에서도 눈물을 흘렸다.


    노무현이 흘렸던 눈물을 이 두 남자가 다시 흘리지 않게 하고 싶다.



    이 두 남자가 운다면 어쩌면 나는 그들보다 더 많이 울어버릴 것 같다.


    내가 울지 않기 위해서라도 이들을 울리지 말아야 한다.



    4월 11일 밤, 이들이 다시 눈물을 흘린다면


    그 눈물은 고스란히 낙동강으로 흘러 들어갈 것이다.


    그곳에서 오래 전 노무현이 흘렸던 눈물과 만날 것이다.


    대한민국의 이 아픈 눈물들이 그곳에서 그렇게 만나게 해서는 안 된다.



    울리지 말자.


    울지 말자.



    다행히도 우리에겐 그럴 힘이 있다.


    다행히도 4월 11일까지는 아직 일주일이나 남았다.



    내가 부산에 살지 않아도


    내가 김해에 살지 않아도


    내겐 휴대폰이 있다. 그리고 진심이 있다.





    바람의이야기의 꼬릿말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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