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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해욱, 과거의 느낌
등을 맞고
고개를 돌렸다
그게 아니라
다른 일이 일어날 거야, 틀림없이
주머니에 손을 넣고
나는 인간과 같은 가정을
몇 개씩 달그락거려본다
이럴 때 인간이라면 보통
어떻게 해야 하는 건가
이상하다
이렇게 시간이 많은데
죽지 않은지
참 오래된 것 같은데
나는 더 이상
키가 크지 않는데
이문재, 농담
문득 아름다운 것과 마주쳤을 때
지금 곁에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 하고
떠오르는 얼굴이 있다면 그대는
사랑하고 있는 것이다
그윽한 풍경이나
제대로 맛을 낸 음식 앞에서
아무도 생각하지 않는 사람
그 사람은 정말 강하거나
아니면 진짜 외로운 사람이다
종소리를 더 멀리 보내기 위해서
종은 더 아파야 한다
오규원, 내가 꽃으로 핀다면
내가 만약 꽃이라면
어디에서 피어야 할까
꽃밭도 없는
우리집 창문 밑에서
토끼풀과 섞여 있다가
한참 자라서
벽을 타고 올라
창문을
똑 똑 똑
두드리며
피어야 할까
박명희, 당신입니까
아득한 나라에서
산들거리는 항상풍은
나의 숨을 고르게 합니다
당신입니까
날 경건하게 만들고
날 착하게 만들고
미치게 만들고
이 철없이
끝없이 산들거리는
흠흠한 바람은
당신입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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