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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저는 오유에서는 보기 쉽지 않을... 나이 지긋한... 아저씨 입니다. ㅋㅋ
40대 아저씨라고만 말씀 드리겠... 쿨럭...
가끔씩 오유에 들러서 재미있는 혹은 정의감을 고취시키는 글들을 흠모하며(?) 즐겨 읽곤 하다가...
취업때문에 혹은 면접때문에 힘들어하는 몇몇글들을 보고는.... (주로 고민게시판)
내가 혹시라도 방향을 잡는데 도움을 줄 수 있을것 같아
이렇게 모자란 필력에도 불구하고 글을 씁니다. ㅎㅎㅎ
근데 이런 젠장헐....
1분만에 폭풍 가입하고 글을 쓸려고 글쓰기 메뉴를 클릭해 봤더니...
가입하고 5일동안인가 기둘려야 글쓸 자격이 생긴대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이게 다 일.베.X 그 넘들 때문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거의 일주일을 묵혔네 쓰바.
아... 근데 "너는 누군데 감히 취업/면접이란 중차대한 주제를 가지고 잘난체를 하려하느냐?" 하고
물어보시는 분이 계실것 같아서 말씀드리자면....
저는 소위 말하는 "대기업"에서 최근 한 7년정도 면접관 역할을 성실히(?) 수행한 경험이 있고
업무적으로는 한 개발부서의 팀장(공돌이 만세ㅋㅋㅋ)이면서, 예전에는 경영기획쪽 부서에서도 몇년 있었습니다.
자 그럼... 시작합니다.
1. 회사내의 인력 충원 프로세스
면접과 관련한 모든 문제는 여기서부터 시작합니다.
뭔 얘기냐구요? ㅋ
보다 근원적인 질문으로, 회사에서 사람을 왜??? 뽑느냐....
이유는 단 한가지입니다.
"어느 부서"에서 일손이 딸려서...이지요.
부서원들이 일없어서 탱자탱자 놀구 있는데 사람을 더 뽑을 이유도 없거니와 인사팀에서 충원을 승인해줄리가 없죠 ㅋㅋㅋ
생각해봐봐요.
회사에 인원이 많아지면 인사팀은 짜증납니다.
왜?
1. 할 일이 늘어나니까.
2. 인력을 막뽑았다가 나중에 경기 안좋아지거나 회사 상태 안좋아지면 인사팀이 비난 1순위가 되며, 인력 줄이는 작업은 거의 헬 게이트 수준...
즉, 인사팀은 인원 늘리는거 싫어하는 곳이라고 보시면 되겠습니다.
하지만 현업 부서 입장에서는?
늘 필요한게 인력이지요. 성실한 따까리는 언제나 소중하니까요. 훗.
하여간에...
가을바람이 솔솔 불기 시작하는 시즌이 되면,
인사팀에서 각 현업부서 팀장들에게로 이메일을 한통씩 날립니다.
이메일 제목은 "201X년 각 팀별 인원충원 수요조사의 건"
이메일에 딸린 엑셀 형식의 첨부화일에는....
팀명, 필요인원수, 필요 사유, 예상 업무, 요구되는 자격 조건, 전공 분야, 및 "기타 사항"을 적게 됩니다.
다 알겠는데 "기타 사항"이 뭐냐구요? ㅎㅎ
각 팀별로 밸런스를 좀 맞춰야하거나 좀 특별히 고려해야하는 사정들이 있을 수 있거든요.
예를 들어, 우리팀에 최근에 여자 사람들만 계속 들어와서 분위기 너무 상콤하다. 그래서 이번에는 남자 직원을 선호하겠다 라든지
이번에 뽑을 신입의 멘토 역할을 할 대리가 나이가 쫌 어린 29세라서... 그보다는 어린 직원을 선호하겠다 라든지.
자격조건에 토익 800을 내걸었지만, 맡길 업무가 해외 관련 업무라서 가능한 한 외국 거주 경험 3년이상자를 뽑겠다던지.
뭐 이런겁니다. (나중에 대참사가 일어남)
여하튼...
일단 현업 팀장이 인원충원수요조사서를 받으면 보통 밑에 차장, 과장, 필요시 대리급을 데리고 회의실로 가지요.
아님 점심에 부대찌개 먹으러 가서 얘기 하든가.
가서 진지하게 묻죠.
"공채 뽑는댄다. 몇명쯤 쓸까?"
그럼 김과장이 그러겠죠.
"미친척하고 한 3명 적죠. 어차피 인사팀에서 다 짤를거 아닙니까?"
"지난번에 양심껏 한명 썼다가 그거 짤려서 결국 못 뽑지 않았습니까?"
"이번에 저 정말로 한명 필요한거 아시지 않습니까? 우리 프로젝트 지금 4명이서는 정말로 너무 바빠서 토나옵니다. 진짜."
힘든척을 해서는 절대로 안되지만 바쁜척은 반드시 해줘야 하는게 직장인이니까요. ㅎㅎㅎ
그러면 한차장이 한마디 하겠죠.
"야... 김과장... 내쪽도 지금이야 괜찮지만 홍일숙대리가 임신 3개월이거든? 이번에 안 뽑으면 내년에 산휴가면 우리쪽도 좆되거등?"
막 서로 게거품 물고 소세지도 흘리고 라면사리 튀겨가면서 토론을 하다가
결국은 팀장이 결론을 내죠.
"그래 그럼 이번에 3명 쓴다? 하나 짤려서 2명 오케이 되면 한차장하고 김과장하고 한명씩 테이크하고, 인사팀에서 하나 더 짜르면 김과장이 갖고. 오케?"
그 난잡한 결정과정을 옆에서 소세지를 씹으며 묵묵히 듣고 있던 이대리가 인원충원수요조사서를 예쁘게 작성해서 팀장에게 보내주면
팀장이 슬쩍 읽어보고는 트집잡아서 한번 빠꾸멕이고 두번째에서 마지못한척 오케이하고는 본부장님께 가지고 가지요.
본부장님은 보통 정치에 관심이 많으신분으로 이런 짜잘한 일들에는 관심이 없으세요. 그냥 오케이지요.
그럼 팀장은 3명짜리 충원계획이 담긴 인원충원수요조사서를 인사팀으로 송부하지요.
그럼 한 일주일쯤 후에 인사팀에서 다시 이메일이 와요.
"회사 경영진의 의사결정으로 블라블라... 하여간 니네 팀에서 이번에 뽑을 인원은 한명임. 그것도 많이 봐준거임."
정말로 2명이 필요하면 이제부터 진상 부려야죠. 팀장이 인사팀장한테 얘기해봐야 인사팀장의 말은 뻔하죠.
"우리쪽 본부장님이 결정하신 일인데 제가 어쩌겠습니까. 허허허."
그러면 팀장은 보통 자기네 본부장님을 통해서 정치적으로 해결하는 방법밖엔 없으나, 본부장님은 타 본부장님에게 아쉬운 소리하시는걸 보통 즐기시지 않지요.
우여곡절 끝에 많은 정치적 행위의 결과로 결국 우리 부서는 2명 뽑기로 결정.
진짜 문제는 찬바람이 솔솔 불기시작하는 시기예요.
요즘엔 보통 인터넷으로 이력서를 받지요.
인터넷으로 접수된 이력서들에서 결격 사유가 있는 이력서들은 프로그램에서 컷트되고 나머지들은 아무런 편견없이 리뷰가 시작돼요.
이 프로그램에 대해서는 말들이 많습니다만, 각 출신학교별로 가중치를 두는 방식은 일반적이라고 하지요. 확실치는 않아요.
하지만, 나중에 리뷰할 이력서를 보면 소위 말하는 "돈만내면 들어가는 대학" 출신은 없는걸로 보면
출신학교에 따라 잘라내는 기능이 있으리라고 짐작은 가능해요.
어쨌든 "돈만내면 들어가는 대학"수준이 아니라면 일단 차별없이 면접관들의 손에 이력서가 들어가는건 맞아요.
근데, 헬 게이트는 이제부터 시작.
예를 들어 우리 본부에는 6개팀이 있는데 이번에 총 12명을 뽑는다고 치자구요.
근데 지원자 수는 1000명이 넘는 군요. 헤헤헤...
팀당 팀장과 차선임자 한명, 이렇게 두명씩 면접관으로 차출하면 6개팀 X 2명 = 12명의 면접관이 1000개의 이력서...
한명당 80개씩만... ㅋㅋㅋㅋ 봐야죠...ㅋㅋㅋㅋ
근데요.
팀장님들이나, 차과장급 직장인들은 평소에도 일이 많아서 야근까지 해야 간신히 일을 끝낼수가 있거든요.
근데 80개 이력서... 하나에 10분씩만 잡아도 13시간 20분 ㅋㅋㅋㅋ
인사팀에서 1주일 리뷰 시간을 주니까, 월욜부터 금욜까지 매일 2시간40분 ㅋㅋㅋㅋ 점심먹기전까지 오전내내? 매일? ㅋㅋㅋㅋ
못하죠. 못해요.
면접관은 이력서를 다 읽어볼 시간이 없어요. 정말로 시간이 없어요. 그래서 스치듯이 읽어보죠. 30초. 1분. 길어야 2분.
그렇게 리뷰된 결과물로 1000명에서 60명 면접대상자로 간추려져요.
빠듯한 시간을 쪼개서 리뷰해야 하다보니, 면접관마다 이력서를 리뷰하는 스타일이 있는데요.
근데...
아.... 이게 쓰다보니 별 내용도 없는데 엄청 글이 길어지네요?
지루하실까봐 이쯤에서 끊고, 나중에 좀 더 올릴께요.
죄송합니다. 댓글 작성은 회원만 가능합니다.