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지하는 후보가 없는 중도층임을 먼저 말씀드립니다. 국정원 취직/지난글, 댓글 감찰 환영합니다.
이번 주제가 문 후보를 공격하는 듯한 내용이기에, 문 후보 지지층이 예민하게 반응하는 건 당연하리라 생각합니다.
그런데요. 이걸 '선동'이라든지, '분탕'으로 취급하는 분들. 아주 심각한 편견에 사로잡혀있다고 밖에 보이지 않습니다. 전형적인 진영논리, 선악구도, 내편 아니면 적 이라는 구도에 둘러싸였다고.
개방된 커뮤니티니까 여러 목소리가 나오는 건 당연합니다.
문재인 팬카페가 아니잖아요. 모든 구성원이 '오늘의유머는 문재인 후보를 공식적으로 지지하는 커뮤니티입니다'고 동의한 게 아니잖아요.
설령 시사게시판의 많은 분들은 그것에 대해 암묵적인 동의를 했다고 하더라도, 그것을 타 유저에게 강제하는 건 말도 안 되는 횡포입니다.
당연히 군대게시판에 나온 글들 중 삭제먹을 만하고, 지나치게 공격적인 글들도 많습니다. 군대게시판이 선이고, 비 군대게시판 유저가 악이라는 그런 프레임을 짜려는 게 아니에요. 공격적인 글에도 침착하게 대응하고, 캠프까지 연락해 대신 목소릴 전달하는 분도 계셨습니다. 제가 생각하기엔 정말 훌륭한 대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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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본 이번 사건의 발단은 이렇습니다.
3월 중순 문재인 캠프서 남윤인순을 영입했습니다. 하지만 남윤인순은 페미니스트이고, 군 가산점 폐지와 군 예산 삭감, 국회의 여성 할당제 등에 역할을 했던 인물입니다. 양성 징병도 반대하고요. 한동안 '양성 징병'을 논의하던 군대게시판 유저들(물론 전체가 아닙니다. 하지만 그냥 '군대게시판 유저들'이라고 칭하겠습니다.)로서는 어처구니가 없는 영입이었고요.
당시에도 이에 대한 비판을 했지만, 공론화되지는 않았습니다. 당 대변인이 남윤인순 영입에 대한 코맨트도 남겼지만, 군대게시판 유저들에겐 불을 지르는 내용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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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계속 쌓여온 불만이 지난 주말 터지게 됐습니다. 원래는 문재인 후보를 지지했지만, 남윤인순을 품은 문재인 후보를 지지하기가 어렵다고. 그래서 무효표를 던지겠다는 분들이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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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서 중요한 것은, 남윤인순을 단순한 페미니스트로 보는 게 아니라는 겁니다.
'메갈리아'로 본다는 거예요. 물론 남윤인순이 메갈리아는 아니다, 고 하실 수도 있겠지만. 실체가 어떤지는 다른 주제의 문제네요. 그렇게 인식하고 있는 사람이 다수라는 게 중요하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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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다가 2개의 문제가 발생합니다.
A.
'무효표는 의미가 없다', '무효표는 기권과 마찬가지다', '차라리 타 후보를 찍어라' 같은 말들이 나왔는데요. 문제인 건 타인의 표 행사에 '조언'을 넘은, '가르침'을 주려는 분들의 등장이죠. 타인의 투표권 행사를 '강제하는' 듯한 방식으로 표현하는 분들이 계셨다는 겁니다. 링크
B. A보다 비중은 적지만, 동시에 '지나친 문재인 밀어주기'도 문제가 됩니다. 문재인 후보 지지자가 압도적인 오유에서야 자연스러운 흐름일지도 모르나, 분명히 비정상적인 흐름입니다. 문재인을 선으로 설정하고 다른 후보를 악으로 규정하며, 선악구도의 프레임을 짜고 있어요. 정상적인 의견에도 '분탕', '국정원 알바'라는 몰이를 하고. 논리없는 비난을 합니다. 군대게시판에서는 공감만 받던 글이 베스트, 베오베만 가면 반대 의견도 없는 '비공테러'가 나오고요. 링크 링크 링크 결국에는 신고로 인해 차단당하는 분들도 생기고 있고요. 링크
공감, 비공감이야 오늘의유머라는 커뮤니티의 특성이겠죠. 어느 글에 비공감을 누르는 것은 개인의 자유일 겁니다. 하지만 소통을 위해 공론화를 원하는 상대에게, '비공'으로 소통 자체를 막아버리는 현상이 바람직하진 않아 보입니다. 문재인 후보가 아니면 모두가 악이라는, 다양성을 똥처럼 취급하는 행위도요.
일부에선 '왜 이걸 군게에서 말하냐. 시게에서 얘기하라'는 분들도 보이는데요. 시사게시판에 이런 글을 올린들, 공론화가 가능한가요? 베스트가 베오베에 갈 수 있을까요? 베스트 올라가자마자 비공 테러 당해서 내려오는 글이 수두룩한데요. 삭제되기도 하고. "시게에서 얘기하라"는 건 정말 상황을 모르고 하는 소리입니다.
대선 때 제가 오유를 이용하는 것은, 문재인 후보에 대해 가장 잘 알고 있는 곳이기 때문입니다. 최근 여론은 어떤지, 문재인 후보의 공약에 대한 비전은 있는지. 어떤 장단점이 있는지 등. 그런데 여기서 보는 것은 문재인이 아니면 모두 악, 문재인 후보를 칭찬하지 않는 글은 악이라는 편가르기였습니다.
물론 모든 분들이 이렇다는 건 아닙니다. 당연히 상식적이고, 문재인 후보의 지지층 확장을 위해 노력하시는 분들이 더 많으리라 생각합니다. 하지만 어쩌나요. 착한 것보다 나쁜 게 더 잘 보인다고. 두세 분의 '소통해 봅시다'보다 한 분의 '또 분탕왔네 ㅉㅉ'가 각인되는 것을요. 그런 사람들이 버젓이 돌아다니고 있다는 걸요.
처음으로 돌아가겠습니다.
당연히 문재인 후보 캠프에 안 좋은 내용이니만큼, 민감하게 반응하실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타 후보나 분란을 좋아하는 문제아들의 입장에서는 좋은 기회일 테니, 이때 유입되서 장난질을 하기도 하겠죠.
하지만 그게 문재인 후보를 지지했던 사람들이 문재인 후보측에게 가진 불만보다 중요한가요? 가장 중요한 것은 내부에서 의견이 갈리기 시작했다는 것 아닌가요? 그 내부에서 의견이 갈린다고 모두를 분탕, 국정원, 일베 취급하며 문재인 후보의 확장성을 망가뜨리고 있지는 않습니까?
당연히 불만을 제기하는 분들도 과열된 면이 없잖아 있습니다. 과격한 내용은 삼가야겠죠. 그럼에도 소통해야죠. 문재인은 '소통'을 강조하는 후보잖아요. 그런데 그 지지자들이 문재인을 독재자로 만들면 안 되는 거잖아요. 자신과 다르다고 배척하면, 그게 OOO와 뭐가 다른가요.
만약 이런 불만을 제기하는 분들의 글이 '분탕'으로 느껴진다면. '편견'에 휩싸이셨다는 생각밖에 안 듭니다.
'왜 여지껏 있다가 한참 뒤에 지X이야'라는 분들도 있는데요. 여지껏 문제 제기를 해왔으나. 대답이 없어서 터진 겁니다.
전화로 문재인 캠프에 전화 주신 분도 있었고. 오유 내에서 공론화시키려는 분도 있었고. 남윤인순 영입을 알리는 문재인 공식 블로그에 댓글을 남기는 분도 있어요. 링크
만족스러운 내용은 아니지만, 문재인 캠프에 연락해 일련의 사태를 설명하고. 캠프측 해명과 행동을 촉구하는 문재인 후보 지지자도 계셨습니다. 당장의 해결책을 내진 못 하더라도. 이런 시도는 있어야 하지 않나요?
지지자들 때문에 투표를 철회하는 게 이해가 안 된다는 분들이 아주 많았는데요.
저희 부모님은 박근혜 지지자였습니다. 탄핵 정국에도 '박근혜가 불쌍하다'고 하셨고요. 그러다 탄핵인용 후 박사모의 행태를 보며 마음을 바꾸셨습니다. 충분히 지지자들의 행동, 태도로 지지를 바꿀 수 있어요.
모두가 문재인 후보에 대한 굳건한 신뢰를 가지고 투표하는 게 아니에요. 저 같은 사람은 문재인 후보의 공약, 인물됨을 보겠지만. 그 지지층의 움직임도 신경쓸 수밖에 없습니다. 그리고 저 같은 사람들의 표를 끌어모으는 게 문재인 후보를 지지하는 분들이 원하는 것 아닌가요?
하고싶은 말은 더 많지만. 더 길어져봤자 횡설수설해질 뿐일 듯하네요. 이만 글 줄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