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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진, 한 사람을
한 사람을 사랑하는 것은
한 사람을 아파하는 것이다
한 사람을 사랑하는 것은
한 사람의 생애를 온몸으로 느끼는 것이다
꽃 한 송이 필 때 우주가 함께 피듯
대양의 무게와 부피가
한 방울의 물,
한 조각 소금으로 늘어나듯
한 사람을 사랑하는 것은
하나의 별, 하나의 지구가
사랑하는 그만큼 늘어나는 것이다
진실한 사랑은 홀로 있어도 외롭지 아니하니
한 사람을 사랑하는 것은
그 사람의 우주를 받아들이는 것이다
이은봉, 누구를 사랑한다는 것은
누구를 사랑한다는 것은
누구로부터 상처받는다는 것
너를 만나고 돌아온 날도
내 가슴은 온통
피투성이였다 깊게깊게
구멍 뻥, 뚫렸다 그러나
피투성이 내 가슴은
어금니 한번 꽉 다물었다 침 한번
꿀꺽 삼켰다 상처받지 않고
어찌 살 속의 뼈
아름드리 벽오동나무로
키울 수 있으랴 뼛속
꿈틀거리는, 솟구쳐 오르는
욕망덩어리 옳게 키울 수 있으랴
너를 만나고 돌아온 날도
내 마음은 자꾸
신음소리를 냈다 한쪽 귀퉁이
쭈욱, 찢겨져 나갔다 마른 오징어처럼
그러나 내 마음은
속삭였다 중얼거렸다 하소연했다
누구를 사랑한다는 것은
누구로부터 상처받는다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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